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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계 투기자본에 전쟁 선포

취재뒷얘기

by betulo 2010. 5. 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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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이 금융쇼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 투기자본에 칼을 빼들었다.

지난 2일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이 1100억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그리스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금융시장 불안이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되고 유로존의 뿌리를 흔들 지경에 달하자 유로존을 포함한 EU 전체가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다.

애초 7일(현지시간) 유로존 정상회의는 그리스 지원안을 최종 승인하는 자리였지만 며칠 사이에 유로화 사수 방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돼 버렸다. 일부 작전세력이 사적 이익을 위해 금융시장을 의도적으로 교란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칫 유럽 경제가 마비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전 세계적으로 조직화한 세력이 유로화에 공격을 퍼붓고 있다. 유로존이 단합해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유로화는 유럽연합(EU)의 핵심적 요소로서 투기세력에 내맡길 수 없다. 우리는 앞선 세대가 이루어 놓은 것(단일통화)을 다른 자들이 망쳐놓도록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헤르만 판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하 상임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시장에서는 근거없는 소문에 기초한 대단히 불합리한 움직임이 있다”며 시장 투기세력을 비판했다.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계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제투기자본을 겨냥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지난 2월말 미국 월가의 대형 헤지펀드 관계자들이 비밀리에 회동해 유로화 폭락과 그리스 파산에 베팅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그런데 이런 보도가 최근 현실화되면서 유럽 정상들은 극도로 경계심을 갖고 있다. 독일과 영국 등은 이미 지난 1992~1993년 조지 소로스 등 헤지펀드한테서 무차별 환투기 공격을 받아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바 있다.

●금융시장 개장 전 긴급 재무장관회의

9일에는 EU 긴급재무장관회의가 열려 구체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주말이 끝나고 금융시장이 다시 문을 여는 10일 이전에 회원국간 의견을 통일하고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융커 총리도 ”우리는 일요일(9일) 밤까지 유로화를 지키고자 확실한 방어막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응방안을 크게 ?회원국 구제기금 조성 등 항구적인 재정안정 메커니즘 구축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규제 강화 ?회원국 재정건전성 감독 강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미국계 국제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독자적인 신용평가사 설립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6일 르몽드 공동기고문을 통해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 방안이 발표되기 직전에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역할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위기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정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긴급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그리스에 단발적으로 적용됐던 구제금융 메커니즘을 대체할,‘항구적’ EU 재정안정 메커니즘 구축과 신용평가회사 등 금융시장 참여자에 대한 규제 강화, 회원국 재정건전성 감독 강화 등을 집중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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