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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3 17:19

민주화사업회 논란 중재 노력 물거품

민주화사업회 논란 중재 노력 물거품
협상부터 결렬까지 과정
사업회 이사회, ‘징계자복직, 혁신위 구성’ 거부
2006/6/28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지난해 12월부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둘러싸고 계속되던 논란은 지난 4월 30일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상근운영위원, 정대화 상지대 교수 등 15인이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들은 “공동조사위원회 구성을 통해 민주화운동세력다운 갈등해결 전범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이에 사업회는 이들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심재봉 화백

5월 8일 오전 7시 모임에서 사업회 측과 조 교수, 정 교수, 오 국장, 하 위원 등 사태 해결을 위해 공동서명한 15인 가운데 조 교수 등 4명과 안병욱ㆍ이석태ㆍ정현백 사업회 이사, 정동익 사업회 감사 등 4명 등 8명으로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조 교수 등은 송무호 전 사업회 본부장 등 이전부터 사업회 문제를 제기하던 인사들을 만나 △ 진상규명 △ 송무호, 양경희, 최상천의 원직 복직 △ 문 이사 사퇴 △ 광범위한 혁신위원회 구성 등 4가지 요구조건을 전달받았다. 최상천 전 사료관장은 사업회에 복귀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5월 20일 사업회측 4인과 정 교수를 뺀 3인은 다시 만나 해결책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진상규명은 감사원 감사청구 등 다른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문 이사 사퇴는 혐의만으로 사퇴시키는 것은 반인권적이라는 이유로 제외했다. 결국 사태 해결을 위한 쟁점을 송무호ㆍ양경희 복직과 혁신위원회 혹은 발전위원회 구성으로 좁혔다. 복직문제도 양경희 팀장은 직위해제 상태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송 전 본부장의 복직문제였다.

6월 18일 함 이사장은 정 교수, 조 교수, 하 위원과 만나면서 ‘직원들의 반발이 있어 쉽지 않다’는 뜻을 전달했다. 같은 날 오 국장, 조 교수, 하 위원은 사업회 간부들과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사업회 간부들은 혁신위원회 구성은 동의하면서도 송 전 본부장 복직에는 난색을 표했다.

사태해결의 물꼬는 6월 21일 사업회 이사회에서 결정적으로 막혔다. 합의안을 이끌어냈던 이사들은 합의안 수용을 강력하게 주장했음에도 합의사항에 대해 이사회 차원에서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직위해제 상태던 양 팀장은 지난 15일 정직3개월이라는 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의 징계사유는 “사업회에 대한 반복적인 명예훼손행위와 명령불복종”이다. 명예훼손이란 지난해 12월 지인들에게 “사업회를 비방하는 메일을 발송”해 12월 26일 직위해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메일을 보냈다는 걸 말한다. 명령불복종이란 명예훼손 행위를 중단하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복종하지 않았다는 사유를 말한다. 양 팀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신청할 계획이다.

조 교수 등은 지난 26일 “사업회는 5월 20일의 8인 모임(정대화 위임)에서 논의했던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로써 사업회 사태를 민주화운동세력답게 ‘갈등해결의 민주적 전환점’으로 만들어보자는 저희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송무호ㆍ양경희 복직과 혁신위원회 혹은 발전위원회 구성은 정말이지 최소한의 요구안이었다”며 “이 정도 중재안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사업회가 경직되고 폐쇄돼 있으며 왜 자기성찰이 없는지, 왜 사태해결 노력을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사업회 이사는 “정직3개월이 끝나면 복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직3개월을 받아들이면 잘못을 인정하는 게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각자 입장이 다를 수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그는 “발전위원회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특히 그는 송 전 본부장에 대해 “그는 계약이 끝나서 나간 사람”이라며 “행정적으로 어렵다고 하고 인사권이 이사회 권한도 아닌데 (그의 복직을) 의결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외부 인사들의 실망어린 반응에 대해 “밖에서 보듯 정말로 그렇게 의사결정이 왜곡되고 함 이사장과 문 상임이사가 독단적으로 운영한다면 내부에서도 문제제기해야 하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며 “최 전 관장과 송 전 본부장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부풀려진 면이 크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갈등조정능력과 의지 부재... 실망 크다"
하승창 시민행동 상근운영위원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상근운영위원.
<시민의신문DB자료사진>  양계탁기자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상근운영위원.

“다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다고 본다. 사안 자체가 시민사회운동의 문제해결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였다. 이제 기대가 깨졌다. 앞으로 사업회가 벌이는 일이 시민사회에서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어느 누가 흔쾌하게 동참하겠는가. 민주화운동기념관 건립을 비롯한 각종 사업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 5월부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논란을 중재하기 위해 힘을 쏟은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상근운영위원은 사업회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합의안은 해법이라기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단초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며 “그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사업회 간부들의 문제해결능력 부재를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가 문제삼는 부분은 문제해결능력과 갈등조정능력이다. 그는 “사업회는 문제제기한 내용이 아니라 ‘왜 바깥에서 얘기했느냐’를 지적하며 징계하고 반응했다”며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제기한 사람들이 100% 잘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곳이라면 문제제기한 내용이 얼마나 적절한지를 따져서 판단하는게 우선이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부터 문제의 본질은 부정부패나 비리문제라기보다는 조직문제였다”며 “단지 문제제기를 과도하게 했다는 이유로 그들을 배제하는 쪽으로 나아갔고 결국 누구도 납득시키지 못하고 의혹만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한마디 더. “더 큰 문제는 사업회가 외부에서 자신들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는 데 있다.” /강국진 기자

2006년 6월 28일 오전 10시 53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56호 2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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