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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경찰 개혁론

"집시법 + 경찰 = 불법집회"

by 자작나무숲 2007. 3. 25.
"집시법 + 경찰 = 불법집회"
[경찰개혁] 권두섭 변호사 인터뷰
2005/9/6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의뢰인을 접견 하러 경찰서 유치장에 간 적이 있습니다. 마침 경찰관들이 어디론가 출동하면서 ‘집회 막으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게 바로 집회시위를 바라보는 경찰의 태도를 한마디로 압축하는 말이지요. 집회가 제대로 되도록 차량통제도 하고 안전사고 예방도 하고 집회가 부당하게 방해받지 않도록 지원해주는 게 경찰이 해야 할 본래 역할입니다. 하지만 한국 경찰은 보호와 지원이 아니라 ‘진압’과 ‘규제’부터 생각합니다.”

강국진기자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는 “집회시위 자유를 가로막는 현행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과 그것을 자의적으로 운용하는 경찰당국이 바로 집회·시위가 있을 때마다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 보고서 ‘집회와 결사의 자유’ 연구책임자로서 2004년 1월 개정된 집시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는 등 시민사회단체에서 ‘집시법 전문가’로 통한다.

관할경찰서장에게 사실상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준 집시법 조항이 문제의 뿌리라고 권 변호사는 지적한다. “집시법은 관할경찰서장에게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대부분이죠. 집시법에 위반하는지 아닌지 서장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서장들은 집시법 규정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적용하죠.”

권 변호사는 “‘막아야겠다’ ‘통제해야겠다’ ‘진압해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는 서장들이 집시법을 보면서 갖다 붙일 수 있는 조항을 찾는 것”이라며 “정 찾기 힘들면 제5조 1항2호를 들이대면 끝”이라고 꼬집었다. 제5조 1항2호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한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권 변호사는 2001년 6월 16일 열렸던 민중대회를 통해 “합법집회가 폭력집회로 변질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들 일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허수아비를 준비해 왔습니다. 정선모 당시 동대문경찰서장은 미신고물품이라며 허수아비를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로 하겠다고 했어요. 요구를 거부하자 병력을 투입해 학생들을 폭행하고 허수아비를 부숴 버렸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이 이에 항의하면서 집회가 격렬해졌지요.”

집회 참가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뒤로 물러서던 동대문경찰서장을 민주노총 간부가 붙잡으면서 동대문경찰서장은 뒤로 넘어졌고 뇌진탕 판정을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날 집회는 폭력시위로 둔갑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습니다. 경찰에서는 앞으로 도심 500미터 이내에는 집회를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집회·시위로 손해를 본 사람은 손해배상청구를 도와주겠다는 방침까지 발표했습니다.”

“당시 상황이 바로 집회 현장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전형적인 예”라는 권 변호사는 “그 허수아비가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가만 있었더라면 아무런 사고 없이 종로 쪽에서 정리집회를 하고 자진 해산했을 것”이라며 “물품신고라는 것은 사전에 정보를 파악해 집회시위 지원해주라고 있는 것인데 미신고물품을 문제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시위 도중 연행돼 기소된 사람들을 보면 십중팔구 집시법·폭처법·특가법·공무집행방해 등이 고구마 줄기처럼 따라온다. 집회·시위니 ‘다중의 위력’이 되고 일몰 시간 이후면 야간에 범죄를 저지른 게 된다. 전투경찰과 충돌이라도 있으면 공무집행방해 치상까지 따라온다. 권 변호사는 “집회·시위하다가 잡히면 그날 다친 모든 경찰이 연행된 사람에게 맞은 것으로 둔갑하는 경우 자주 있다”며 “이런 경우 누명을 벗기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다친 전투경찰은 ‘피의
자에게 맞았다’고 진술해버린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결국 집회·시위 자유를 위축하는 결과 가져온다”고 비판했다.

“소음규제, 학교 군사시설 집회제한, 외교시설·공관장 주변 집회금지 등 집시법은 위헌조항이 80%이상이라고 본다”는 권 변호사는 장기적으로는 집시법 폐지로 가되 일단 기본권을 침해하는 집시법 조항들을 대폭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 변호사는 “갈수록 집시법이 권력에 비판적인 집회·시위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시민사회가 거기에 순치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한다. 합법투쟁을 강조하는 경향이 빠질 수 있는 함정을 경고한 셈이다. 그는 오히려 “불복종운동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집회신고조차 무시해 버리던 1980년대 불복종정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관행처럼 하던 방식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집회 참가하는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더 고민할 필요가 있겠지요. 촛불시위가 대표적인 성공작이잖습니까. 그래야 집회시위가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겠지요.”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9월 5일 오후 15시 8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 “집회시위는 통제대상이 아니다” 강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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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 서울시경 기동단장 직위해제 강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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