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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경찰 개혁론

경찰 보안교육, 극우세력 양성용? (2005.5.19)

by 자작나무숲 2007. 3. 24.


[경찰개혁] 냉전시대 반공반북 일색

2005/5/23


  보안경찰은 구시대적인 시각만 답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냉전적 반공반북만 강조하는 보안경찰교육에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경찰대학 교재인 <경찰보안론>이나 보안경찰 교육 내용은 극우적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충격을 준다. 


  경찰대학에서 교재로 쓰는 ‘경찰보안론’은 매년 개정판을 발간한다. 그러나 <시민의신문>이 입수한 ‘경찰보안론’ 2005년판과 1998년판은 내용이 거의 달라지지 않아 보안부서의 무사안일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베일에 싸인 경찰청 보안국. 이들이 경찰 창설 이래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시민단체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에. 경찰청 보안 관계자들은 <시민의신문>과 인권실천시민연대가 공동주최해 지난 18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남북화해시대 보안경찰의 역할과 방향’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적극적으로 논쟁에 참여했다.


  ‘경찰보안론’은 2000년대 이후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시민운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좌익활동만 편협하게 기술했고 이는 결국 보안경찰로 하여금 1980-90년대 극우 시각으로 2000년대를 해석하게 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인다. 


  ‘경찰보안론’은 “최근 좌익세력들이 북한의 지령에 따라 노골적으로 ‘사회주의세력의 합법화’를 외치며 체제 수호법인 국가보안법 철폐나 안기부, 기무사, 경찰 보안분실 등 대공수사부서 폐지를 요구하면서 국가안보관련 기능을 무력화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늬만 개정판’이다보니 안기부를 국정원으로 고치지 않고 그대로 썼고 1998년판과 같은 구절이 2005년판에도 실린 것이다. 


  ‘경찰보안론’은 북한의 군사도발을 과장하고 시민사회운동에 대해서도 냉전적 시각을 고수한다. 경찰은 “국내 좌익운동권이 북한의 대남 공작지도부와 연계돼 있고 국제 프롤레타리아 조직과 연대도 추진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한다. 


“전대협은 좌익학생운동단체”


  냉전적 시각은 ‘좌익운동의 전개과정’에서는 서슴치 않고 역사왜곡까지 자행한다. ‘경찰보안론’은 해방직후 좌익운동에 대해 “이 시기 좌익세력들은 대다수 국민들의 자주독립국가 건설 여망을 져버리고 소련의 지령에 따라 찬탁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각종 테러, 총파업, 무장폭동 등을 자행했다”며 “제주 4.3폭동”을 예로 들었다. 


  1950년대 평화통일을 주장했던 진보당에 대해서는 “이들의 배후에는 북한의 대남공작이 도사리고 있었음이 1958년 진보당 사건에서 밝혀진 바 있다”고 주장했다. 1987년 설립돼 민주화운동에 크게 이바지한 전대협은 졸지에 “최대의 좌익학생운동단체”가 됐다. 


  좌익운동세력이 확산되는 이유에 대해 ‘경찰보안론’은 △기존 반공교육과 홍보상의 오류 △5.6공화국의 갑작스런 이념서적 해금조치 △6공화국 이후 일관성을 상실한 북방정책 등을 들었다. ‘경찰보안론’은 특히 “7.7선언부터 시작돼 문민정부에 이르기까지 견지된 일련의 수용적인 대북정책은 결과적으로 체제내부의 적인 좌익세력의 발호를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한다. 


편협한 극우시각만 가르쳐


  경찰청 산하 보안수사연수소는 보안경찰 양성을 위한 간부급 과정으로 2주간 ‘보안수사 지휘과정’을 운영한다. 2004년 기준으로 경위 이상 경정 이하 보안경찰관 60명이 교육을 받았다. 총 60시간 교육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내용은 ‘좌익운동권 활동실태 및 수사’(8시간)였다. 이밖에도 ‘한국좌익운동사’(3시간), ‘북한의 대남공작 전술’(6시간), ‘간첩침투전술 및 대공상황 분석 판단’(5시간) 등 반공반북 일색이었다. 


  보안수사연수소는 경위 이하의 보안경찰관들을 위해서는 6주 동안의 합숙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2004년의 경우 모두 80명이 2차에 걸쳐 교육을 받았다. 총 1백86시간에 걸친 교육도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보안수사연수소는 이밖에도 경위 이하 보안분야 경찰관들이 참여하는 2주 과정의 ‘보안실무과정’을 운영한다. 2004년 한해 동안 보안실무과정은 4차례에 걸쳐 320명의 보안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결국 “보안경찰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이른바 좌익운동권의 활동실태와 수사”인 셈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맹목적인 반북 적대의식을 고취하고 시민사회운동이나 학생운동에 대한 그릇된 적대적 인식을 갖게 된 보안경찰은 적대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적대적 활동을 서슴지 않게 된다”고 꼬집었다. 장경욱 변호사(민변 사무차장)도 “보안경찰의 극우적 시각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한나라당에서도 소수인 모 의원들의 시각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2005년 5월 19일 오후 22시 29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598호 8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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