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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이북5도위원회…또 하나의 "시대착오"

by 자작나무숲 2007. 3. 20.



이북5도위원회…또 하나의 "시대착오"

행정력 낭비·특혜시비 등 "무용론" 대두

2005/1/14

 

  한국에는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황해도 도지사가 있다.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신임 도지사에게 임명장을 준다. 물론 일반인이 ‘도지사가 해야 하는 업무’라고 생각하는 일은 아무것도 못한다. 그런데도 이북5도 도지사는 차관급에 준하는 대우을 받고 운전기사와 비서 2명을 거느린다.


  49년 이후 한국정부는 “잃어버린 북한 땅(失地)을 수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북5도 도지사를 임명하고 있다. 6.15남북공동선언에서 평화통일을 언급한 김대중 대통령도, 평화번영정책을 강조하는 노무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한편에선 남북합작사업으로 개성공단에서 제품을 생산하지만 한국에선 명예직 개성시장이 엄연히 존재한다. 해방 당시 행정구역에 맞춰 시장 13명, 군수 84명, 읍장 45명, 면장 757명도 존재한다.

 

출범 자체부터가 모순


  이북5도위원회를 해체하라는 요구가 시민사회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북한을 ‘대한민국 영토를 강점하고 있는 반국가단체’가 아닌 통일의 동반자로 여기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재하는 북쪽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나라를 불법적으로 이북5도를 점령한 ‘반국가단체’로 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장희 외대 법대 학장도 “이북 5도청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북5도를 ‘미수복’ 지역으로 규정하고 대통령이 도지사를 직접 임명하는 것은 민족화해정책에 전면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 이북5도청의 존재에 대해 “임시정부 비슷한 이런 기관을 뒀다는 것은 북쪽을 불법단체로 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장희 교수는 ‘이북5도에관한특별조치법’ 개정안 논란에 대해서도 “개정이 아니라 폐기가 정답”이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업무가 없을 수밖에 없는 차관급 도지사 5명이 있다는 것도 “행정력 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북5도위원회를 구성하는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황해도 도지사들은 별정직 공무원으로 차관급이다. 실명을 밝히지 말라고 요구한 한 핵심 관계자는 “운전기사 1명, 비서 2명 외에도 판공비 등을 포함해 도지사들이 받는 급여는 1년에 1억여원에 이른다”고 귀띔한다. 도지사들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이북5도위원회 전체예산 53억여원의 10% 가까이 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특혜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차관급 대접을 받지만 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특혜라는 지적을 받을 만 하다”고 인정했다. 그는 특히 “도지사 중 한 명은 김대중․노무현 대선캠프에서 열심히 활동한 사람도 있다”며 “논공행상 차원에서 도지사 된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도지사들 일정도 주간 일정은 아예 없고 당일치기로 그 날 그 날 결정하는 실정이다.

 

  이북5도위원회는 지금까지 국정감사를 받은 적이 한번도 없다. 최병도 공보계장은 “국정감사 대상은 맞지만 국회의원들이 한번도 국정감사 대상으로 선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존재 자체가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고 통일부와 업무가 연관되다보니 통일부만 주목받고 이북5도위원회는 언론과 국민들이 관심을 안 갖는다”고 설명했다.

 

  최 계장이 인정한대로 이북5도위원회가 주로 하는 일은 통일부와 많은 부분 겹치는 게 사실이다. 김귀옥 한성대 교수가 “북한이탈주민지원과 이산가족업무 등은 통일부, 이북문화재 계승․보존은 문화관광부, 월남민 지원과 화합도모는 민간단체인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로 넘기면 된다”며 “이북5도청 소속 공무원들은 어차피 순환근무이기 때문에 해체해도 문제될 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북5도위원회 핵심사업은 △해외 이북도민 초청 △북한이탈주민지원 △이북도민체육대회 개최 등이다.

 

“없는 것 보다는 낫지 않느냐”

 

  이북5도위원회 관계자들은 존립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들은 이북5도위원회 존립근거로 △미수복지구에 대한 통일 대비 △남한내 월남민 화합․정착․지원 등을 제시했다. 최병도 이북5도위원회 공보계장은 “헌법 제3조 영토조항에 근거할 때 북한은 미수복지구이기 때문에 이북5도 도지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라며 “대신 영토가 없다보니 통치권이 못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계장은 “통일 이후 이북5도위원회가 북한 행정을 담당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맞다”고 답했다. 그는 “이미 북한 행정구역도 많이 바뀐 상황에서 상징적인 조치일 뿐”이라며 “객관적으로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인정했다. 이 점은 이경남 한국발전연구원 원장도 인정한다. 그는 “남북정상회담도 했고 평화통일이 대세인 마당에 이북5도위원회가 존립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질문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통일을 염두에 둔다면 그 말이 맞다”고 말했다.

 

  ‘미수복지구에 대한 통일 대비’라는 존립근거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북5도위원회 관계자들이 내세우는 것이 바로 ‘남한내 월남민 화합․정착․지원’이라는 부분이다. “이북5도위원회는 실향민을 위무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최 공보계장은 “6.15공동선언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실향민의 존재를 무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경남씨는 “도지사가 있어서 나쁠 건 뭐 있느냐”며 “이북도민들의 생활 편의도 봐주고 하면 좋은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이북5도 도지사들과 명예직 시장․군수 등이 북한에 있을 당시 실향민의 학력과 경력을 보증해준다”며 “이북5도위원회가 없으면 실향민의 학력과 경력은 누가 인정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북5도위원회란?


 이북5도위원회는 “이북5도에 대한 국토관념을 명확히 하고 언제가는 기필코 달성하고야 말 실지회복에 대한 통일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직후인 1949년 2월 15일 이북5도지사를 임명하면서 처음 생겨났으며 1962년에는 이북5도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공포했으며 1964년 특조법을 개정했다.

 

이북5도위원회는 이북5도 도지사들로 이루어지며 이를 위한 사무처가 이북5도청이다. 이북5도위원회는 행정자치부 산하 기관이며 도지사는 별정직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 지금 5도청사(통일회관)는 1993년 완공됐다.

 

이북5도위원들은 장암 평안남도 도지사(5도위원장), 고순호 황해도지사, 차인태 평안북도 도지사, 김기형 함경남도 도지사, 오무영 함경북도 도지사 등이다. 이북5도위원장은 윤번제로 도지사 가운데 1명이 맡는다.


2005년 1월 14일 오전 7시 1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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