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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무소불위’ 이북5도청 입주단체들 (2005.1.14)

by 자작나무숲 2007. 3. 20.


임대료 11년간 17억 체불 "우리가 왜 내나"

2005/1/14


이북5도청사(통일회관)에 입주한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등 10개 민간단체가 94년 이후 11년 동안 임대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이북5도위원회와 임대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았다. 그동안 누적된 미납 임대료는 17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정부는 이 사실을 알고도 94년 이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특혜 시비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북5도위원회는 미납 임대료가 얼마나 되는지 액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가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계산해보면 17억원 가량 된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물론 이것도 비공식적인 통계수치일 뿐이다. 이북5도위원회는 미납 임대료를 받아낼 의지가 없고 입주 단체들은 임대료를 납부할 의사가 없다. 결국 담당공무원은 임대료를 납부하라고 ‘재촉’하고 입주단체들은 모른 척 하는 과정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북5도위, 계약서도 없고 미납액 파악도 못해


통일회관에 입주한 단체는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 소속 7개 도민회(경기, 강원, 황해, 평안남북, 함경남북)와 산하단체인 동화연구소, 6.18자유상이자회, 한국유격군전우회총연합회,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북한이탈주민후원회, 새마을이북5도지부 등 13개이다. 이 가운데 임대료를 내는 단체는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뿐이다. 새마을운동이북5도지부는 새마을운동조직육성법을 근거로, 북한이탈주민후원회는 국유재산법상 공공단체 등록을 이유로 임대료 면제대상이다.


통일회관에 입주한 민간단체들은 임대료를 내야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인규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통일회관은 처음 지을 때부터 이북5도위원회와 도민회가 같이 쓰기로 하고 지은 것”이라며 “오히려 이북5도위원회가 임대료를 우리에게 내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사무총장은 “임대료를 빼고 전기세, 수도세, 난방비 등은 모두 내고 있다”며 “전에는 전기수리비도 안냈지만 3년쯤 전부터는 전기수리비는 내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회관에 입주한 민간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임대료를 내는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는 “왜 우리만 임대료를 내느냐”며 “이북5도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김영관 이산가족재회추진위 사무총장은 담당 공무원인 선우영선 이북5도위원회 영선계장을 사무실로 불러 기자가 보는 앞에서 임대료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그는 “이 건물에서 이북5도위원회와 계약서를 쓰고 입주한 단체가 어디가 있느냐”고 따진 뒤 “계약서도 일방적으로 국유재산관리자 입장만 강조하고 소비자 의견은 없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김 사무총장은 “우리만 임대료를 내는 건 불평등하다”며 “먼저 들어온 단체들은 기득권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산가족재회추진위, “왜 우리만 내느냐”


이에 대해 선우 계장은 “2001년 입주할 당시 자리가 없는데도 이산가족재회추진위가 억지로 들어온 것”이라며 “그래서 담당 공무원이 임대료를 확실하게 내는 것을 조건으로 받아줬다”고 말했다. 이산가족재회추진위는 지난해 760만원 가량을 임대료로 냈고 올해는 800만원 정도를 납부할 예정이다.


임대료를 내지 않는 10개 단체는 이북5도위원회와 맺은 임대계약서 자체가 없다. 한 관계자는 “처음 입주할 때부터 임대료를 내지 않았으니 임대계약서도 없는 것”이라며 “사정이 복잡하다”는 말을 연신 되풀이했다.


더구나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는 매년 5억원이 넘는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다. 이북5도위원회 예산현황에 따르면 ‘이북도민연합회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지난해 5억4천만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5억7천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이북5도위원회 전체 예산 가운데 10%에 이르는 액수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선우 계장은 “국유재산법에 근거해 임대료를 내는게 당연하다”면서도 “이북5도위원들이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미납 임대료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북5도에관한특별조치법 개정안 제8조를 넣은 것도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도였는데 개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 제8조는 “이북5도민 관련단체에 대해 이북5도위원회 관리 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2005년 1월 14일 오전 7시 4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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