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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세종신청사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동상이몽

by 자작나무숲 2021. 3. 10.

 정부세종청사를 전체적으로 보면 남쪽이 열려있는 반원형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앙에 위치한 넓은 공간은 지금 신청사 건립공사가 한창이다. 신청사는 위치로 보나 구조로 보나 세종청사 한 가운데 우뚝 서서 세종청사를 아우르는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다. 신청사에는 어느 부처가 입주하게 될까 벌서부터 일선 공무원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8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신청사는 지하 3층 지상 15층으로 구성되며 2400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공사를 시작했고 내년 8월 준공 예정이다. 총사업비 3297억원보다도 세종청사 주변 공무원들의 관심을 끄는 건 신청사가 기존 세종청사를 반면교사로 한다는 점이다. 지하주차장을 비롯한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지금도 비판을 받는걸 감안해 신청사는 4만 9000㎡에 이르는 지하주차장과 1만 6600㎡ 가량 되는 각종 편의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신청사 입주에 가장 기대를 거는 건 단연 중소벤처기업부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소기업청에서 장관급 부처로 바뀐 중기부는 최근 정부방침에 따라 세종 이전이 확정됐다. 객관적인 조건상 신청사 입주 1순위일 수밖에 없다. 한 중기부 관계자는 “세종청사로 옮겨가면 다른 정부부처와 함께 모여서 정책을 논의하고 숙성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에서 보듯 중기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신청사 입주는 “이제는 우리도 장관급 부처”라는 걸 인정받는 의미가 없을 수 없다. 

 


 얼핏 신청사와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중기부 못지않게 신청사에 가장 눈독을 들이는 게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다. 기재부 간부 A씨는 사견을 전제로 “신청가 완공되면 국무총리 비서실과 국무조정실이 들어가는게 맞지 않겠느냐”면서 “결국 총리실과 인사·조직·예산 기능이 신청사에 있는게 가장 모양새가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행안부(조직)와 인사혁신처(인사)는 현재 민간건물에 입주해 있기 때문에 신청사 입주 가능성이 높다는 걸 고려하면 결국 속내는 기재부가 신청사로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기재부 B사무관은 “기재부 젊은 공무원들끼린 ‘새 집 가고 싶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면서 “아무래도 지금 기재부가 있는 세종청사 4동에 불만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기재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세종청사 4동이 공간은 협소하고 편의시설도 없는데다 정류장에서 한참 떨어져 외지다는 불만이 오래전부터 강했다. 


 기재부 전직 공무원 C씨는 “정부세종청사 1차 이전 대상 정부부처들이 회의를 할때 기재부에선 설마 세종 가겠느냐는 생각이 강했다. 별 생각없이 총리실이 1동이니까 가까우면서 기재부 규모를 수용할 수 있는 4동으로 덜컥 골라 버렸다. 편의시설 배분할때도 전혀 신경을 안썼다”고 증언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는 2012년에 세종청사 이전할 때가 되어서야 부랴부랴 5동에 입주하는 국토교통부와 바꿀 수 없냐고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귀띔했다. 


 기재부 공무원들이 ‘김칫국’을 마시는 와중에 행안부 현장 공무원들은 “그냥 지금이 좋다”는 정반대 분위기다. 행안부 D서기관은 “민간건물에 입주해 있다보니 공간도 넓고 공공건물에 적용하는 엄격한 냉난방 규정을 적용받지도 않는다”면서 “무엇보다 같은 건물에 다양한 식당과 커피숍 쇼핑몰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있는게 좋다”고 털어놨다. 이런 분위기는 인사처도 다르지 않다. 인사처 E사무관은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 얘기할때마다 빼놓지 않고 ‘우리는 1층에 스타벅스 매장 있다’고 자랑한다”면서 “솔직히 이사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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