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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8 12:56

“美 대선 결과 일희일비할 필요없다” (2004.11.1)

“美 대선 결과 일희일비할 필요없다”
김민웅 목사 "지난 대선보다 더 큰 후유증 생길 수도"
<시민의신문> 월례강연서 주장
2004/11/1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미국 대선에서 부시가 재선하더라도 미국 외교정책의 모순과 저항은 안팎에서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은 여러 동력을 통해 제국 해체과정을 본격적으로 밟게 될 것이다. 지난 4년간 미국이 유지했던 외교정책이 내부에서 상당한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웅 미국 뉴저지 길벗교회 목사는 미국 대선과 관련 “케리가 된다고 기뻐하고 부시가 된다고 슬퍼할 일만은 아니다”며 “우리의 태도와 자세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목사는 시종일관 △한국의 주체적 역량 결집 △냉철한 국제정세 분석 △해외에 한국민중의 입장 적극홍보 등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응방식은 달라지겠지만 그럼에도 한국 민중의 역량을 하나로 해서 뚫고 나가야한다”고 강조한다.

 



 

김 목사는 지난 1일 <시민의신문> 월례강연 강사로 나와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오랜 미국생활과 진보운동 경험을 살려 미국 대선과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을 분석했다.

 

김 목사는 “부시 행정부가 지난 3년간 유지했던 방식이 안에서부터 상당한 도전을 받고 있다”며 “부시가 승리한다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점점 강해지는 비판에, 국외에서는 유럽의 단결과 중국의 부상, 이라크의 저항에 직면해 있는 이상 예전 같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 결과만 보지 말고 주체적 역량을 키우자

 

그는 “부시가 승리할 경우 한반도 평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케리가 승리하면 분명히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협상의 여지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문제는 “케리가 되면 전쟁위협에 거리는 둘 수 있지만 자본 공세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는 데 있다. “케리가 되면 평화 보장 대신 경제종속화는 더 심해질 것이다. 그나마 전쟁 위협은 더니까 숨은 돌릴 수 있는 정도이다.”

 

“반신자유주의운동, 반전운동, 통일운동 등 세 가지 운동이 중첩돼서 나타나는 한반도는 미국 세계전략의 주요 축을 구성하고 있는 곳”이라고 지적한 김 목사는 “새로운 것을 건설하려면 뭔가를 무너트려야 하며 그것을 위해 우리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지난 4년간 부시가 집권하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못했는지를 냉철하게 되짚어야 한다”며 “이와 함께 한국 민중의 목소리를 외국에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9.11 충격 극복해가는 미국

 

김 목사는 “이번 대선은 일차적으로 ‘더 안전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 미국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부시를 선택할 것이고 이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면 케리를 지지할 것”이라는 것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케리가 이 정도로 선전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김 목사는 “케리가 잘 했다기보다는 미국 내에서 전쟁과 관련한 입장이 상당히 정리되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9.11 이후 미국 대중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안보 공포감을 느꼈으며 이를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이제 미국 대중들은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9.11 직후 부시의 지지율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 대선 판세가 박빙이라는 것 자체가 부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는 참전군인들을 지지한다(We support our troops)’고 외치며 부시 지지층을 이뤘던 참전군인 가족들이 부시정권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사실을 들었다.

 

그는 “9.11 직후에는 집집마다 성조기를 걸지 않으면 사회에서 매장당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며 “그런 공포감을 느끼면서 매카시즘 시기 미국의 양심적 지식인들의 용기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대선은 세계지배전략 둘러싼 지배계급 내 격돌”

 

현재 미국 사회를 “명실상부한 파시즘체제”로 규정한 김 목사는 “이번 미국 대선의 함의는 내부모순 심화와 외부 저항에 대한 지배계급 내 합의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90년대 이후 미국 지배계급의 흐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냉전 이후 세계자본주의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둘러싼 내부 논쟁이 심각했다. 냉전시대에는 독점자본과 군수자본의 동맹체제로 패권을 유지했지만 냉전 이후에는 엄청난 비용문제가 드러나게 됐다. 더 이상 ‘어깨(군사력)’는 필요 없다는 생각이 나타났다. 자본가들은 ‘어깨’ 없이 직접 빨대를 세계 곳곳에 꽂아 단물을 빨아먹으려고 했다. 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그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자본이 직접 나서 세계를 관리하는 체제이다."

 

그는 “90년대 이후 내부 모순이 심화되고 외부 방어에 한계가 나타나면서 미국 지배계급도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90년대 후반 미국 증시가 요동치고 동남아시아와 한국에선 환율위기가 일어났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급격한 민중저항도 일어났다. 유럽이 결속하기 시작했고 중국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그는 “미국 지배계급은 제국의 위기를 방어하기 위한 체제를 만들었으며 그것이 바로 부시와 네오콘의 등장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네오콘 이후 독점자본과 군사력이 결합해 2-3년 동안 잘 굴러가는 듯 했지만 이라크에서 발목을 잡혔다”고 진단했다.

 

한계 이른 미국 민주주의

 

“문제는 미국 선거제도이다. 선거인단 제도는 승자독식주의이고 이는 민의를 왜곡할 수 있다.” 김 목사는 “선거제도가 대선 결과를 안개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 대선처럼 더 많은 표를 얻고도 패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김 목사는 유권자 등록 문제 등 다양한 선거부정을 대선의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플로리다에선 이런 저런 이유로 유권자등록을 막고 있다. 미국 각지에서 소수인종이 투표 참여를 방해받고 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선거부정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민주-공화 양당 모두 엄청난 수의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이번 대선은 지난 대선보다 더 엄청난 후폭풍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그럼에도 “무차별 소송전이 벌어지면 미국인들 사이에서 많은 성찰이 일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밝혔다. 그는 “미국은 지금 긴 제국주의 역사의 끝자락에 와 있다”며 “극복하기 쉽지 않은 위기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성찰이 없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무차별 소송전은 미국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것은 바로 ‘우리가 미국을 지켜야 한다’에서 ‘우리가 지키려는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라는 질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끝으로 “미국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의는 결국 21세기 미국의 진로, 나아가 21세기 세계의 진로와 관련한 문제”라며 “미국의 운명은 미국만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 많은 사람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사진=이정민 기자 jmlee@ngotimes.net

2004년 11월 1일 오전 7시 59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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