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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를 중단하라”

by 자작나무숲 2007. 3. 14.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를 중단하라”
인권연대 11번째 ‘이스라엘 학살 중단 촉구 화요집회’
국제사법재판소 판결 불구 분리장벽 강행 이스라엘 규탄
2004/7/15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저녁에 나블루스로 가기 위해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 친구들과 함께 기다린 적이 있다. 이라엘 군인들이 어둠 속에서 후레쉬를 비추자 팔레스타인 친구들이 ‘당신이 외국인이라 미리 통과시켜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줄 알고 검문소로 걸어가는데 10미터쯤 가자 총알이 날아왔다. 다행이 조준사격은 아니었지만 죽는 줄로만 알았다.

 

항의를 했더니 이스라엘 군인이 ‘그건 실수다’라고만 하더라. 너무 무서워서 숙소로 돌아가려고 택시를 타고 다른 검문소로 갔다. 검문소에선 한 이스라엘 군인이 팔레스타인 기사에게 창문을 내리라고 하고는 갑자기 기사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왜 때리느냐고 했더니 ‘그냥 때린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나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택시기사의 운전면허증을 빼앗아 가져가 버렸다.”


지난 2002년 팔레스타인에서 1년간 연구원 생활을 했던 홍미정 중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나는 당시 너무나 놀랐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겐 그건 너무나 흔한 일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홍미정 한국외국어대 중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가 자신이 팔레스타인에서 겪은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 9일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건설 중인 분리장벽이 국제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하고 “장벽 건설 중단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유엔에 주문했다. 국제사법재판소가 말하는 국제법은 바로 ‘점령국 주민 이주 금지와 집단 체벌 금지’를 규정한 4차 제네바협정이다.

 

지난 13일 동아일보사 옆 갑을빌딩 주한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선 팔레스타인 평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자결권 보장 △이스라엘의 야만적 학살과 점령 중단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평화와 인권 보장 등을 이스라엘에 촉구하기 위해 인권실천시민연대가 여는 집회다.

 

미니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는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지난 67년 이스라엘이 중동전쟁을 통해  차지한  지역”이라며 “이스라엘은 유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점령지를 영토라고 주장하며 외곽 6백85㎞에 장벽을 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리장벽은 현재 4분의 1이 완성된 상태이다. 미니는 분리장벽이라는 이름에 대해 “이스라엘 일부에선 보안장벽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인종차별장벽’으로, 우리는 고립장벽으로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는 “이스라엘이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다 죽이고 있다”며 “유엔은 즉각 이스라엘에 경제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요집회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학살중단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다. 

 

홍 교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는 고통은 우리 상상을 초월한다”며 “문제의 핵심은 이스라엘 정착촌”이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40만명이 넘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정착촌으로 이주시키고 있다. 이들 정착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군대를 주둔시킨다. 정착촌이 이스라엘 군대 주둔을 합리화하는 구실이 되는 것이다. 또 정착촌과 이스라엘을 연결하는 관통도로를 세우는데 이 도로는 팔레스타인 지역을 고립시킨다.

 

홍 교수는 특히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는 곳은 거의 이스라엘과 정착촌을 연결하는 길목이거나 버스정류장”이라고 소개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가장 고통을 주는 것은 검문소이다. 홍 교수는 “2002년 당시 1백72개가 있었는데 지금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한 블록을 지날 때마다 검문소에서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고 통과 허가를 못 받으면 이동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지난 12일 마흐리 압둘 하디 팔레스타인 국제문제연구소장이 한국인들에게 꼭 전해달라고 한 편지”를 소개했다. 편지는 현재 이스라엘 감옥에는 7천5백명의 팔레스타인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발표한 가자지구 철수안은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가자지구로 몰아넣기 위한 사기극이라는 점, 이스라엘은 국제사법재판소가 지난 9일 ‘동예루살렘은 서안지구의 일부’라고 판결했음에도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를 분리시키기 위해 예루살렘 주변을 이스라엘 정착촌으로 포위하고 통행을 금지시키고 있다는 점을 한국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간판도 없고 깃발도 없는 대사관은 세상에서 이스라엘밖에

               없을 것”이라며 “도둑이 제발 저리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지난 5월 4일부터 화요일마다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가한 오광진 서울흥사단 차장은 “일제 강점기 우리 선배들이 당했던 고통이 생각난다”며 “우리 문제만 생각지 말고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자”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인권연대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9월 29일부터 2004년 3월 1일까지 이스라엘군이 죽인 팔레스타인 사람은 모두 2천9백59명이다. 이 숫자는 △여성 1백86명(6.5%) △15세 이하 3백55명(12.4%) △50세 이상 1백 73명(6.1%)을 포함한다. 실탄으로 죽은 사람은 모두 1천7백28명(60.45%), 폭격으로 죽은 사람은 6백명(21%)에 이른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사진제공=인권실천시민연대(www.hrights.or.kr)

2004년 7월 15일 오후 13시 8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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