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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한반도-동아시아

[인터뷰] 오두희 5·29평택평화축제 집행위원장 (2004.5.13)

by betulo 2007.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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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저와 악기만 들고 평택으로 놀러 오세요”
[인터뷰] 오두희 5·29평택평화축제 집행위원장
2004/5/13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용산미군기지이전 대상지인 경기도 평택시에서 대규모 평화 한마당이 열린다. 평화바람,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 평화인권연대, 아시아의 친구들 등은 “총을 내려라”라는 주제로 아시아 민중과 함께하는 ‘529반전평화문화축제’를 5월 29일부터 무박2일로 개최한다.

 

평화축제 집행위원장은 맡고 있는 오두희씨는 “글, 그림, 노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평택과 평화를 이야기할 것”이라며 “평화축제 참가자들 모두가 평택에서 ‘평화’와 ‘현장’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오 위원장은 “평택평화축제는 집회가 아니다”며 “굳이 얘기하자면 ‘문화 저항운동’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화축제는 29일 정오부터 다음날 낮 1시까지 25시간 동안 열린다. “소설 ‘25시’도 있잖아요. 소설에서 25시는 암울한 현실을 뜻했지만 우리가 밤새 즐기는 25시간은 평화와 흥겨움이 넘치는 한판 잔치가 될 겁니다.”

 

평화축제를 처음 제안한 것은 평화바람이었다. 지난해 11월 14일 결성돼 전국순례에 나선 평화바람이 지난해 12월 말 평화유랑을 마무리한 곳이 바로 평택시 팽성읍이었다. 평화바람은 이곳에서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와 협의해 5월29-30일 평택평화축제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평화바람은 지난 2월 14일부터 전국순례를 다시 시작하면서 5.29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평화축제는 크게 △주민참여 마구달리기 △주민한마당 △반전평화콘서트 △밤샘공연 △평화행진 등 5꼭지로 이뤄진다. 강산에, 안치환과 자유, 윤도현밴드, 꽃다지, 정태춘과 박은옥 등 대표적인 가수․노래패가 출연한다. 평화콘서트 빼고는 모두 간이무대에서 벌이는 소규모행사들이다. 특히 버마 민주화운동이라든가 인도 아동노동 등 평화현안들을 알리는 사진전도 기획하고 있다. 부시낙선네트워크와 팔레스타인해방연대도 평화축제의 취지에 동감해 동참하기로 했다.

 

눈에 띄는 점은 부안이나 천성산 등에서 활동하는 풀뿌리단체들이 조직적으로 결합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평화유랑하면서 지역 시민사회단체 뿐 아니라 풀뿌리공동체를 많이 만났어요. 이들은 주로 개발과 폭력에 반대하는 단체들이지요. 그래서 미군기지이전으로 피해를 보는 평택 주민들의 아픔에 더 동감하는 거 같아요.” 오 위원장은 “덕분에 평화축제는 그동안 서로 만나기 힘들었던 풀뿌리 생태운동단체, 공부방, 대안학교 등이 함께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며 흐뭇해 했다.

 

열흘 남짓 남은 평택평화축제. 한쪽에선 시간은 촉박한데 준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걱정이 조금씩 터져나온다. 오 위원장은 “조직위를 네트워크 체계로 만들었어요. 동참하는 단체들이 품앗이로 행사를 준비하고 사무실도 따로 없다”며 어려운 점이 많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직위는 판을 만들어주는데 주력하고 있어요. 화장실, 무대, 음향, 노약자숙소 등이죠. 어차피 밤샘행사니까 참가자 숙소가 따로 필요한 것도 아니죠. 평화축제 참가자들은 고생할 각오하고 오기 바랍니다. 참가자들은 수저와 악기를 반드시 가져와야 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오 위원장은 원래 전북평화인권연대에서 활동하는 지역운동가이다. 그런 그가 요즘 몇 달째 평화축제를 준비하느라 서울과 평택을 오가고 있다. 그는 왜 이렇게 평택에 몰두하는걸까.

 

“지난해 12월 평택을 처음 찾았는데 팽성읍 대추리 주민들이 황새울이라는 곳에서 한겨울에 농성을 벌이더라구요. 매향리에 갔을 때처럼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곳 주민들은 미군한테 땅을 빼앗길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이었거든요. 현장을 보지 못하면 평화를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들과 함께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거기서 평화축제를 열기로 평화유랑단원들끼리 결의한거죠.”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5월 13일 오전 7시 2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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