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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기록관리.정보공개

부실한 정보공개업무처리 국회의원까지 낚여 (07.06.29)

by 자작나무숲 2007. 7. 2.
건설교통부가 정보공개 관련 업무를 미숙하게 처리해 기자들은 물론 국회의원까지 ‘낚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경부운하 보고서가 정치권이 한창 시끄럽던 지난 19일 정보공개청구포털사이트 ‘열린정부’를 접속해 ‘경부운하’를 검색했더니 건교부가 사전 정보공개한 ‘경부운하 건설과 관련해 실시한 예비조사 결과 보고서’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건교부는 “1998년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지역간 용수수급 불균형 해소방안 조사연구’를 시행한 바 있으며, 현재 해당 보고서에 대하여는 보관용 보고서만 보관중”이라며 비공개 답변을 26일 보내왔다. 


●미숙한 처리로 오해 자초


확인결과 건교부 ‘예비조사결과보고서’는 모 일간지 기자가 2월7일 ‘경부운하 건설과 관련해 실시한 예비조사 결과 보고서’를 정보공개청구한 것에 대해 건교부 수자원정책팀이 2월16일 ‘정보부존재’를 이유로 비공개 답변한다는 “내부결제보고서”였다. 건교부 관계자는 “애초에 공개가 아니라 비공개로 처리해야 하는 문서였는데 4월19일 정보목록에 올리면서 ‘공개’로 올렸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부실하고 자의적인 정보공개업무처리는 경부운하 보고서가 정치권의 뜨거운 관심꺼리가 되면서 국회의원까지 ‘낚이는’ 상황으로 번졌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실이 열린정부에서 ‘예비조사보고서’를 확인하고 6월5일 건교부에 자료를 요청했던 것. 건교부는 오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황당할 따름”이라며 씁쓸해 했다.


●서울시도 황당하긴 마찬가지


황당하기는 서울시도 마찬가지다. 19일 열린정부를 검색했을 때 서울시가 만든 ‘내륙운하계획 관련 민원회신’ 문서를 찾을 수 있었고 정보공개청구 답변은 26일 도착했다. 서울시는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의거 공개대상이 아니다.”며 역시 비공개 결정했다.


서울시도 정보목록에 비공개로 해야 할 문서를 담당자 잘못으로 공개로 올린 경우다. 서울시는 4월17일 접수한 ‘내륙운하계획 관련 민원’에 대해 4월20일 ‘민원 회신’을 민원인에게 보냈다. 문서가 민원인의 신상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비공개로 처리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상 착오”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자의적 정보공개업무 막아야”


건교부와 서울시 사례는 정부기관이 정보공개업무를 얼마나 자의적으로 판단하는가를 보여준다. 정부기관은 정보공개법 8조에 따라 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국민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보목록을 작성해 비치하고 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공개해야 한다. 다만 비공개로 해야 할 정보가 포함된 경우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정보목록에 공개, 부분공개, 비공개를 설정하며 국민들이 공개 여부를 알 수 있도록 한다.


전진한 한국국가기록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기관이 공개․비공개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등 정보공개관리 수준이 형편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는 “공개로 설정한 것을 비공개로 한다는 것은 스스로 기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증거에 다름 아니다.”면서 “결국 정부의 신뢰만 떨어뜨리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엄격한 정보공개 관리를 위한 제도개선과 강제조항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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