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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업회 이름에서 ‘민주화’빼라”

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by betulo 2007. 3.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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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업회 이름에서 ‘민주화’빼라”
6일 토론회서 재야원로들 민주화기념사업회 성토
2006/4/7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내부 민주주의와 여러 의혹들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민주화운동원로들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를 요구하며 사업회를 성토하고 나섰다. 

지난 4월 6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갈등해소와 사태해결을 위한 토론회'는 70여명의 민주화운동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강국진기자 
지난 4월 6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갈등해소와 사태해결을 위한 토론회'는 70여명의 민주화운동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난 6일 민주화정신계승국민연대(이하 계승연대)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갈등해소와 사태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지난 2월 24일 부산에서 열린 토론회에 이어 열린 이날 토론회는 시종일관 ‘비민주적인 사업회 성토대회’ 분위기였으며 각계인사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 시간 넘게 진행됐다. 하지만 사업회가 공식적으로 불참하는 바람에 대안모색을 위한 토론을 제대로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삼계탕사업, 8.15전시회, 조각상 구입 등 그동안 사업회를 둘러싸고 벌어진 의혹에 대해 새로운 문제제기가 터져나왔다. 비정규직 노동권을 이유로 지난달 20일부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연정씨가 관심과 연대를 호소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날 토론회에 맞춰 민주연구단체협의모임 소속 연구소들은 ‘사업회 민주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권영국 변호사는 “한일우정의잔치 일명 삼계탕사업에 대해 사업회가 내놓은 해명자료들이 서로 모순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6일 YTN을 상대로 내놓은 해명자료와 3월 13일 내놓은 자료를 비교한 뒤 “지난해 12월에는 ‘한일우정의잔치 한일민간단체 교류사업에 대한 공식적인 참여를 결정했다’고 했지만 3월에는 ‘사업참여는 실무추진 조직인 조직위에 임직원이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것과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실무적 차원에서 지원하는데 동의’라고 돼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9월 21일 열린 똑같은 이사회를 두고 ‘공식참여’라고 했다가 ‘개인참여’로 말이 180° 바뀐 것이다.

권 변호사는 또 “조직위원회가 바로 삼계탕을 판매하던 업주였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자기거래형태”라며 “애초부터 굉장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방식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의혹을 풀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감사원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일우정의잔치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이었던 이 아무개씨는 ‘삼계탕을 수출하는 주식회사 하림의 일본 총판권을 가진 일본법인의 대표이사’였다. 다시말해 삼계탕업자가 ‘재일동포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한다’는 행사의 실무총책임자를 맡았던 셈이다.

강국진기자 

최상천 전 사업회 사료관장은 여기에 더해 “이 아무개 사무국장이 하림한테 봉지 당 3천400원에 구입하는 냉동삼계탕을 사업회는 봉지 당 5천500원으로 계산해줬다”며 “단순계산으로도 이 아무개는 봉지 당 2천100원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한일우정의잔치를 위해 일본으로 간 냉동삼계탕은 18만 봉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더 비싼 전시회는 없다”

지난해 사업회와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관한 ‘광복60주년 기념전시회’도 도마에 올랐다. 사업회에 따르면 이 전시회는 정부주도 국책사업으로 국비 7억원, 기업후원금 1억3천만원, 자체예산 6천만원 등 8억9천만원을 들여 지난해 8월 14일부터 28일까지 국회에서 사진전을 했다. 전시총감독과 예술감독, 학술전문위원에게 2천5백만원씩 지급했으며 공동주관사인 (주)중앙일보문화사업에도 기획과 사업진행 용역비 명목으로 2천만원을 지급했다. 행사 시공업체인 (주)아트컨설팅서울에 2억6천만원을 냈고 작품구입과 제작비용 등 부대비용만 4억8천만원이 들었다.

이정재 남서울대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그렇게 돈이 많이 들어간 전시회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전시회에 내놓은 사진에 황금액자를 씌우기라도 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15번에 걸쳐 개인전을 해봤는데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최저로 하면 30점을 1백만원에 전시할 수 있다”며 “그림도 아니고 사진작품을 설치공사하는데 2억6천만원이 들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출력비를 감안해도 1점당 200만원이면 충분하다”며 “이건 엄연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젊은 시절 존경했던 분이 시대 변화 속에서 이렇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참담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차라리 이름에서 ‘민주화’를 빼라”

이날 토론회 참석자 대부분은 민주화운동 원로들이었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토론장에선 분노로 들끓었으며 분위기는 갈수록 격앙됐다. 한 참석자는 “민주화운동을 기념한다는 이름이 아깝다”며 “차라리 이름에서 ‘민주화’를 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수희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상임공동의장은 “사업회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간절히 바랐다”며 “사업회는 언제나 ‘우린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만 강변하는데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임기란 민가협 전 회장은 “신문에 광고를 내서 함세웅 이사장 등 임원진을 규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6년 4월 7일 오전 10시 43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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