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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다름’ 작고 ‘같음’ 크다

by betulo 2007.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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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 작고 ‘같음’ 크다
동북아평화 네트워크 · 선상민간외교 활발
한일 시민사회 연대 들여다보기
2005/8/12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해방 60주년을 맞았지만 한일관계는 북핵, 과거사청산 등으로 여전히 멀기만 하다. 반면 양국 시민사회는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행사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다양한 학술, 교류행사와 함께 특정 사안에 대한 공동대응도 활발해지고 있다.

동북아평화구축 잰걸음

2003년 일본 동경의 국립올림픽기념청소년종합센터에서 열린 '한일시민사회포럼2003'. 행사를 마치고 한일 양국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민의신문 DB자료> 정용인기자 
2003년 일본 동경의 국립올림픽기념청소년종합센터에서 열린 '한일시민사회포럼2003'. 행사를 마치고 한일 양국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오는 13일 일본에 있는 코리아NGO센터·아시아태평양인권정보센터와 공동으로 한일시민포럼을 개최한다. ‘동북아 군사화와 한일관계’ ‘한일 과거사 청산과 공동의 역사이해’ 등을 다루는 한일시민포럼은 일본에서 활동가 시민, 학생 등 3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갑수 코리아NGO센터 대표이사, 이경주 인하대 교수, 니와 마사오 칸사이네트워크 대표, 강혜정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국제협력위원장 등이 다양한 주제를 발표한다.

아시아시민사회운동연구원은 오는 20~21일 일본측 평화·자치운동가 40여명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 실무책임자 60여명이 참석하는 제3회 한일시민사회포럼을 연다.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한일시민사회의 과제’를 주제로 열리는 한일시민사회포럼은 ‘다름을 작게 하고 같음을 크게 하자’는 부제 아래 △시민교육 △지역에서의 시민정부 만들기 △개인의 자유와 평등 △글로벌리제이션과 시민사회 등을 논의한다. 한일시민사회포럼은 1995년 시민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아태시민사회포럼에 참석했던 한일 양국의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돼 2002년 서울에서 제1회 포럼을 열었으며 2회 포럼은 2003년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바 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한일 시민사회 포럼이 동북아로 눈을 넓히자는 차원에서 처음으로 중국 시민사회 전문가인 왕밍 칭화대학 NPO학과 교수를 초청했다. 왕밍 교수는 ‘동북아시아 평화구축을 위한 한중일 시민사회의 역할’을 발표한다.

만남과 고민

한일간 다양한 교류행사도 이어진다. 특히 한국 환경재단과 일본 피스보트가 공동주최하는 ‘Peace & Green Boat 2005’행사가 눈에 띈다. 한일 각각 3백명씩, 6백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은 2만4천톤급 크루즈 ‘후지마루(富士丸)호’를 타고 지난 13일 출항해 오는 28일까지 한ㆍ중ㆍ일 3개국 주요 도시를 방문하며 바닷길을 연결할 예정이다.

환경재단 

참가자들은 바다 위에서 △한반도의 현재 과거 미래 △한국과 북한, 일본과 북한 △전쟁책임과 전후보상 △바다 위의 동아시아 시민 △히로시마, 나가사키로부터 60년 등을 주제로 한 선상 심포지엄을 연다. 이밖에도 다양한 현장견학, 토론회, 워크숍 등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상하이에서 열리는 요리경연대회, 부산에서 열리는 민주공원 콘서트 등 기항지마다 열리는 다양한 행사도 주목된다.

최신영 환경재단 홍보팀장은 “한일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동아시아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말로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중일 삼국의 진정한 화해는 정치적으로는 쉽지 않고 민간 차원에서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특히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행동 활발

특정 사안에 대한 공동연대활동도 활발하다. 특히 일본 시민사회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새역모 교과서 반대운동, 활발한 모금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우토로 돕기 운동 등이 눈에 띈다.

7월 12일 한일 양국 시민단체가 스기나미 거리에서 후소사교과서 불채택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좌측), 7월 21일 우토로국제대책회의와 아름다운재단이  발족한 "우토로 살리기 희망모금 캠페인"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우토로 살리기 희망모금 캠페인 발족식" 을 축하하고 있다.(우측)
양계탁기자 
7월 12일 한일 양국 시민단체가 스기나미 거리에서 후소사교과서 불채택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좌측), 7월 21일 우토로국제대책회의와 아름다운재단이 발족한 "우토로 살리기 희망모금 캠페인"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우토로 살리기 희망모금 캠페인 발족식" 을 축하하고 있다.(우측)

한때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펴낸 후소사 출판 역사교과서 채택률이 10%를 넘을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시민단체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한국 시민단체의 연대에 힘입어 지금은 최종 채택률은 1%를 밑돌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등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일본 시민단체에 힘을 보탰다. 특히 6억원이 넘는 금액을 모금해 일본 신문에 광고를 게재해 한국민의 뜻을 알리기도 했다.

일본 교토 우지시에 위치한 우토로 마을 돕기 운동도 한일 시민사회를 넘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강제철거위기에 몰린 우토로마을의 실상이 알려지면서 35개 시민사회단체가 우토로국제대책회의를 결성했으며 아름다운재단은 희망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기업들도 우토로돕기운동에 나서는 등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 시민사회에서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을 결성한 것은 한국에선 아무도 우토로를 알지 못하던 1987년이었다. 전국에 걸쳐 1천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은 우토로 환경개선 촉구운동을 우지시 지방정부를 상대로 벌이는 등 20년 가까이 우토로를 돕고 지키는 활동을 계속해 왔다.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는 우토로 돕기운동에 고무받은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은 토지확보를 위한 모금캠페인을 시작한 것을 비롯해 15일에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일본 평화헌법을 지키기 위한 운동도 이어지고 있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는 무장갈등예방을위한동북아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평화헌법 지지를 위한 구체적인 한일 공동행동을 논의중이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8월 11일 오후 20시 5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10호 6면에 게재
* 한일시민사회 연대 활발 강국진
미진했던 국제교류 활성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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