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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아랍의 봄

외세 개입 여부가 중동문제 좌우

by 자작나무숲 2007. 3. 20.
외세 개입 여부가 중동문제 좌우
이원삼 선문대 교수
문예아카데미...중동, 어디로 가는가
2004/12/31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예상하기 힘든 향후 국내 정세만큼이나 올 한해 국제 정세는 급물살을 탈것이란 예상이다. 미국의 패권주의에 유럽 각 국이 저항하고 있으나 나름의 득실을 따질 것이란 분석에서 이슬람권과 아시아는 전쟁과 빈곤의 악순환을 거듭할 것이란 전망까지 다양한 진단이 나온다. 민예총 문화아카데미는 구랍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박노자 오슬로대 한국학 교수,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 교수, 이원삼 선문대 이슬람문화연구소장,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를 초빙해 "2005년 세계는 어디로"란 주제로 유럽연합, 미국, 이슬람국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연속 강연회를 가졌다. 발췌 및 취재를 통한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진단, 2005년 세계는 어디로]


1. "아시아 중심주의" 시동

  :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2. 미국 닮아가는 "차악"

  : 박노자 오슬로대학 한국학 교수

3. 부시독트린 vs 살라피아운동

  : 이원삼 선문대 신학전문대학원 교수

4. 예속적 한미동맹 깨야

  :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전세계 면적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무슬림 인구는 어림잡아 15억에 이른다. 7세기부터 1천년 가까운 시간동안 세계를 풍미한 문명이 바로 이슬람문명이고 그 중심에는 중동이 있었다. 그러나 수백년 동안 유럽의 식민지배와 미국의 간섭에 시달리면서 중동은 빈곤과 정치불안정, 외세 개입으로 고통받는 지역으로 전락했다. 중동이 예전같은 번영을 다시 누릴 수 있을까.

 

이원삼 선문대 교수(아래 사진)는 중동문제의 관건은 외세개입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특히 9.11 이후 미국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올해 중동정세의 핵심변수라며 도덕적 절대주의와 패권적 일방주의로 무장한 부시독트린이 중동정세를 악화시키는 핵심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혹자는 이라크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우면 도미노로 주변국도 민주국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정치적 불안정이라는 도미노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1월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서 실시되는 선거는 중동정세와 관련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들 선거에서 미국이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에 따라 중동 정세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라크 1월 선거에서 시아파가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전망한다. 이 교수는 “이라크에서 시아파가 정권을 잡으면 안보 위협을 느끼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걸프국가’ 정권들은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힘’ 악순환

 

이와 함께 이들 정권들은 이슬람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갈수록 강해지는 상황을 우려한다. 정권들이 미국에 의존할수록 국민들의 반미정서는 강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른바 원리주의 세력의 힘은 더욱 커진다. 현 정권은 이를 막기 위해 미국의 힘을 더 필요로 한다.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것이 바로 미국이 원하는 구도”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미국으로서는 중동정세가 불안해도 별 상관이 없다며 결국 미국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정치집단을 분할통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동정세에서 핵심변수는 쿠르드와 팔레스타인이다. 이 교수는 쿠르드는 중동의 화약고라고 거듭 강조한다. 인구의 1/4이 쿠르드족인 터키는 쿠르드족이 독립하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으며 그 점은 이란과 시리아도 비슷하다. 선거 이후 쿠르드는 독립운동을 본격화할 것이고 그럼 터키는 곧바로 개입할 것이다. 결국 이 와중에 자이툰 부대는 무척 곤란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벌이는 학살과 점령은 수십년간 중동정세에 먹구름을 일으킨 요인이었다. 이 교수는 “미국은 무장투쟁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 현 의장인 압바스를 지지한다”며 “압바스가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미국이 대규모 경제지원을 해서 압바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도 과연 미국이 그렇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런 정세구도에서 아랍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들은 다시 세계최고 문화선진국이었던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가. 이 교수는 중동 민중들이 새로운 대안 체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동은 서구식, 특히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체제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슬람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런 흐름이 중동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중동 지역 민중들, 특히 젊은층을 주목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그는 “미국주도 세계화에 저항하는 이슬람의 힘은 민중들의 힘에서 나온다”며 “진정한 이슬람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슬람이 쇠퇴했다고 믿는 많은 민중들은 그 대안으로 이슬람 공동체(옴마)를 재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원래 이슬람, 순수한 이슬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슬람 근본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우리는 보통 ‘원리주의’라고 부르지만 원리주의는 서구가 규정한 개념일 뿐이다. 사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이슬람 부흥주의’나 ‘이슬람 개혁주의’로 봐야 하고 무슬림들은 이것을 살라피아 운동이라고 부른다.

 

아랍 지역 정권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중동의 미래와 관련해 의미심장하다. 이 교수는 “중동 각국에서 1세대 왕들이 죽고 2세대가 왕위를 이어받기 시작했다”며 “곧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세대교체 일어나면 10년 안에 정치권이 급격히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가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은 정작 중동의 미래도 아니고 미국의 침략도 아니다. 그는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이 교수는 “누구나 지구화를 외치지만 지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슬람을 떼어 놓고 미국 뒷꽁무니만 쫒는 게 무슨 지구화인가”라고 묻는다.

 

제3세계 절반이 무슬림

 

이 교수는 “중동 관광이라도 가면 괜히 으스대고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말 한마디 못하는 게 한국 사람들”이라며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선진국은 먼나라 얘기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에서 아랍어 전문가도 50명이 될까 말까이고 이슬람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전문가는 손으로 꼽을 정도”라며 “한국은 이슬람 전공하면 굶어죽기 딱 좋은 나라”라고 비꼬았다.

 

“중동이 어디로 가느냐는 중동과 미국이 알아서 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한국은 자세가 안됐다.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미국 손아귀에서 절대 못 벗어난다. 미국만 쳐다보지 말고 제3세계를 주목해라. 그리고 무슬림이 제3세계의 절반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사진= 양계탁 기자 gaetak@ngotimes.net


2004년 12월 31일 오전 2시 5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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