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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코로나1년, ‘K방역’을 만든건 국민들의 참여와 헌신이다

by 자작나무숲 2021. 1. 20.

성공적인 ‘K-방역’을 만든 힘은 첨단기술이 아니다.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헌신이야말로 K-방역의 핵심이다. 

 20일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 1년을 맞는다. ‘K방역’이라는 찬사와 의료체계붕괴위기, 자발적 거리두기 동참과 되풀이된 요양병원 집단감염 등 롤러코스터를 탄 1년에서 우리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했을까. 코로나19 1년 평가를 위해 인터뷰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김창보 서울공공보건의료재단 대표이사,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방역 관련 전문가 6명은 공통적으로 “우리 국민 모두가 K-방역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초기부터 검사·추적·치료라는 이른바 3T 체계, 드라이브스루 검사소와 임시선별진료소 등 창의적인 방역대응방안을 시행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체계화해 실천한 것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억제하는데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 노력 역시 방역 신뢰를 높였다. 이에 비해 겨울철 3차 대유행은 충분히 예상했던 일인데도 의료인력과 병상동원체계 정비가 제대로 안되다 보니 병상이 없어 자택이나 요양병원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의료체계붕괴 위기까지 겪었던 것은 두고두고 반성해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병상확보계획만 미리 마련했어도 겨울철 사망자를 3분의1은 줄일 수 있었다”면서 “서울 동부구치소나 요양병원에서 거리두기 안 지켜서 집단감염 발생했느냐. 정부가 사회적 약자에게 방역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는 공공의료의 가치를 재발견한 계기가 됐다. 하지만 정작 정부는 공공의료 강화에 의지도 관심도 없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김창보 서울공공보건의료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1년은 공공병원으로 버텼기 때문에 이만큼이나 이뤘는데도 정부는 스마트의료니 백신만 강조하며 기술만능주의에 빠져있는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경제적 취약층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적 배려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어야 방역도 가능하다. 위기로 피해를 봤는데 회복을 못하는 경험이 쌓이면 누가 방역조치에 협조하겠는가”라면서 “전국민 고용보험, 상병수당, 한시적인 기본소득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의 책임을 온전히 국민 개개인에게 전가하는건 아닌가 싶다”면서 “정부가 강제로 영업을 못하게 했으니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에 걸친 ‘K방역’을 평가한다면 10점 만점에 몇 점을 줄수 있을까.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체적으론 7점이다. 1차 대유행은 처음 겪어보는 위기상황에서 고행했으니 8점, 2차 대유행 때는 7점, 3차 대유행은 6점을 주겠다. 3차 대유행은 경험도 쌓였고 겨울철 대유행 충분히 예상했는데도 대비가 너무 안됐다. 

 김창보(서울공공보건의료재단 대표이사) 8점을 주겠다. 전체적으론 후한 점수를 그래도 주고 싶다. 정부가 잘했다기보다는 공공병원 의료진과 국민들이 정말 고생했다. 1차는 10점 만점, 2차는 9점, 3차는 8점이다. 중환자 병상 확보 얘기를 수없이 많이 했는데도 정부가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 1차 때와 달리 결정도 과감하고 신속하게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윤(서울대 의대 교수) 전체적으로는 7점이다. 1차는 8점, 2차는 7점. 3차는 5점이라고 하겠다. 1차는 급작스런 사태였는데 비교적 잘 막았다. 2차는 인력보강과 시스템 정비가 잘 안됐다. 그런 문제점이 3차에선 증폭된 채 터져 나왔다. 특히 의료인력과 병상 부족이 심각했다.   

 설대우(중앙대 약학대학 교수) 전체적으론 7점이다. 1차는 9점, 2차는 6.5점, 3차는 전반기는 5점 후반기는 8점을 주겠다. 1차 때는 정말 잘했다. 2차에선 종교시설을 통제를 못하는게 문제가 됐다. 3차는 사실 계절요인이 있어서 불가피하긴 했지만 정부가 오판한 부분이 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선제적으로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이전 성공에 도취된 것도 있고 국민들도 오랫동안 겪으니까 경각심 떨어진 측면도 있다. 임시 선별 진료소 무작위 검사와 고위험군 주기적 검사한 게 효과를 봤다. 

 최원석(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1차부터 3차까진 각각 8점, 7점, 6.5점을 주겠다. 전체적으론 7점이다. 

 마상혁(대한백신학회 부회장) 1차는 8점, 나머지는 모두 5점 이하다. 생활방역 지침을 만들 때 전문가 의견이 형식적으로만 반영이 됐다. 중환자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겠다는 대응지침을 미리 갖고 있어야 하는데 아무 대책이 없었다. 

 


 지난 1년간 코로나 대응을 되짚어볼 때 잘했던 대목, 성과로 내세울만한 걸 꼽는다면.

 김창보 초기부터 검사·추적·치료라는 이른바 3T 체계를 굉장히 빠르게 시행한 걸 꼽겠다. 익명으로 임시선별진료소를 대폭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3차 대유행이 생각보다 빨리 진정이 되고 있는 건 성과다.

김윤 답: 역학조사와 신속한 진단검사를 통해 감염이 지역사회 확산되는걸 효과적으로 차단한 건 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너무 의존하는 건 아쉽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나름대로 체계화하고 잘 실천했다. 

 설대우 초기에 국경봉쇄 하지 않고 3T를 통해서 K방역을 알린 건 대단한 성과다. 한국은 겨울철 대유행을 통제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다. 백신과 치료제 도입도 잘하고 있다. 접종 시기나 안전성 검증, 수용성 제고 등 측면에서 우리 일정에 따라서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오히려 약간 늦어져서 역설적으로 기회가 왔다고 본다.

 최원석 메르스 대응 실패의 교훈을 잘 살렸다고 본다. 국민들에게 혼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는 것도 평가해주고 싶다.

 이재갑 K방역이라는게 결국 핵심은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다. 정부 지지여부와 상관없이 정부 지침을 적극적으로 따라주고 참고 견뎌줬다. 가장 자랑스러운 걸 하나만 꼽으라면 성숙한 시민들을 꼽겠다. 

 

 지난 1년간 코로나 대응을 되짚어볼때 가장 아쉬운 순간, 가장 아쉬운 결정을 꼽는다면.

 김윤 겨울철 대유행에 대비해 병상과 인력을 확보할 시간이 있었는데도 그 골든타임을 놓친게 가장 안타깝다. 위기가 시작되고 나서야 중요한 결정을 하는건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비난회피 전략이다.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이 겪게 된다. 정부가 병상확보계획을 미리 마련했다면 겨울에 사망한 환자를 3분의1은 줄일 수 있었을 거라고 본다. 정부는 사회적거리두기만 강조하지만 구치소나 요양병원에서 거리두기 안지켜서 집단감염 발생했느냐. 정부가 사회적 약자에게 방역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설대우 4월말 5월초에 성급하게 거리두기를 완화한 것, 그리고 겨울철 준비해야 한다는 얘길 많이 했는데도 준비가 안된게 아쉽다. 

 마상혁 응급상황에 대비를 못했다, 그리고 갑작스런 대유행에 대비해 병상과 의료진을 어떻게 동원할지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언제까지 자원봉사자에게만 의존해야 하나. 

 이재갑 정부가 3차 대유행 초기에 좀더 빨리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이렇게까지 큰 고통을 겪진 않았을 거라 생각하다. 거리두기 단계만 높이면 효과가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많았지만 실제 해보니 효과가 있지 않느냐. 거리두기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김창보 가장 아쉬운 순간은 3차 유행 시작할 당시였다. 징조가 11월부터 나타났는데도 정부가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 시점에 전문가들이 정부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고조됐다. 정부가 좀 더 과감하게 전문가들 의견 빨리 수용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상황일 것이다. 

 

 코로나19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공공의료에 대한 정부의 무지와 무능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공공의료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최원석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공공의료가 차별화된 성격과 접근이 있어야 한다. 민간병원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가 평상시엔 민간병원의 병상확보 등에 지원을 하고 위기상황에서 병상을 동원하는 방식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마상혁 공공과 민간이 협력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민간의료가 소통을 해서 경증환자와 중환자를 어떻게 배분하고, 의료진 과부하를 어떻게 완화하고 하는 정교한 체계가 필요하다. 

 이재갑 공공의료 강화는 중요하다. 그러려면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예산을 확실히 공공의료에 투입해야 한다. 당분간은 공공의료와 민간의료가 협력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가야 한다. 가령 대형병원이나 대학병원 중환자병실 확보를 정부가 보조해주고 위기상황에선 즉시 차출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건 어떨까. 

김창보 공공의료 확충이야말로 방역역량의 핵심자산이다. 첨단기술이나 백신은 보조수단이다. 정부가 자꾸 기술만능주의에 빠진채 공공의료를 찬밥 취급하면 안된다. 코로나1년은 공공병원으로 버텼기 때문에 이만큼이나 이뤘다. 다음 신종 감염병 올 때 백신을 이렇게 빨리 만든다는 보장이 없다. 다음 신종 감염병 대비하려면 공공의료 투자밖에 길이 없다. 

 김윤 전체 병상 가운데 공공병상이 10%도 안되는데 정작 전체 환자 10명 중 8명은 공공병원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런데도 정부가 공공병원을 확충하거나 국립대병원의 공공성을 높이거나, 민간병원 일부를 임시로라도 공공병원 역할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4차 대유행 혹은 새로운 신종 감염병이 발생해도 지금까지 겪은 시행착오를 그대로 되풀이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제껏 문재인 대통령 이하 정부 관계자들이 지방의료원 방문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거리두기 등으로 피해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는 집단, 소외되는 집단이 있다.

 이재갑 최근 재난지원금 300만원 준다던데, 그걸로는 한 달 임대료도 안되지 않느냐. 비상상황에 맞는 비상조치가 절실한데 정부는 돈아깝다고만 한다.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하고 상병수당도 도입해야 한다. 한시적인 기본소득도 논의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어야 방역도 가능하다. 위기로 피해를 봤는데 회복을 못하는 경험이 쌓이면 어느 누가 방역조치에 협조하겠는가.  

 김창보 정부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눈과 귀를 막고 있는것 같아 답답하다. 한국 정도 되는 선진국에서 돈이 없다고 재정지출을 아끼는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경제적으로 한계에 내몰리면 방역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김윤 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하는건 좋다. 하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집단,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정부가 해야할 조치를 해야 한다. 그런건 하지 않고 거리두기 단계만 높여서 확진자만 줄이는 데 집중하는 건 정부가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의미밖에 안된다.  

 최원석 정부가 강제로 영업을 못하게 했으니 그에 걸맞는 피해보상을 해줘야 한다. 방역의 책임을 온전히 국민 개개인에게 전가하는건 아닌가 싶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 


 앞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중요하다고 보는 부분은.

 설대우 4월까진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야 한다. 지금보다 확진자 규모를 절반 이상 더 떨어뜨린 상태에서 본격적인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 확진자가 줄어들수록 백신 효과가 높다. 앞으로 2~3개월이 매우 중요한 국면이다. 

 최원석 확진자가 0명이 되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회가 굴러가려면 어느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비유하자면, 교통사고를 완전히 없애려면 모두가 자동차를 안타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니 자동차 최고속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그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자영업자도 국민이다. 5인 이상 집합금지를 1년 내내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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