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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프로배구 신인선수상 강소휘 "내년엔 플레이오프"

by 자작나무숲 2016. 4. 5.

 당신이 지난 1월 19일 프로배구 2015~16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흥국생명 경기를 봤다면 가장 먼저 기억에 떠오를 장면은 듀스까지 이어진 접전을 한 방에 끝내버린 강서브일 것이다. 당신은 상대팀 선수들이 손을 뻗을 생각도 못할 정도로 완벽한 강서브를 때린 앳된 선수에 호기심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는 그 선수가 신인선수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으면 ‘내 그럴 줄 알았다’ 하는 기분을 느끼기 마련이다.
 
경기를 끝낸 강심장 서브 한 방

 강소휘(18)에게 3월 29일은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날이었다. 만장일치로 신인선수상에 뽑힌데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 예선전에 출전할 여자 배구대표팀 최종엔트리 14명에 들었다. 지난 시즌에서 강소휘가 보여준 기록을 보면 왜 경험이 풍부한 선수 위주로 구성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는지 납득이 간다. 27경기 91세트를 뛴 강소휘는 공격득점 129점, 블로킹득점 10점, 서브득점 15점 등 모두 154득점을 기록했다. 새내기 중에서도 ‘군계일학’이다. 

사진출처= 서울신문


 GS칼텍스 연습장이 있는 경기 용인시 강남대학교 목양관에서 1일 만난 강소휘는 시즌이 끝났어도 쉴 틈이 없어 보였다. 1주일 동안 첫 휴가를 다녀온 게 전부다. “서울 강남에 처음 가봤어요. 맛있는 것도 먹고 쇼핑도 했고요. 가족들도 만나고. 그리고는 내리 잠만 잤어요.” 3일부터는 진천선수촌에서 올림픽 세계예선전을 대비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세계예선전은 일본 도쿄에서 5월 14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강소휘는 2015~16 시즌을 앞두고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하면서 프로배구 선수가 됐다. 강소휘는 당시를 떠올리며 “사실 어느 팀이 중요한게 아니라 프로선수가 된다는 것 자체가 기뻤다”면서도 “기왕이면 GS칼텍스가 집과 가까워서 다행이다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도로공사를 상대로 홈경기에서 데뷔한 강소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감독님이 내게 ‘막내니까 부담갖지 말고 자신있게 해라’라고 격려해준 게 큰 힘이 됐다”고 떠올렸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강소휘에게 서브성공률이 높다는 얘길 하자 “중·고등학교 때부터 밤에 혼자서 몇백번씩 서브 연습을 많이 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강소휘는 “1월 19일 흥국생명과 경기 당시 끝내기 서브를 성공시키기 전에 서브 범실이 좀 있었다”면서 “내가 경기를 끝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있게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잘되는 날은 뭘해도 잘된다. 안되는 날은 억지로 잘하려고 하기보다 최선을 다하자 하는 마음으로 뛴다”고 덧붙였다. 
 
‘급식이 공짜’라는 말에 배구 시작

 강소휘는 신인선수상을 받은 뒤 초·중·고등학교 당시 배구를 가르쳤던 은사들을 언급하며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강소휘는 “쑥쓰러워서 전화는 못하고 문자메시지만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원곡중학교는 배구로 유명하다. 한국 최고인 김연경(페네르바체) 언니도 있다”며 모교를 향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중학교 때 인연을 맺었던 김동열 선생님을 따라 신생팀인 원곡고 배구부로 갔다. 선생님과 의리를 지켰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배구와 첫인연은 꽤나 단순했다. 

“경기 수원시에 있는 파장초등학교 전학갔는데 마침 배구부가 있었어요. 당시만 해도 배구가 뭔지도 몰랐는데 감독님이 저를 보더니 ‘키가 크니까 배구해라’라고 권하면서 ‘배구부는 급식비가 공짜다, 에버랜드에 놀러갈 수 있다’ 하시는 거예요. 당시에 가정형편이 썩 좋진 않았거든요. 어머니가 한 번 해보라고 하셨어요. 그러다가 6학년 때 (김)연경 언니 경기하는 걸 보고 나도 프로선수가 되고 싶다고 결심했죠.” 

 초등학교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덕분에 부모님도 프로배구선수가 되는 걸 지지해줬다. 강소휘는 “엄마는 흔쾌히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했다”면서 “아빠는 다칠 수도 있는데 안하는게 어떻겠느냐고 하시다가 내가 그래도 하겠다고 하니까 허락해줬다”고 했다. 이어 “열심히 하니까 6학년 때는 시합도 뛰고, 잘한다는 소리도 듣다 보니 부모님도 큰 반대 없이 찬성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일반인들 중에는 ‘배구선수는 어떻게 저렇게 키가 클까’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강소휘는 “배구 시작할 때는 친구들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다”면서 “배구를 하다보면 점프도 많이 하고, 운동을 많이 하면 잘먹고 잘자게 된다. 그래서 키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강소휘는 초등학교 때는 1년에 10㎝ 넘게 커서 중학교 1학년 때는 170㎝가 됐다. 지금은 180㎝다. 

“그래도 키가 5㎝만 더 컸으면 좋겠어요. 190㎝는 너무 큰 것 같고, 180㎝는 너무 작은 것 같고”
 
내년엔 꼭 플레이오프 진출을!

 수업도 거의 듣지 않고 운동만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강소휘 역시 정규 수업을 다 듣고 나서 배구부로 가서 운동을 했다. 중학교 때 공부도 꽤 잘했다. 강소휘는 “수업이 끝나고 나는 숙소로 가는데 친구들이 떠들며 집으로 가는걸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한다. 배구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많다고 했다. 그는 “내가 강하게 공격을 못해서 역습으로 지거나 하면 배구를 왜 시작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고 말했다. 

 만약 배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을까. “제가 공부 못한 편은 아니었거든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가고 평범하게 살았을 것 같아요.” 정작 구체적인 꿈은 얘길 못했다. 

“제가 컴퓨터 타자는 꽤 빨리 치는데요. 그걸로 일자리를 구하긴 힘들겠죠? 사실 배구 말고 다른 건 생각해본 적 없거든요.” 결론은 결국 ‘배구는 내 운명’이다. “내 몸이 진짜 아플때 배구를 그만두고 싶어요. 그때까지는 배구를 계속할 겁니다. 배구는 내가 가장 잘하는 거니까요.”

 강소휘에겐 잊지 못할 시즌이었지만 GS칼텍스는 6개 팀 가운데 4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강소휘는 “내년에는 꼭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면서 “올해보다 더 많은 득점도 올리고 싶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림픽 본선진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강소휘는 “국가대표에 뽑힌 언니들이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다. 나는 거기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다”면서 “언니들 뛰는 걸 보면서 열심히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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