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변덕심한 동포정책, 동포들 등 돌린다 (2004.9.7)

by betulo 2007. 3. 14.
728x90
변덕심한 동포정책, 동포들 등 돌린다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 성립 52주년에 즈음한 귀국 동포들의 회한(悔憾)
2004/9/7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지난 9월3일은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52주년이었다. 한국내 조선족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조선족연합회(준)는 이 날을 맞아 조촐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조선족연합회 회원 가운데 중국으로 귀국한 사람들이 편지를 보내왔다.

 

‘귀국회원’들은 이 편지에서 일관성없는 한국 정부의 동포정책과 한국인들한테 당한 차별과 설움을 언급하며 한국과 한국인을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중국의 화교정책과 한국의 동포정책을 비교하며 “정치나 정책, 나아가 민족의 장래와 관련된 문제에서 신중하지 못하다”고 한국을 성토했다.

 

이들은 동북공정과 고구려사 왜곡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귀국회원들은 “간도영유권 문제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조선족동포들인데도 한국은 ‘불법체류자’요 ‘거지같은 놈’이요 하면서 수갑을 채워 강제추방시킨다”며 “간도지역을 영토분쟁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주장에 조선족동포들은 그저 쓴웃음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허욕을 부리며 땅덩어리만 집착했지 옛 고구려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고구려의 유구한 역사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는지 반성하라”고 꼬집었다.

 

<시민의신문>은 조선족연합회에서 이 편지를 입수해 전문을 싣는다. 일부 맞춤법만 바꾸고 원문을 살렸다. <편집자주>

 

 

                 
     
           조선족 불법체류자들이 지난해 12월23일 강제추방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조선족은 중국에 정착한 후 한 세기를 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독특한 생활권, 경제권, 문화권을 형성함으로써 국제조선인사회와도 구별되고 중국 내의 기타 민족과도 구별되는 독특한 개성을 세인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조선족자치주성립 52주년을 맞으면서 우리들은 기쁨과 감회, 긍지와 자부심으로 가슴이 한껏 부풀게 됩니다.


중국조선족은 한반도를 떠나 타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가운데 “해외”에 이주한 역사가 제일 길고 그 인원수도 제일 많은 편입니다. 반면에 조선족은 “해외동포”가운데서 또한 가장 가난한 군체(群體)에 속합니다.


비록 국내에서는 문화수준이 높고 비교적 부유한 군체(群體)에 속하지만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등 부유한 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에 비하면 진짜 가난뱅이 밖에 되지 못합니다. 그러니 “해외동포”들 가운데서 조선족의 이미지를 세우려면 부유해지는 것을 첫 자리에 놓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선족은 중국 56개 민족 중에서 여러 면에서 앞장선 선진민족이고 모범자치주를 건설하기에 주력하고 있는데 남들 보다 잘살지 못하게 되면 그 체신을 어디에 둔단 말입니까?


조선족들이 생활기반을 개변시키려는 수단은 해외진출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중한 수교이후 중국“동포”들의 해외 진출은 비로소 본격적으로 시작 되였습니다. “한국바람”을 이어 “러시아바람”이 일다가 90년대 중간부터는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남 미주, 유럽까지 날아가 펼쳐졌습니다. 마치도“서울은 세계로”를 이어<<연변은 세계로>>가 시작된 기분입니다.


물론<<서울바람>>은 조선족들에게 적지 않은 혜택을 주었지만 조선족사회와 그들의 마음속에 입힌 상처도 치명적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서울바람”과 “한국나들이”는 조선족사회에서 번번이 회자되는 주요한 화제로 되고 있으며 “서울바람”에 녹아난 노무일군들과 사기피해자, 강제추방 된 사람들은 가련한 신세를 통탄하면서, 한국사회의 몰인정과 비도덕성을 여지없이 비난하고 조소하는 주제가 일관되고 있습니다.


조선족들이 한국당국과 한국사회에 이런저런 불편이 많지만 두 가지 문제만은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정머리없는 한국인들, 동포차별 일삼아

 

하나는 흉금이 좁고  인정머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조선족들은 뭐라고 하는가 하면 “기름떡 구워 먹듯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뒤집어 지는 것이 한국정책이다” “어떤 때는 환영이고 어떤 때는 축객령이냐” “반도성격, 반도성격 하더니 아닌게 아니라 대륙 성격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불평을 토로합니다.


중국에서의 화교정책은 한국의 동포에 대한 정책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중국을 다녀가는 화교가 일년에 3백 50만 명을 초과하지만 곳곳에 화교접대기관과 단체가 있고 그들을 뜨겁게 포옹해줍니다.


한국을 다녀가는 중국동포는 일년에 2만 명도 되나마나 합니다. 중국은 인구12억, 한국은 인구 4천 2백만 이라합니다. 그러니 중국에서는 국민 3백여 명이 화교 한 사람씩이라는 그 부담을 달갑게 짊어지는 데 한국에서는 2천여 명에 중국동포 한사람씩 부담지는 것도 무서워 벌벌 떨고 있으니 수자로 보더라도 “서울깍쟁이”라는 말이 분명합니다. 200만 중국동포도 용납 못하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전체 한민족을 한품에 포용한다는 말에 우리는 머리를 갸우뚱거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은 정치나 정책, 나가서 민족의 장래와 관계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지난날 중국조선족들은 정치운동의 시달림을 받을 대로 받아 왔습니다 민족의 역사와 운명에 관련있는 말을 했다고 해서 민족주의자로 몰렸고 또한 한반도의 남과 북이 제도와 체제가 여하튼간에 어느 한쪽이 중국과 사이가 나쁘게 되면 애매하게 조선족들이 “간첩”으로 몰려 시달림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양반”들은 중국에 발을 디디는 첫 시작부터 쩍하면 “만주는 한국 땅”이요 “연변도 한국 땅” 이라는 망발을 늘여놓아 중국당국의 신경을 건드렸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 무엇 때문에 나오게 되였는가 하는데 대해서 한국인들이 책임이 없다고 해서는 안됩니다. 당신들은 허욕을 부리며 땅덩어리에만 집착하였지 옛 고구려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고구려의 유구한 역사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기울려 왔는가 하는데 대해서  마땅히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오늘에 와서는 한국인들이 간도 영유권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는데 간도영유권 문제에서 가장 큰 관심이 조선족동포 문제라는 것을 당신들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사실상 간도 땅에 조선족이 살고 있다는 것이 중국정부로서는 큰 문제로 되며 한국으로서는 참말로 다행인 것입니다. 간도 영유권 문제에서 중국동포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원인은 그 지역에 누가 살고 있는가가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들이 고국으로 가게 되면 그 무슨 “불법체류자”요 “거지같은 놈”이요 하면서 수갑을 채워서는 강제추방 시킵니다. 한국인들이 지금 간도지역을 국제적으로 영토분쟁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조선족동포들은 그저 쓴 웃음만 지을 뿐입니다.


지금 중국의 조선족과 한국인들과의 불신임과 알록의 장벽은 최악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한국나들이 초기에는 한국에 갔다 와서는 모두가 좋은 말만하는데 지금은 반대로 갔다 와서는 욕설을 퍼붓고 저주하는 말만 합니다. 반면에 중국에 대한 애착(그래도 중국이 살기 좋다)이 굳어지고, 이북에 대한 동정심이 깊어만 갑니다. 서로간의 불신임의 장벽을 허물지 않으면 그 후과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에 의하여 나라를 빼앗긴 한반도의 파경농민, 독립지사 그리고 이주민들과 그 후예들은 옛 고구려 땅 만주벌판에서 근 150년 동안 셀 수 없는 생명과 피를 흘리면서 중국이라는 이 대륙에서 마땅히 얻어야할 인정을 받아내여 연변 땅에 중국의 유일한 조선족자치정부를 1952년 9월 3일에 세웠습니다.


한 세기 남짓한 파란만장한 세파 속에서 근로 용감한 조선족동포들은 200여 년간 봉금 지역으로 묵어버린 옛 고구려 땅의 황무지를 출렁이는 옥답으로 일구어 광활한 만주벌판에 논농사의 새 기원을 펼친 선구사로 되였으며, 한 세기 남짓한 기간 중국 조선족은 일본제국주의를 타도하고 민족의 해방을 위하는 기렬처절한 전투에서 앞사람이 쓰러지면 뒷 사람이 이어서면서 광활한 만주벌판에서 항일 투쟁의 생력군으로 되였으며, 수없는 생명의 댓가 (매 24명에 1명이 열사)로 나라의 독립과 민족 해방사업에 불멸의 위훈을 새웠습니다. 생명과 선혈의 악장으로 창작된 중국조선족동포들의 대 합창은 역사의 메아리로 되여 푸르른 창공을 향하여 영원히 영원히 울려 퍼질 것입니다.



2004년 9월 4일

조선족연합회준비위원회 귀국회원 일동

2004년 9월 7일 오전 8시 48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