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Caa1에서 Ca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각주:1] 무디스는 이와 함께 그리스의 등급 전망을 ‘유동적’으로 분류하고 차후 신용 위험도에 대해 재평가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장기신용등급을 21단계로 구분하는데 Ca는 최저 등급인 C 다음으로 낮다. C는 파산상태로 원금과 이자 회수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를 가리키고 Ca는 가까운 시일 안에 부도가 날 가능성이 있으며 원금과 이자를 일부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Caa1은 매우 높은 투자 위험을 가리킨다. Caa1부터 C는 모두 ‘투자 부적격’에 해당한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럽연합(EU)이 부채가 많은 국가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채권자들에게 ‘중대한 경제적 손실’을 의미한다며 최근 EU의 결정을 비난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1일 불확실한 성장 전망과 재정적자 목표 달성 실패 등에 비춰볼 때 채무조정 없이는 그리스가 정부부채를 안정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며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3단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무디스 발표의 적절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상황분석실 김윤경 박사는 “최근 EU가 그리스에 추가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합의하긴 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무디스가 성급했다는 평가도 나온다.”면서 ‘자기 실현적 예언’ 가능성을 경계했다. ‘자기 실현적 예언’이란 원래는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 오히려 예언 때문에 현실이 돼 버리는 현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