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산생각/해외 재정문제

증세와 예산절약, 어느 쪽이 더 좋은 재정위기 해법일까

by 자작나무숲 2011. 1. 13.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재정적자가 심각한 곳이 일리노이입니다
.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으로 치면 캘리포니아를 제치는 곳이고요. 재정적자가 무려 130억달러나 됩니다. 한국 돈으로 대략 144000억원입니다. 지금까지 밀려있는 복지기관 지원액만 해도 80억 달러에 이릅니다. 어제 글에서 미국 주정부 재정위기 문제를 분석했는데 사실 제 문제의식은 이것이었습니다 2011/01/12 - 미국 지방정부발 재정위기 경고등
 

 재정상황만 놓고 보면 미국이 유로존보다 안좋습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을 약간 경멸조로 지칭하는 PIIGS보다 미국 주정부가 딱히 낫다고 볼 근거도 불분명하죠. 그런데도 왜 날이면 날마다 유럽 재정위기''만 난무하는 것일까요.
2010/03/22 - 재정적자는 ‘만악의 근원’이 아니다


재정이 그냥 숫자 문제가 아니라는 게 여기서도 정확히 드러나지 않을까요. 다시 말해 재정위기는 단순히 재정이 위기인게 아니라는 거겠지요. 이와 관련해선 국민대 조원희 교수가 명확하게 정리해준 적이 있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3111816065&code=990000)


그런 점에서 저는 미국 주정부 재정문제를 짚어줌으로써 재정위기
''의 모순을 한번 뒤집어보고 싶었지요. 물론 목표만큼 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봐야 할 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http://www.ritholtz.com/blog/2011/01/european-commission-the-u-s-is-worse/


 
어제 미국 주정부 재정위기 글을 쓰면서 이런 얘길 했지요. PIIGS 국가만큼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아니면서 세금인상에 대해서는 반감이 워낙 심해 난처한 처지라고. 하루 지나 뉴스를 검색하다 보니 약간은 제 선입견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리노이를 대표하는 도시는 역시 '윈디시티' 시카고가 되겠지요. 물론 시카고는 일리노이 주도가 아닙니다. 일리노이 주도는 스프링필드입지요.

 

바로 일리노이 주의회가 소득세율을 66%나 올리는 세금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 112일 보도를 보니 일리노이 주의회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화당과 재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증세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http://online.wsj.com/article/SB20001424052748703791904576076242930445466.html

 

 일리노이 하원은 6057이라는 팽팽한 결과로 법안을 통과시켰고, 상원도 3029로 통과됐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새로 제정된 증세법안은 개인소득세비율을 기존 3%에서 5%로 늘리고 법인세도 4.8%에서 7%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대신 주정부는 앞으로 최소 1년간 재정지출 증가를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직접세를 인상한 일리노이 사례는 미국에선 이례적인 것이라는게 월스트리저널의 평가입니다. 가령 캘리포니아는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250억달러 재정적자 줄이기 위해 서비스 폭을 줄이고 한시적으로 소비세(한국의 부가가치세)를 인상하자고 11일 제안했습니다.

 

미국 주의회 전국협회 수석연구원 Ron Snell은 미국의 다수 주지사들이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소득세 인상에 부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들은 메디케어나 교육예산삭감 등 복지지출 삭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지요.

 

 캘리포니아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당시에도 재정문제에 대해 언발에 오줌누기 식 조치를 취하곤 했는데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고 나서도 달라진게 없군요.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12일 보도한 내용을 보니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내린 첫 행정지시가 바로 공무원들의 공용 휴대전화를 회수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브라운 주지사는 11일 주내 공공기관에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공용 휴대전화 96000대 가운데 불요불급한 것으로 판단한 절반 정도를 회수하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최소한 예산 2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24억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브라운 주지사는 보도자료에서 주 공무원의 40% 정도가 세금으로 지불되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는데 그의 말이 백번 옳고, 또 그걸 회수해서 재정을 절약하는 것이 옳다고 해도 역시 언 발에 오줌누기소리를 안할 수가 없는게 캘리포니아 재정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대책인 증세에 대해서는 별다른 얘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재정위기는 많은 경우 경제적 문제에서 촉발되겠지요. 경제가 악화되면 세입이 줄어들고 이것이 곧 재정적자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처하는 방식은 두가지가 있겠죠. 거칠게 말해 하나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적극적으로 소비를 촉진하는 것입니다.

 

전자가 바로 1997년 외환위기에 대응해 IMF(를 장악한 미국 정부)가 한국에 강요했고 한국 정책결정자들이 자발적으로 수용했던 방식입니다. 후자는 10년 후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문제에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해 미국 정부가 내놓았던 방식입니다.

 

 여기서 제 고민이 있습니다. 제 신념은 캘리포니아가 증세를 통해 재원을 확충한 다음 그 재원으로 경기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외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경기활성화가 시급한 시점에서 증세가 오히려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캘리포니아가 취해온 방식은 세입 문제는 그대로 두고 세출만 외환위기 당시 한국처럼 하는 조합으로 보입니다. 물론 재적의원 2/3 찬성이 있어야만 증세를 할 수 있는 '몰상식한' 주법 규정 때문에 증세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치명적인 문제점도 존재하지요. 

2010/01/28 -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재정적자에 대처하는 두 가지 방법

 

어쨋든 캘리포니아는 터미네이터 주지사 이후 계속해서 마른 수건 쥐어짜서 예산절감하자는 방식만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이 경기침체를 벗어나게 해줄까요? 젖은 수건 쥐어짜기도 아닌 바에야 마른 수건 쥐어짜는건 예산절감엔 도움이 될지언정 재정위기를 해결해주진 않을 것 같습니다. 


 게이츠 아버지가 워싱턴 주에서 소득세 신설 운동을 벌이면서 강조하는 것도 결국 그 문제가 아닐까요. 2010/10/07 - 부유세 신설운동 벌이는 빌 게이츠 아버지 그런 면에서 제 눈엔 일리노이의 결단이 나아 보이고 캘리포니아는 아무래도 '언 발에 오줌누기인데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일리노이주 재정적자 추이 (단위: 백만달러)

미 재정적자 상위 20개 주 (2011회계연도 기준)

PIIGS 국가와 GDP 비교 (미국 주정부는 2008년, 여타 국가는 2009년 기준. 단위: 10억달러)


 


댓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