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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

쓸쓸히 퇴장하는 슈워제네거 주지사

by betulo 2011.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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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3(현지시간) 퇴임한다. 보디빌딩 챔피언에서 할리우드 액션스타로, 다시 정치인으로 성공가도를 달려왔지만 정작 퇴임은 쓸쓸했다.

전임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가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재정위기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2003년 주민소환으로 불명예 퇴진한 뒤 주지사직에 올랐으면서도 재임 7년 동안 땜질식 처방만 남발하다 더 심각한 재정위기만 남겨놓았다.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제리 브라운 후보가 승리하면서 정권재창출도 이루지 못했다.

 조 매튜스 새로운 미국 재단’(NAF) 선임연구원은 2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기고문에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주지사로서 거둔 업적을 강조했지만 정작 대중들은 그의 실패에 더 주목해야 한다.”면서 그가 초래한 실패야말로 캘리포니아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http://www.latimes.com/news/opinion/commentary/la-oe-mathews-arnold-20110102,0,5186679.story

슈워제네거 주지사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재정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약속을 결국 지키지 못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는 임기초반에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을 모든 유권자와 함께 감내했어야 했지만 손쉽게 150억 달러를 빌리는 방안을 택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산업기반이 튼튼한 곳 가운데 하나이지만 만성적인 재정위기와 이로 인한 정치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20년간 법정처리기한에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네 번뿐이다. 지난해만 해도 주의회는 19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 해소방안에 대한 갈등 때문에 2010-2011회계연도를 시작한지 100일도 더 지난 10월에야 가까스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재정위기의 근원 가운데 하나는 말도 안되게 낮은 재산세율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19786월 통과된 주민발의 13. 주민발의 13호 제1a항은 부동산 재산세 최대치는 해당 부동산의 총 현가의 1%를 초과해서는 안된다.”라고 규정한다. 거기다 매년 재산세 인상률이 2%를 넘을 수 없도록 했으며 향후 주 정부가 세금을 인상시키고자 할 때는 주 의회의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도록 했다.

주민발의 13호는 1970년대 조세저항운동의 결과물이었다. 1960년대까지 부동산 관련 세금은 탄력적이었지만 주택가격이 폭증하면서 조세저항이 거세졌고 결국 주민투표를 통해 찬성 64.8%, 반대 35.2%로 주민발의 13호가 통과됐다.

문제는 주택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재산세는 거의 변동이 없게 됐다는 점이다. 가령 10만 달러 주택이 10년 뒤 50만 달러가 되어도 세금은 20%만 오를 뿐이다. 사실상 세금이 줄어드는 셈이다.

민주당은 세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지만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끝까지 여기에 반대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50억 달러 이상을 외부차입하는 한편, 경찰관과 공무원들을 정리해고하고 공립학교 등록금을 인상하는 등 재정지출을 줄이는 것을 비롯해 복역기간이 얼마남지 않은 재소자 일괄석방, 과속자동차 단속 대폭 강화를 통한 벌금수입 증대 등이었다. 그는 2009년에도 3만명이 넘는 교사를 해고했다.

가령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201018일 재정 적자 해결을 위한 긴축예산안을 내놓으면서 기존의 신호 위반 단속 카메라에 과속 감지기를 설치해 과속 운전자도 단속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과속 단속에 걸린 운전자는 규정 속도 초과 정도에 따라 최고 325달러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 슈워제네거 지사는 신호위반 단속 카메라 500대에 과속 감지기를 설치하면 연간 240만명의 과속 운전자를 적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연간 범칙금 수익이 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주 당국은 추산했다.

그는 2010125일에는 자금을 지원해 멕시코에 교도소를 짓고 캘리포니아주 교도소에 수용된 밀입국 범죄자들을 이전해 관리하면 예산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멕시코에 교도소를 짓게 되면 건설 비용이 절반으로 줄고 교도소 관리 비용도 절반으로 감축돼 한해 10억 달러 가량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멕시코 정부에 물어보긴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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