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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풍물시장 노점상들, "서울시는 약속지켜라" (2004.6.11)

by betulo 2007.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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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시장 노점상들, "서울시는 약속지켜라"
풍물시장 풍비박산될 판
서울시 밀어붙이기 행정 또 말썽
2004/6/11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서울시의 밀어붙이기 행정이 풍물시장 노점상들의 강력한 저항을 부르고 있다.

 

전국노점상연합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애초 약속한 풍물시장 활성화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고 오히려 강압적으로 주차장 건설 공사를 강행하려 한다”며 총력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게다가 전노련은 서울시가 청계천복원공사를 진행하면서 청계천 노점상들과 철거문제로 대화를 나눌 무렵 노점상단체 고립화와 용역을 이용한 기동단속 등을 꾀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동대문운동장 풍물시장 노점상들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에서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주하는 조건으로 견인주차장 폐지, 차광막과 상하수도 설치 등 풍물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는데도 이를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더구나 서울시가 견인주차장에 지난 3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순환버스 주차장 공사를 시작한 것도 노점상들의 불만에 불을 질렀다.

 

김인수 전노련 수석부의장은 “서울시가 끝까지 약속을 안지키면 청계천으로 장사하러 나가는 ‘장사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경림 전노련 선전국장은 “상하수도 시설이 미비해서 냄새가 진동하고 쓰레기장이 부족해 오물이 쌓이는데다 차광막 시설이 없어 비가 오는 날은 장사를 할 수 없는 게 풍물시장의 상황”이라며 “서울시는 분노한 노점상들이 반발하자 과거 소환장을 받았던 사람들을 재소환하는 등 공안탄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풍물시장이 처음엔 장사가 잘 됐지만 지금은 장사가 안된다”며 “청계천으로 돌아가자는 얘기가 노점상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풍물시장에서 만난 노점상들은 너나없이 “장사가 안돼 죽을 맛”이라는 걱정을 털어놨다.

 

전국노점상연합은 이날 서울시가 작성한 ‘청계천노점 일제정비계획’ 문건을 공개했다. 가장 문제가 된 구절은 △예상동향과 대응전략 부분이다. 문건에는 ‘전노련 대응전략’으로 “11월29일까지 이전 수용 노점에 확인용 스티커를 배포하는 한편 전노련을 대상으로 한 일제정비를 예고하여 전노련 회원을 최대한 동요 -전노련 중앙을 설득하여 중구지역 지원을 차단하고 고립화전략 추진”이라고 적고 있다. 또한 “일제정비후 재발생 노점에 대해서는 기동단속으로 완전 근절” “노점상 방해시 용역으로 차단”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전노련이 공개한 이 문건은 2003년 11월 서울특별시 건설기획국이 작성했으며 △불법노점 현황 △노점상단체 현황 △그동안 시의 대응 △예상동향과 대응전략 △일제정비 추진계획 △경찰청 협조 요청사항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서울시 문건에 대해 전노련은 서울시를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김흥현 전노련 공동의장은 “노점상들을 이간시켜 투쟁대오를 붕괴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저들의 분열공작에 속지 말고 끝까지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최인기 전노련 사무처장은 “서울시와 경찰이 사태해결은 안하고 공작과 음모를 꾸몄다는 것을 보여주는 문건”이라며 “서울시와 경찰의 반민중적 본질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문건위조 가능성을 내비치며 문건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박정우 건설행정과 주임은 “문건은 표지와 내용물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공서에서 나오는 모든 방침서는 각 쪽마다 결제 고무인을 찍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전노련에서 공개한 문건은 원형 고무인이 내용물에 없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6월 11일 오전 5시 16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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