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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단독보도] 아시아지식인들도 “부시낙선” (2004.3.17)

by betulo 2007.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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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보도] 아시아지식인들도 “부시낙선”
[부시낙선]반부시 아시아지식인선언 18일 10시 느티나무에서 발표
선언문 전문 입수
2004/3/17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이라크전쟁 1주년을 맞아 이라크전쟁 반대와 부시낙선을 주장하는 아시아지식인선언이 발표된다. 반부시 아시아지식인선언은 아시아 지식인들이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부시’를 지구촌의 공동의제로 간주하고 발언하는 첫 사례이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맞아 전지구적 부시낙선운동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한국), 김승국 평화만들기 대표(한국),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한국), 황상익 서울대 교수(한국), 천광싱 칭화대 교수(대만), 웰든 벨로 필리핀대학 교수(필리핀), 찬드라 무자파 정의로운 세계를 위한 국제운동 대표(말레이시아) 등 1백여명의 아시아 지식인들은 18일 서울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부시 아시아지식인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는 부시낙선운동의 그간 경과와 현황도 보고할 예정이다.

 

반부시 아시아지식인선언은 △미국 정부에 이라크침략이라는 ‘범죄행위’ 사죄와 즉각 철수 요구 △부시낙선을 위한 지구적 연대 천명 △반전평화운동, 반세계화운동, 반부시 캠페인의 공동전선 구축 △미국 운동과 미국외 운동의 연대 △미국 유권자들에게 부시낙선 촉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시아 지식인들은 “세계는 부시가 사라질 때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부시낙선을 촉구했다. 선언문은 “부시가 존재하는 세계는 안전하지 않으며 부시가 재선된다면 세계는 야만이 판치는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지식인선언은 부시 낙선이 미국인들에게도 이롭다는 점을 역설했다.

 

선언문은 “부시가 존재하는 미국은 민주적이지 않다”며 “부시가 다음 4년에도 백악관을 차지한다면 미국은 지구 공동체에서 더욱 더 고립된 나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언문은 이어 “한줌밖에 안되는 전쟁광을 빼고는 부시 정권 아래서 미국 인민들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경고했다.

 

선언문은 특히 “미국이 역사를 통해 전세계의 귀감이 됐던 공화주의 전통이 부시 정권 아래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애국법을 예로 들었다. 선언문은 “또다른 미국은 가능하다”며 “부시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 투표할 것”을 미국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강국진 기자 sechenkhan@ngotimes.net

  

이라크침략 1주년에 즈음한 반부시 아시아지식인선언

"부시없는 세계는 더 안전하다"

 

미국의 이라크침략 1주기를 즈음하여 아시아 지식인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이며 무익했다는 우리의 기존입장을 다시 확인하면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부시행정부의 무모한 도박은 어떠한 적법성의 외양조차 갖추지 못한 매우 의심스러운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평화와 안정을 악화시킨 그 전쟁은 어떠한 대량살상무기도 발견하지 못했고 이라크 주변지역에 악영향만 미쳤다. 이라크침략은 심지어 부시 행정부 자신의 목표와 기준에 비춰보더라도 완전히 실패했다. 게다가 우리는 부시 행정부가 전세계 인민의 자유의지를 짓밟으려는 시도를 멈추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부시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 그리고 이른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은 대량살상무기의 증거, 국제적 동의, 심지어 미국 인민들의 법적·민주적 동의조차 없는 상태에서 이라크같은 독립국가를 침략함으로써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국제적시스템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부시 행정부는 미국인들과 세계의 안전을 볼모로 잡아 몇몇 나라를 ‘악의 축’으로 낙인찍는 내정간섭적인 대외정책으로 자신들의 전쟁행위를 정당화한다.

 

다행히 대중들이 전쟁 후 부시 행정부의 극단적인 군사주의를 인식하면서 반전평화운동이 강력해지고 있으며 전쟁과 부시 행정부에 반대하는 대중의 비판적 자각도 높아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부시반대 정서가 수사적·정치적으로 지구적인 동의를 얻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라크침략 1주기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판가름할 미국 대선이 열리는 해이다. 부시 행정부가 추구하는 선제공격전략이라는 제국주의전략의 파괴적 결과를 목격한 지구촌 공동체는 오는 11월에 있을 대선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이구동성으로 촉구한다. 2004년 대선은 미국 국내문제일 뿐 아니라 지구적 의의를 가지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왜 미국인가’ 혹은 ‘왜 우리인가.’ 그것이 9·11사건을 겪은 후 미국 일반 시민들의 첫 번째 반응이었다. 이것은 미국 국내여론과 미국 바깥의 지구적 여론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준다. 미국인들은 이러한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고통스럽더라도 당신들은 외국인들이 부시 대통령의 미국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깨달아야 한다. 이라크침략 1주기를 맞아 우리는 지구를 뒤덮고 있는 미국의 일방주의와 군사주의로 인해 세계가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당신들에게 일깨워주고 싶다.

 

특히 평화적·외교적 수단으로 국가간 갈등을 풀려 하지 않는 야만주의의 덫에 빠진 부시 대통령은 분명히 세계와 미국을 잘못 이끌고 있다. 부시의 군사적 헤게모니는 지구 공동체가 잔인한 폭력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낼 위험한 테러리즘에 노출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부시 없는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전할 것이다.

 

미국이 제국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부시 행정부의 군사적 지구화 정책은 이에 저항하는 전세계 인민들의 강력한 비판과 저항을 가져왔다. 부시 대통령을 진심에서 우러나는 친절과 열렬한 환영으로 맞이하는 곳은 전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미국은 전쟁 대신 평화라는 압도적인 힘에 호의를 느끼는 지구 공동체에 둘러싸여 고립되고 있다. 세계에서 고립된 미국은 반미 테러리즘의 공포를 계속 유포할지도 모른다. 이는 더 안전한 세계를 염원하는 미국 인민들에게도 불행한 상황이 될 것이다.

 

국내적으로 미국은 현재 역사 속에서 민주주의 자원을 풍성하게 했던 공화주의 전통이 심각하게 쇠퇴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과거 미국은 인권과 인민의 결정, 사상의 자유에 대한 열렬한 존경이라는 면에서 전세계 민주주의의 모범적인 전형을 보여준 나라로 평가받았다. 부시가 모습을 드러낸 이후 제국의 권력은 이처럼 훌륭한 공화주의의 유산을 끊임없이 공격한다. 테러리즘과 싸운다는 허울 아래 시민의 자유를 박탈해버린 애국법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인권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은 법의 이름으로 희생당했다.

 

이라크침략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부시가 존재하는 세계는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부시가 존재하는 미국은 민주적이지 않다고 단언한다. 세계는 부시가 사라질 때 더 안전해질 것이다. 미국은 비민주적이고 군사적인 제국 헤게모니를 극복해야만 공화주의 전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부시가 다음 4년에도 백악관을 차지한다면 미국은 지구 공동체에서 더욱더 고립된 나라가 될 것이다. 부시가 재선된다면 세계는 야만이 판치는 무법천지가 되고 말 것이다. 한줌밖에 안되는 전쟁광을 빼고는 부시 정권 아래서 미국 인민들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미국 인민들이 지구 공동체가 부시 행정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란다. 평화를 염원하는 전세계 인민들의 강력한 연대의 실체를 파악하기를 원한다. 세계평화와 민주주의를 주도하는 국가라는 미국의 영광스런 명성을 되찾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미국인들이 ‘또다른 미국은 가능하다’는 말을 되새겨 보라고 권한다.

 

부시낙선은 우리의 목표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미국 인민들의 선택은 세계의 운명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당신들의 현명한 선택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그것은 세계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부시와 부시행정부는 이라크침략이라는 ‘범죄행위’를 사죄하고 이라크에서 지금 당장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

 

2. 지구 시민사회는 부시를 권좌에서 몰아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부시 낙선’이 지구시민단체가 이뤄야 할 시급한 과제라는 것을 힘주어 강조한다. 부시행정부와 네오콘의 일방주의와 극단적 군사주의가 세계평화와 지구적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이다. ‘부시’는 미국 국내문제가 아니라 지구적 문제이다. 이와 함께 지구를 진정으로 포괄하는 최근 지구화 경향을 지켜보면서 지구 시민사회는 전세계 모든 인민들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는 ‘민주적인’ 미국 정치사회를 감시하고 개입할 모든 권리를 가진다.

 

3. 반부시와 반전행동의 다양한 형태의 활동에 동의하면서, 우리는 반전평화운동, 반세계화운동, 반부시 캠페인에 포함되는 다양한 조직과 캠페인이 미국 대선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함께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미국을 아우르는 운동전선과 미국 바깥의 지구적 운동전선이 결합해야 한다.

 

4. 미국 인민들은 부시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 투표해야 한다. 미국인들이 부시를 위해 투표한다면 그들 나라와 세계 모두에게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미국 시민들은 미국이 심각한 정치적 쇠퇴를 경험하고 있으며 부시가 백악관에 있을 4년이 미국을 국제적 고립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평화를 위한 행동이 ‘또다른 미국은 가능하다’는 새로운 확신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번역=강국진 기자 sechenkhan@ngotimes.net

 

2004년 3월 17일 오전 8시 33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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