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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시민의신문 예산기사

의욕만 앞서는 보육시설 확충

by 자작나무숲 2007. 4. 3.
의욕만 앞서는 보육시설 확충
미리보는 2007년도 예산안 ②-보육정책
“민간 보육시설장 반발에 정부의지 후퇴”
2005년도 집행실적 48% 불과
2006/7/26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2년 4875억원(중앙정부 2397억원)이었던 한국의 육아지원 예산은 2005년에는 1조5713억원(중앙정부 7313억원), 올해 2조2199억원(중앙정부 1조588억원)으로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전년대비 44.8%가 늘어났다.
2004년 6월부터 보육 업무를 보건복지부에서 이관받은 여성가족부 보육예산은 올해 7910억원이었다. 여성가족부는 내년도 예산으로 1조1천억여원을 요구한 상태다. 크게 △보육시설운영지원 4천여억원 △보육료지원 6천여억원 △보육시설기능보강 6백여억 △보육인프라구축 120여억원 등이다. 2005년도 결산 결과 여성가족부 총 지출액은 6840억원이며 이 가운데 보육분야 지출액은 여성가족부 총지출액의 91.2%인 6244억원이었다.
<시민의신문>은 예산감시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획으로 ‘미리보는 2007년도 예산안’을 5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연재순서> 미리보는 2007년도 예산안
1강. 노동
☞ 2강. 사회복지 - 보육정책
3강. 국방
4강. 농업
5강. 환경

여성가족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사업이 정확한 계획수립 없이 진행되고 있어 예산낭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보육시설 확충을 위해 518억원을 내년도 예산액으로 요구했다. 이는 올해 예산 224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내역별로 보면 △국공립시설 신축 435억원(올해 198억원) △장애아전담시설 신축 21억원(올해 26억원) △국공립시설 기자재구입비 37억원(신규) 등이다.

여성가족부는 이를 통해 국공립 보육시설을 110곳에서 150곳으로 늘리는 것을 비롯해 장애아보육시설 신축 10곳, 임대보육시설 국공립화 100곳(신규), 학교복합화 사업 2곳(신규), 국공립시설 기자재구입비 150곳(신규) 등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국공립신축은 국고보조 70%를 지원하고 학교복합화 사업은 국고보조 80%, 기타는 국고보조 50%를 지원한다. 여성가족부는 2010년까지 국공립보육시설을 매년 150~200곳씩 확충해 지난해 1473곳이었던 보육시설을 2010년에는 2700곳으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시민의신문DB자료사진> 이정민기자 

지난해 5월 민주노동당 보육특별위원회 소속 당원들이 서울 명동거리에서 길거리 보육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기존 사업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확한 평가 없이 의욕만 앞세운다는 점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달 발표한 ‘2005년도 세입·세출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보육시설 기능보강사업은 이미 적지 않은 문제를 노출했다. 무엇보다도 전체 예산의 절반이 넘는 예산을 전용했으며 집행실적은 당초 예산 대비 48%에 불과했다.

주먹구구식 사업진행

여성가족부는 504억2천만원에 이르는 예산을 수립했지만 집행액은 242억여원에 그쳤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저소득가정보육료 지원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261억여원을 전용해 242억여원만 집행했다. 내역별로 살펴보면 국공립 보육시설 신축지원 382억여원 가운데 242억여원, 장애아 전담시설 신축 34억원 가운데 9억여원, 증개축과 개보수 75억여원 가운데 5억여원, 개보수비 37억여원 가운데 300만원, 정보센터설치비 9억6천만원 가운데 4억8천만원 등이다.

당초 정부는 공보육 강화를 위해 국공립 보육시설을 획기적으로 확충하는 계획을 세웠다. 2004년에 연간 100곳을 목표로 했고 2005년에는 연간 400곳으로 목표를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초 예산의 36.6%만 집행했고 400곳 계획 대비 33.5%인 134곳에 대해서만 지원했다. 게다가 이 가운데 2006년 6월까지 개원한 국공립 보육시설은 22곳에 불과하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런 결과에 대해 “당초 보육시설의 하드웨어 측면에 대한 재정지원을 과도하게 확대하는 게획을 수립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집행부진으로 발생한 미집행액을 재정 소요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저소득가정 보육지원비로 전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결과는 사실 예견된 것이었다. 여성가족부는 2004년에 “국공립보육시설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할 때 시민단체에서는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2004년 신축시설의 평균단가가 인천의 경우 1㎡당 112만원 수준인데 2005년도 예산안에 계상된 단가는 72만5천원으로 실제 소요단가의 70%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적정규모와 서비스수준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었다. 2005년도 예산요구를 위한 보조금 신청결과 지자체 보조금 신청물량이 보조금 신청을 마친 2004년 5월 현재 29건에 불과했던 점도 과다한 예산계상이란 비판의 근거가 됐다.

여성가족부, “지자체 돈 없다” 핑계만

여성가족부는 보육시설 기능보강예산 상당액을 저소득층 보육료지원에 전용된 문제에 대해 “학부모들이 얼마나 보육료신청할지 예측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생각보다 많이 신청했다”며 “저소득층 보육료지원은 법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예산이기 때문에 전용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보육시설 기능보강사업은 지자체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은 재원마련이 여의치 않았다”고 변명했다. 그는 “2007년도 예산안에서는 지자체에 더 많은 교부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요구했다”며 “지자체에도 보육시설 기능보강사업을 독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윤경 전국보육노조 사무처장은 “민간사업자들이 국공립시설 못 짓게 로비를 굉장히 심하게 한다”며 “정부정책인데도 이해관계에 따른 반발에 대해 정부가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정부의 의지부족을 비판했다. 그는 “지역에선 보육시설연합회가 세력화되 있다”며 “작년에 국공립확충 위해 여성부장관이 지자체 다니면서 설명회 할 때 어떤 지역에선 ‘표 떨어지니 오지 말라’고 얘기할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통합관리 제대로 안된다
부처간 의견조정기구 설치 규정한 법규도 무시


보육예산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보육정책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정부 시스템 구축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이와 함께 보육예산 대부분을 지방자치단체 보조방식으로 집행함에도 불구하고 여성가족부는 보조사업자인 지자체의 사업 수행을 관리·감독 책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영유아보육법 5조는 보육정책조정위원회, 유아교육법 4조는 유아교육·보육위원회를 부처간 의견조정기구로 설치하도록 규정했지만 부처간 이견으로 인해 여지껐 구성하지 않았다.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발표한 새로마지플랜(시안)은 보육정책을 둘러싼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지 못했다.

현재 보육분야 정책은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교육부(유아교육), 농림부(농촌지역 보육지원), 노동부(직장보육) 등에서 실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설치했다. 최근 부처간 쟁점은 보육시설에 대한 기본보조금 지원 확대, 보육료 자율화 문제, 유아시설과 학원에 대한 지원문제, 아동 수당 도입 문제 등이다.

김지연 여성가족부 보육재정팀 사무관은 보육정책을 조율하는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현재 이견조정은 주로 국무조정실에서 하고 있다”며 “시스템이 없어서 이견조정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새로마지플랜에 대해서는 “부처간 이견도 있고 부처 안에서도 의견조정이 필요한 사항이 있으며 시민단체 의견수렴도 충분히 해야 하는 등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조만간 새로마지플랜에서 확정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2006년 7월 26일 오전 11시 32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60호 9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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