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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시민의신문 예산기사

“평가인증제 보육노동자만 고생한다”

by 자작나무숲 2007. 4. 3.
“평가인증제 보육노동자만 고생한다”
전국보육노조 “보육노동자 근로조건 개선이 먼저”
여성가족부 “평가인증제로 보육의 질 높아지고 있다”
2006/7/26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여성가족부가 실시하고 있는 보육시설 평가인증제가 정작 보육서비스를 담당하는 보육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증가시키고 노동조건은 악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한다는 비판을 보육노동자들이 제기하고 나섰다.

전국보육노조는 지난 22일 개최한 ‘보육공공성 확보와 보육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토론회’에서 “보육시설에 평가인증제를 시행하면서 보육 노동자 55.8%가 노동시간이 늘었다”는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보육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오전 여성가족부가 있는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육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의 보육공공성 확보를 촉구하고 있다.
<시민의신문DB자료사진> 이정민기자 

전국보육노조는 지난달 27일 여성가족부가 있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육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의 보육공공성 확보를 촉구했다. 이들은 공공보육의 책임을 맡고 있는 여성가족부에 책임이 있다며 보육노동자의 기본권보장을 위해 여성가족부와 면담할 것을 요청했다.

“노동시간 증가로 보육노동자들이 극심한 피로감, 보육업무 준비 미흡으로 보육의 질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육노조 인천지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가인증제 시행 후 평균 노동시간은 12시간으로 나타났으며, 10시간 일한다는 비율이 92%로 나타났다. 그러나 단지 10%만 초과근로수당을 지급받았다.

이윤경 보육노조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 “평가인증을 준비하기 위해 청소, 서류작성, 환경개선 하느라 가뜩이나 근무여건이 나쁜 보육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이 오히려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가인증을 준비하는데 평균 6개월을 매달려야 한다”며 “한 현장교사는 ‘6개월 동안 밤 11시 이전에 퇴근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가인증을 받기 위해 목돈을 들여 시설을 개선하느라 정작 교사들 월급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 1인당 아동을 줄이고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노동강도만 강화하는 평가인증은 전형적인 졸속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무처장은 이와 함께 “현장에선 평가인증을 위한 인증지표가 제대로 된 것인지 논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리시스템이 있는 건 바람직하지만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평가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게 보육노조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평가인증을 담당하는 현장관찰자들은 비정규직에 제대로 훈련도 못받은 사람들인데 그들이 반나절이나 하루 관찰하고 얼마나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지 의문”이라며 “현장관찰자 자체에 대한 불만도 현장에서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가족부가 일선 교사들과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남점순 여성가족부 보육재정팀 사무관은 “보육시설 전반적으로 열악한 환경이고 특히 민간보육시설은 회계장부조차 없는 곳이 있을 정도”라며 “이런 상황에서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기기 위한 사업이 평가인증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가족부가 보육 질을 높이려고 의욕적으로 나서다 보니 노동강도가 올라가는 건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가정집이라도 손님 한명 오면 청소도 하고 집안도 가꾸지 않느냐. 그동안 보육시설 상당수는 그조차도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보육시설에 예산을 지원하는 정부 입장에선 그만한 근거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면하며 “아직 평가인증을 받은 곳이 소수이다 보니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면도 있다. 평가인증을 받고 나면 잘했다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보육교사 처우개선은 절실하다는 데 동의하며 조만간 실태조사도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평가인증제는 ‘효과적인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도록 유도’하고 ‘질적 수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보육수요자가 보육시설을 합리적으로 선택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보육시설 평가인증제를 시범운영한 데 이어 올해부터 이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08년까지 모든 보육시설이 평가인증에 한번씩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는 내년도 예산으로 50억원을 요구한 상태다.

여성가족부 예산요구안에 따르면 올해 평가인증제 사업비는 16억원이었으며 육아정책개발센터를 사업시행주체로 한다. 대상 시설은 지난해 1천곳, 올해 4천곳에 이어 내년에는 1만곳으로 증가한다. 개별 시설이 평가인증을 받으려면 정부의 일정한 기준을 통과해야 하고 평가를 받은 곳만이 보육시설의 교사 처우 개선비를 지급 받을 수 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보육노동자 실태 열악, 41%가 월급 100만원 미만
보육노동자들의 노동실태가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보육노조가 지난 22일 주최한 토론회에서 밝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육노동자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3.9시간에 이른다. 2001년 조사에서는 59.3시간이었다. 주5일제 실시 이후에도 주당 노동시간은 5시간 정도 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업무가 전가되기 때문에”(36.8%) 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휴가규정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는 13.6%에 불과했고, 출산 후 유급휴가는 31.8%만이 사용할 수 있었다. 결혼 후 근무 54.6%, 임신 후 근무 38.7%도 보육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보여주는 수치다.

도시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2005년 현재, 222만원이지만 보육 노동자는 105만원에 불과하다. 41.5%가 1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최저임금 수준인 80만원 미만을 받는 경우도 14%나 된다. 휴일노동(82%)과 야간노동(74.7%) 수당은 거의 지급받지 못한다. 정부의 사회복지/보육시설 종사자 임금 및 수당 지급 가이드라인(지침)에는 급식/중식비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59.3%가 중식비를 못 받았고 18%는 시설에 반납했다. /강국진 기자
2006년 7월 26일 오전 11시 38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60호 9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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