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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강남구 CCTV 범죄예방효과 없다

by 자작나무숲 2007. 3. 25.


인권단체 “법적근거 없는 감시카메라 인권침해"

2005/9/8


강남구가 지난해 8월 ‘강력범죄 제로화’를 내걸며 강남구 전역에 설치한 CCTV가 범죄율 감소에 거의 쓸모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인권단체들은 지난 8일 서울경찰청이 제출한 국정감사 답변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CCTV 설치 이후 강남경찰서의 5대범죄감소율은 서울시 전체 범죄감소율의 절반 정도밖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인권단체들은 지난 8일 오전 11시 강남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4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인구 10만명당 서울시 5대범죄(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발생율은 전년도 동기 대비 11%가 줄었지만 강남경찰서는 6.9% 줄어든 것에 불과하다”며 CCTV의 효용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인권단체들은 “CCTV 설치 직후인 2004년 8월에는 직전 122건이던 인구 10만명당 5대범죄발생율이 한달만에 95건으로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결국 6개월만인 올해 2월에는 123건으로 다시 증가하는 반짝 효과만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서울 31개 경찰서 범죄감소율 순위에서 24위에 그치는 결과이다. 특히 관제센터를 운영한 지난 11개월간 CCTV를 활용해 범인을 검거한 건수는 36건에 불과했다. 


CCTV 설치 이전과 이후 각 1년간 범죄발생건수 순위를 비교해보면 서울시 전체 31개 경찰서 가운데 강남서는 살인은 16위에서 11위로, 강도는 8위에서 3위로 오히려 높아졌으며 절도, 강간, 폭력은 순위변동이 없었다. 


인권운동가들은 이같은 통계를 근거로 CCTV가 실효성은 없으면서 인권만 악화시킨다고 규탄하고 나섰다. 지음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CCTV가 범죄를 줄인다는 착각에 빠져 안심할수록 근본적인 범죄예방 대책 수립은 어려워 진다”며 “CCTV 천국인 영국조차 CCTV가 가로등 하나 설치하는 것만큼도 효과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말했다. 지음은 “CCTV는 골목마다 사복경찰을 세워 놓는 것과 다름없다”며 “범죄예방 효과는 미미하고 인권침해는 너무나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이은우 변호사는 “강남구에 설치된 CCTV는 법적으로는 강제처분에 해당하며 길거리에서 불심검문을 당하는 것보다도 큰 인권침해 여지가 크다”고 심각성을 지적한 뒤 “강남구가 얼마나 인권에 둔감한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렇게 민감한 논란을 일으키는 CCTV가 법적인 근거를 전혀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가인권위는 이미 지난해 5월 초상권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근거 법률 제정을 권고한 바 있으며 대한변호사협회도 법률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강남경찰서에서는 내부 운영규정이 있다고 하지만 변명에 불과하다”며 “내부규정은 언제든 고칠 수 있고 위반해도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할 때 결국 CCTV는 강남구민들을 인권 사각지대에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강남구가 설치한 CCTV는 근거법령이 전혀 없는데도 강남구는 일단 해놓고 보자는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근거법령을 마련할 때까지 CCTV 확대계획을 즉각 폐기하고 이미 설치된 CCTV에 대해서도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남구는 지난해 272대의 CCTV를 설치했으며 추가로 10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CCTV는 대당 1천500만원이며 360° 회전기능과 22배 줌기능이 있으며 실시간 수배자 얼굴과 비교대조할 수 있다. 


강남구의 독선적인 행태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서만식 민주노동당 강남구위원회 지방자치위원장은 “강남구는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도 주민참여제도가 가장 부족한 곳”이라며 “CCTV강행 추진은 빈부양극화가 극심하면서도 재산 많은 주민을 위한 정책만 있는 강남구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켠에선 미8군과 자매결연을 맺고 다른 한켠에선 포이동 주민들이 사람 대접도 못받는 처지에 내몰린 곳이 바로 강남구”라고 강조했다. 


언론의 보도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지음은 이렇게 꼬집었다. “강남구가 지난해 CCTV를 처음 설치할 때 언론은 돈이 많아서 최첨단 설비를 설치한다 보도했습니다. 설치 이후 사흘만에 범죄자를 검거했을 땐 CCTV의 효과가 입증된 양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CCTV가 없었더라도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건 무시했죠. CCTV 설치하고 나서 강남구가 고작 6개월간 통계로 효과를 홍보할 때 언론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해 줬습니다. 그러나 전세계 어디에서도 CCTV가 범죄를 낮춘다는 통계는 없습니다.”


2005년 9월 8일 오후 13시 14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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