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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경찰 개혁론

“경찰 수사주체성은 시대적 요구” (2005.7.4)

by 자작나무숲 2007. 3. 24.
“경찰 수사주체성은 시대적 요구”
[경찰개혁] 시민사회 감시 필수
서보학 교수, 검경수사권조정 발제
2005/7/4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시민의신문과 인권실천시민연대가 경찰의 다양한 개혁과제들을 인권의 관점에서 점검하자는 취지로 매달 개최하는 경찰개혁 연속 토론회 두 번째 ‘인권친화적인 경찰수사를 위하여-검경수사권조정논의와 사법개혁추진위원회 논의를 중심으로’가 지난달 2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일선 수사경찰과 시민운동가 등 각계 인사 3백여명이 참여한 이날 토론회는 인권친화적인 경찰수사를 제도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깊이있게 토론하는 자리였다. <편집자>
<진행순서>
●일시: 6월 29일 10시
●장소: 국회 헌정기념관 대회의실
●사회: 김희수 변호사(인권연대 운영위원)
●주제발표
-서보학 경희대 법대 교수: ‘검찰·경찰의 수사권 조정은 시대적 요구’
-하태훈 고려대 법대 교수: ‘공판중심주의 확립을 위한 형소법개정안과 수사환경의 변화’
●지정토론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
  이병래 변호사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
  황운하 경찰청 수사권조정팀장

“검찰·경찰간 합리적인 수사권 배분은 수사현실과 법제도의 불일치 제거, 권력 분산과 견제를 통한 민주주의와 법치국가이념 실현, 수사권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실체적 진실발견과 사법정의 실현, 수사기관간 견제와 균형을 통한 피의자 인권보호, 사법경찰조직 발전 등을 위해 반드시 성취해야 할 형사사법 분야의 중요한 개혁과제이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서보학 경희대 법대 교수는 “수사권 조정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혔다. 서 교수 논지의 핵심은 검찰·경찰이 범죄수사에 상호 협조하면서도 감시하고 견제하는 관계로 재정립하는 것이 국민의 이익을 위해 바람직한 수사구조이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사법경찰관에게 수사주체성을 인정하고 검경협력관계를 명시해야 한다는 데 있다.

서 교수는 현 수사권 구조가 △검찰권력 독주와 검찰 수사기관화 △총체적인 수사권 부실 △수사단계에서 피의자 인권보장 약화 등 부정적 결과를 낳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전체 형사범죄의 97% 가량을 경찰이 처리하는데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사법경찰관리는 검사를 보조하는 역할만 하고 수사권의 주체는 검사로 돼 있다. 결국 실체적 역할에 걸맞는 법적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경찰로 하여금 ‘무책임한 수사’를 하도록 부추긴다는 것이다.

“역할 걸맞는 권한 줘야”


지난 29일 오전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인권친화적인 경찰수사를 위하여' 토론회에서 청중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시민의신문 양계탁기자 
지난 6월 29일 오전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인권친화적인 경찰수사를 위하여' 토론회에서 청중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서 교수가 주장한 검경 수사권 조정 모델은 경찰에게 수사주체성을 인정하고 검경관계를 대등·협력관계로 규정하며 검찰 송치 이전에는 검찰이 경찰수사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검찰이 경찰수사를 통제하는 장치도 확보하도록 했다.

서 교수는 수사권조정이 실체적 진실발견과 사법정의 실현, 인권보장 강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독점한 수사권을 경찰과 나누게 해 수사권 독점과 부당한 수사간섭에 따른 왜곡가능성을 방지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검경이 서로 견제하기 때문에 한쪽에서 사건을 은폐·축소하기도 쉽지 않고 실체적 진실발견에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경찰수사 과정에 의혹이 있으면 검찰이 수사해 책임을 묻게 해야 한다”며 “경찰도 함부로 피의자인권을 유린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와 함께 검경 모두 수사과정을 외부인에게 참여시켜 외부감시를 확대·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단체 감시활동, 국가인권위 조사권한 강화, 수사과정 영상녹화 의무화 등을 통해 인권친화적 수사를 정착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경찰수사인력의 31%에 이르는 검찰 수사인력을 사법경찰로 흡수해 수사인력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선진국도 실질적인 수사역량을 갖춘 경찰에게 1차 수사주도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외국 사례를 들었다. 서 교수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경찰이 수사를 주도하고, 일본은 경찰이 1차적 수사기관, 검찰이 2차 보완적 수사기관으로 정립돼 있으며, 독일 검찰은 자체 수사인력이 없어 ‘손발없는 머리’가 되고 직접수사는 경찰이 도맡아 한다.

경찰도 변해야 한다

서 교수는 이와 함께 △인권존중 수사관행 정착 △사법경찰의 내부독립성과 전문성 확보 △내부감찰 강화, 투명성 제고 △경찰수사 전문성 강화 등 수사권조정과 함께 이뤄져야 할 경찰개혁과제를 제시했다.

서 교수는 “진정한 의미에서 경찰수사권 독립을 이루려면 경찰조직 내부에서도 수사권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인사·보직 등에서 수사경찰을 별도로 관리해야 하고 특히 사법경찰관은 직무수행에서 준독립적 관청으로서 지위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경찰 내부의 부패, 직무태만, 직권남용 등을 청산하기 위해 경찰 내 감찰과 징계기능을 대폭강화해야 한다”며 “감찰·징계위원회에 외부인사를 참여시키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수사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2004년 7월 현재 수사경찰 1만6천4백77명 가운데 경위 이상 간부는 2천8백82명, 경사 이하 비간부는 1만3천5백95명으로 비간부가 82.5%를 차지하고 있다. 경찰조직 자체도 2003년 12월 31일 현재 총 9만2천1백65명 가운데 비간부는 84.98%(7만8천3백25명)에 이른다.

서 교수는 “사법경찰리(비간부 수사경찰)가 실질적인 수사를 주관하고 사법경찰관(간부 수사경찰)은 도장만 빌려주는 현 수사관행으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간부중심 수사관행을 하루빨리 정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그런 점에서 올해 1월부터 경찰이 시행하고 있는 수사경과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공개법정이 형사절차 중심”

자백중심ㆍ이중수사 탈피 사법신뢰 높일 장치
하태훈 교수, 공판중심주의 발제

하태훈 고려대 법대 교수는 사개추위 기획추진단에서 논의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가 확립될 경우 예상되는 수사환경 변화로 △자백중심 수사관행 탈피 △조서 증거능력 차별 폐지로 이중수사 불필요 △조사자 증언과 책임수사 △영상녹화물 수사시 변호인 참여 등을 제시했다.

●자백중심 수사관행 탈피= 하 교수는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 자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으므로 수사기관의 일방적 주장인 공소장이나 피의자신문조서 또는 참고인진술조서에 의존하는 재판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더 이상 피의자의 입에 의지하는 수사는 설 땅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앞으로 사법경찰이나 검찰의 수사는 기소여부와 공판을 대비하기 위한 수사여야 한다”며 “공개된 법정이 형사절차의 중심에 서야 투명성도 확보되어 국민의 감시와 통제가 가능해져 사법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를 통해 자백편중의 수사관행도 지양될 것이며 자백을 강요하는 고문과 같은 위법수사의 유혹도 사라지게 되어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서 증거능력 차별 폐지로 이중수사 불필요= 하 교수는 “수사주체에 따른 증거능력 차별을 폐지하여 실무상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정될 것에 대비해 검사는 중복적 피의자신문은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중복적 수사로 인한 피의자에 대한 불편과 부담은 덜어질 것이며 수사기관의 수사력의 효율적 이용도 가능해 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 교수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사건에서는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조사자의 법정증언을 증거로 사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구두변론주의와 반대신문권 보장을 강화하고 실체적 진실발견과의 조화를 꾀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또한 수사과정에서 작성한 참고인진술조서도 피의자신문조서와 동일하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하거나 동의한 경우에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자 증언과 책임수사= 하 교수는 “원칙적으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대신 피고인을 조사했던 검사, 사법경찰관 등의 조사과정에 관한 증언에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규정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조사자로 하여금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진술한 바를 증언하게 하되 피고인 측의 반대신문을 통하여 탄핵받도록 함으로써 실체적 진실발견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사이에 조화를 도모한 규정”이다.  

하 교수는 “적법절차 등을 지키지 않으면 조사자 증언과정에서 탄핵될 것이어서 수사기관의 위법수사를 방지할 수 있고 조사자 증언의 신빙성이 상당히 중요하므로 변호인의 반대신문에도 자유로울 수 있는 사법경찰관만이 수사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책임 있는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상녹화물과 수사 시 변호인의 참여= 하 교수는 “수사기관은 피의자신문조서의 정확성(실질적 진정 성립)과 임의성(특신상황)을 확보하고 수사절차의 투명성과 적법성을 높이기 위하여 신문과정을 영상녹화하고 이를 증거로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피고인이 수사단계에서 하는 진술이 특히 신뢰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해졌는지 여부가 증거능력의 중요한 요건이 된다”며 “따라서 수사기관에서는 피의자신문 시 변호인의 참여를 보장하고 피의자가 실질적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2005년 7월 4일 오전 9시 17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04호 8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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