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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메르스 대응 주인공이 말하는 신종 코로나 해법

by 자작나무숲 2020. 2. 1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공공의료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서울시의 메르스 대응책을 세우는 데 이바지했던 김창보(사진) 전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30일 서울신문 단독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공공의료 확충에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보건학 박사인 김 전 국장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 시민건강연구소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2012~16년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을 지냈고 2017~18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공공의료정책 분야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서울시의 과감한 조치가 화제가 됐다.

 “당시 서울시에서는 2차 감염과 3차 감염까지 발생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데도 정부가 제대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이 극심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린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보건복지부 의견도 들어보고 박원순 시장이 질병관리본부 본부장과 직접 통화도 했다. 정부가 정보를 공개할 뜻이 없다는 걸 확인한 게 결정적이었다. 서울시 단독으로라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로서는 부담감이 상당했을 것 같다. 

 “부담이 당연히 있었다. 서울시에서도 중앙정부에 정면으로 맞서는 걸 걱정하지 않은 게 아니다. 하지만 당시 정부가 거듭된 정보요청에도 불응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소통할 마음이 없다는 걸 확인한 마당에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메르스 사태 뒤 5년 만에 신종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다. 5년 동안 얼마나 달라졌다고 보나.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여러 가지 제도 정비와 보완 논의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감염병 전문병원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으로도 발전했고 중부권과 호남권, 영남권 세 곳에 설립하기로 했다. 호남권은 광주 조선대병원을 첫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나머지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서울 서초구에 건립하려던 중앙감염병병원이 좌초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5년 동안 감염병 대응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문재인 정부 이후 공공의료 강화노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공공병상 비중이 소폭 감소했다. 사실 공공병상이 줄어들었다기보다는 민간병상이 늘어난 게 원인이지만 아쉬운 건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매우 공세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공공의료기관 확충은 그에 못 미친다. 특히 감염병 전문병원이 지지부진한 건 매우 안타깝다. 만약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이 계획대로 됐다면 지금처럼 충남 아산시와 충북 진천군에 우한 거주 국민들을 분산수용하는 문제로 갈등을 겪을 필요도 없었다. 감염병이 현안일 때는 여러 가지 후속대책을 논의하다가 감염병이 사그라들면 너무 빨리 잊어버리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공공의료 수준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보나.

 “공공병상이 최소 20%는 돼야 한다. 그것만 해도 지금보다 두 배다. 공공의료가 너무 취약하다 보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공공의료 기반이 늘어나면 건강보험 보장성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된 권역별외상센터만 해도 공공의료기관이 직접 담당해야 한다. 공공의료는 사회적 공공재다. 평상시 잘 갖춰 놓으면 지금 같은 때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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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문제도 절실하다. 

 “한국은 수도권 집중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의료인 수급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병·의원과 의사·간호사 현황만 봐도 지역 간 불균형이 극심하다. 보건의료는 너무 중요한 문제라 시장에만 맡길 수 없다. 공공의료기관 확충과 공공의료인력 공급 모두 국가가 나서야 한다. 현재 복지부가 추진하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관련 법안도 꼭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여러 지자체가 연합해 공동으로 ‘자치의과대학’을 설립해 공공의료인력을 공급하는데 우리도 그런 방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개원의에게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기류가 있는데 공공의료인력 양성은 개원의가 아니라 공공의료기관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상충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현재 정부 대응을 중간평가한다면. 

 “2차 감염과 3차 감염이 발생했다. 아직까진 보건당국의 통제권 안에 있다는 건 다행이다. 감염경로를 밝히지 못하는 환자가 나오지 않도록 막는게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12번 확진자가 사실 불안하다. 일본에서 접촉한 중국인이라고 하는데 그럼 통제권 밖에서 퍼질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중국인 혐오증이 나타나고 있다. 

 “매우 우려스럽다. 중국인 혐오는 신종 코로나 대책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인 혐오가 심해지면 국내에 있는 중국인 가운데 증상이 있더라도 불이익을 우려해 신고를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정부가 중국어로 된 안내문을 적극 배포해 주면 좋겠다. 그들을 안심시키고 신고방법과 대응요령을 알려야 한다. 중국인 혐오와 배제가 아니라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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