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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파병반대운동

“후세인도 미국처럼 대량학살하진 않았다” (2004.12.1)

by 자작나무숲 2007. 3. 18.
“후세인도 미국처럼 대량학살하진 않았다”
이라크인 2명, 전범민중재판 증언위해 방한
2004/12/1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이라크인 두 명이 전범민중재판에 증언을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달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을 찾은 이라크 엔지오 활동가들인 살람(Salam, 어린이 구호단체 CWB 책임활동가), 하이센(Haythem, 적신월사 자원봉사자)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이라크의 실상을 알리고 전범민중재판 증인으로 참석할 계획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아무리 사담 후세인이라도 미군만큼 그렇게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이들을 죽이지는 못했다”며 “미군은 죽음을 부르는 저승사자일 뿐”이라고 미군을 성토했다. 이들은 “대량살상무기를 빌미로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했지만 미국이야말로 대량살상무기 그 자체”라고 비꼬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군 파병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현했다. “이라크에 있는 모든 외국군은 이라크인들을 죽이는 존재”이며 “한국이 진정 이라크를 돕기를 원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한국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살람(오른쪽 사진): 바그다드에 있는 ‘국경없는 어린이(Chiidren without Border)’라는 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국경없는 어린이는 어린이 구호와 교육활동을 벌이는 단체이다.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팔루자나 사드르에 교육센터를 짓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하이센: 나는 의사이다. 적신월사에서 자원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살람: 전범민중재판 증언도 중요하지만 교육센터 짓는 일을 한국 활동가들과 의논하기 위해서 왔다. 이라크의 상황을 한국인들에게 알리고 싶다. 특히 이라크 파병 한국군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하이센: 파병 한국군의 상황에 대해 한국인들과 토론하고 싶다. 이라크의 실상을 한국인들에게 알리고 싶다.

 

-이라크의 상황은 어떤가

 

△살람: 글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한마디로 말하기 힘들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고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방식의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 가령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인데 미군 탱크가 민간인을 그냥 밟고 지나간다. 미군들은 부상을 입은 이라크인들조차 쏘아 죽인다.

 

팔루자는 지금 무척 위험한 상황이다. 일주일 전에 4천명 이상의 이라크들이 미군에게 학살당했다. 팔루자는 전쟁 전에는 30만이 살았지만 지금은 많은 이들이 죽거나 피난가 버렸다.

 

미군은 온갖 약속을 하면서 이라크에 들어왔지만 사람들을 죽이기만 한다. 도움이 주는 손이 아니라 죽이는 손이다. 누구나 언제라도 죽임을 당할 수 있다. 나 자신 바그다드에선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인 알 후리야(al Huriah)에 살고 있지만 하루라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 안부가 지금도 걱정이다.

 

△하이센: 한마디로 말하기는 힘들다. 자유롭고 안전하게 다닐 수 없는 거리를 상상해봐라. 어디에서 총알이 날아올지 알 수가 없다.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아침에 출근하는 것도 불안하다. 자식이 출근할 때마다 어머니는 자식이 무사하기를 기도한다. 9시 이후에는 길거리를 다니는 게 불가능하다. 무조건 집에 있어야 한다. 집밖으로 나가면 미군들이 총을 쏜다.

 

한마디로 재난상황이다.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미국은 학살을 하고 있다. 이라크 전체를 전쟁터로 만들었다. 처음에 대량살상무기를 빌미로 이라크에 왔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대량살상무기 그 자체다.

 

미국이 지금 하는 짓을 이라크는 할 수가 없다. 사담 후세인조차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지는 않았다.

 

-파병 한국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살람: 한국군은 이라크인들을 돕기 위해 이라크에 왔다고 하는데 무엇으로 우리를 도울 것인가. 총으로? 총으로 우리 아이들을 죽이고 위협해서 돕는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논리다. 제발 집으로 돌아가 달라. 

 

한국인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이라크인들을 도우러 이라크에 왔다면 왜 아르빌로 갔나? 아르빌은 이라크 북부 10여년 전부터 거의 버려진 곳이었고 전쟁피해도 전혀 입지 않은 지역이다. 재건할게 없는 곳에 재건하러 간 것이다. 미국이 요청을 하면 병력을 보태주기 위해 있는 것밖에 더 되느냐. 바보같은 생각이다.

 

△하이센(왼쪽 사진): 한국인 대다수가 무슨 일이 이라크에서 일어나는지 모를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파병에 대해서도 큰 반대를 안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인들이 진실을 알게 된다면 파병을 찬성했을 리가 없다고 믿는다. 파병기간 연장한다는 말을 들었다. 최소한 더 많은 한국군을 보내지는 말아달라. 그 다음에는 완전철군하기를 바랄 뿐이다.

 

-총선거 예정되어 있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지. 현 이라크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살람: 현 정부와 다가오는 선거는 우리에게 똑같이 들린다. 왜냐하면 둘 다 똑같이 미국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점령 아래 있는데 어떤 선택을 우리보고 하라는 것이냐.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다. 현 정부 수반인 알라위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CIA의 도움도 받았던 사람이다. 그는 미국의 아들이다. 그 사람이 다음 수반으로 또 나올 텐데 후세인보다 나을 게 없을 것 같다.

 

△하이센: 살람의 말에 동의한다. 현 정부는 미국이 들여보낸 정부다. 어느날 눈을 떠보니 세상이 폭격으로 무너지고 듣도 보도 못한 정부가 하나 생겨 있었다. 이라크인들은 지금 정부를 불신한다.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많은 준비와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지금 이라크에선 준비를 할 상황도 못됐고 그동안 준비한 것도 전혀 없다. 선거라면 선택할 수 있는 정당과 후보, 선거운동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누가 후보로 출마했는지도 모른다.

 

파괴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 선거가 왠 말이냐. 현재 이라크에 있는 모든 이슬람 종단들은 선거 보이콧을 결의한 상태다.

 

-한국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살람: 한국 정부에게 아주 작은 것을 하나 말하고 싶다. 한국군을 이라크에 보냄으로써 아주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한국 군인들 목숨을 포함해서.

 

△하이센: 한마디만 하겠다. 제발 이라크인들을 도와달라. 이라크인들은 도움이 필요하다. 이라크인들을 죽이는데 동참하지 말아달라. 이라크에 있는 모든 외국군은 이라크인들을 죽이기만 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미소를 지어주는 사람이지 총을 들고 우리를 죽이는 사람이 아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사진= 양계탁 기자 gaetak@ngotimes.net
 

2004년 12월 1일 오후 13시 4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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