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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

국민안전처 신설,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

by 자작나무숲 2014. 11. 21.

 18일 정부조직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새롭게 신설된 국민안전처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전국민적인 관심을 등에 업고 재난관리체제를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옥상옥’과 ‘한지붕 세가족’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안전처 안전하게 굴러갈까?

 윤명오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소방과 해경 현장 인력들이 활기를 되찾고 일할 수 있도록 상당한 독자성과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보면 국민안전처 조직이 미흡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은 안행부 안전관리본부 인력들이 사실상 승진에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면서 “이 정도 포상을 해 주는 것은 선례가 없는 일로, 해당 공무원들 스스로도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는 “한마디로 한지붕 세가족이고 ‘적과의 동침’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재난관리를 위한 일사불란한 총괄기구에 너무 초점을 맞춘 것 아닌가 싶다”면서 “당장 조직화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무총리가 중앙대책본부장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어차피 총리는 대통령에게 보고를 할테니, 결국 보고체계만 복잡해지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재일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예전에 비해 재난 대응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관리감독 권한을 중앙에 집중시켰으니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난안전 전문가는 “이른바 ‘제복’ 조직은 배타성이 강하다. 소방과 해경, 군이 각자 따로 움직이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관과 차관은 물론이고 국회 관련 업무나 법률안 정비 등 행정을 이해하고 총괄해줄 고위직이 안보인다”고 비판했다.

 이기환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국민안전처가 신설됐으니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 자체로 부정적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예전 안행부 안전본부 소속 공무원들이 그대로 이체되는 것은 옥상옥”이라고 주장했다. 소방방재청장을 지낸 그는 “세월호 참사때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해서 비판 받았던 사람들인데, 다시 안전처 본부로 와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은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군복과 제복 일색?

 재난관리는 예방, 대비, 대응, 복구 등 4단계로 구성된다. 장관과 차관 모두 직업군인이다보니 대응 분야에선 역량을 발휘할지 모르지만 예방전략 수립, 즉 국가 재난대응체제를 설계하는 과제는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재난관리와 군사작전은 엄연히 차원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이동규 교수는 “장관은 해군, 차관은 육군 출신인데 육군과 해군이 조직문화도 다르고 경쟁관계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용하는 용어도 차이가 날 정도로 이질적인 군, 소방, 해경 조직이 각자 자기 차관을 중심으로 상호간 힘겨루기를 하는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환 교수는 “안전처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직군별 이기주의, 조직융합의 어려움, 업무 갈등 등 예전 소방방재청이 탄생할 당시 문제점을 되짚어야 한다”면서 “특히 해경, 방재청, 안행부 등 전혀 다른 기능을 해왔던 3개 부처가 합쳐지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재난예방과 대응 등은 과도한 서류와 보고가 아니라 현장 위주 조직운영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머리만 굵어졌다?

 현장중심이 아니라 ‘머리만 굵어지는’ 조직개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재난관리 전문가는 “결국 재난이 발생하면 초동대응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하게 돼 있다”면서 “지자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공조하는게 재난대응에서 관건인데 안행부도 없어지고 국민안전처와 지자체 연결고리를 잇는게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조직개편 이전보다 뭐가 좋아졌는지 모르겠다”면서 “장관 자리 하나 더 생기고, 관련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들을 하나로 모은 것이니 결국 머리만 더 커진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기능은 현장 대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역(현장) 위주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새 시스템은 현장 입장에서 보면 보고체계만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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