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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

요약 정리해본 2012년 미국 대선과 오바마 재선 성공

by betulo 201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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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116일 대선에서 승리했다. 몇 년째 이어지는 경기침체 때문에 재집권이 쉽지 않았다. 거기다 1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공화당 후보 밋 롬니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요동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바마는 오하이오, 버지니아, 아이오와 등 접전을 벌였던 주에서 승리함으로써 재선에 승리했다. 득표율이 롬니보다 적게 나올수도 있다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50%를 획득해 롬니보다 2%포인트 앞섰다.


오바마는 7일 새벽 당선이 확정된 직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선거 캠프가 있는 시카고에서 당선 축하집회를 열고 수락연설을 했다. 그는 식민지였던 곳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쟁취한 지 200여년 뒤인 오늘 밤 우리나라를 더욱 완벽하게 하는 과업이 여러분들에 의해 한 발짝 전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길이 멀고 험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아직 미국을 위한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롬니는 보스턴에서 지지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하며 패배를 인정했다.






 대선 과정에서 오바마와 롬니는 지지율이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면서 피말리는 승부를 이어갔다. 오바마에게 큰 차이로 뒤지던 롬니는 103일 제1차 텔레비전 토론 이후 급격한 지지율 반등을 이뤄냈다. 이후 롬니 지지율이 오바마를 앞서기도 했다. 승부를 가른 것은 2008년 선거와 마찬가지로 흑인, 히스패닉, 여성, 젊은 세대였다. CNN 출구조사에 따르면 18~29세 응답자의 60%, 30~44세 응답자의 52%가 오바마를 지지한 반면 65세 이상 응답자의 56%가 롬니를 지지했다. 여성 응답자의 55%가 오바마를 선택했고 남성 응답자의 52%가 롬니를 선택했다. 오바마는 여성에 대한 차별철폐, 동성결혼 찬성, 포괄적인 이민법 개혁 등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공약들을 제시했다. 이에 비해 롬니는 동성결혼 반대, 불법이민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장했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일자리 문제와 경제정책이었다. 미국은 2009년 마이너스 3.5% 성장에서 2010년 플러스 3.0%로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동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위기,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여건 악화로 2011년에는 1.7% 성장에 그쳤다. 20114/4분기 이후 다소 강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회복세가 다시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오바마의 애를 태웠다. 그럼에도 대다수 미국인들이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에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CNN 출구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39%가 미국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반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31%로 미국 경제를 낙관하는 비율이 다소 높았다. 실업률 극복을 위한 노력이 성과를 낸 것도 오바마로서는 다행이었다. 오바마가 승리한 경합주는 상대적으로 실업률이 낮았다. 전국 평균 실업률이 8%인데 반해 아이오와 뉴햄프셔 버지니아 주는 5%, 오하이오는 7%였다.


 대선과 함께 치른 의회 선거에서는 하원은 공화당,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양상이 재연됐다. 하원 전체 435명을 뽑은 선거 결과 공화당은 233석을 확보했다. 240석에서 7석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수당이다. 반면 민주당은 190석에서 194석으로 4석을 늘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상원 100명 중 3분의 133명을 다시 뽑은 선거 결과 민주당은 선거전보다 두 석 늘어난 53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더 강화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두 명의 협조까지 얻을 경우 5545로 야당인 공화당을 앞선다. 하지만 공화당도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통해 주요 법안 통과를 저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40석보다는 많은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한국계 선출직들의 진출도 눈에 띈다. 론 김(33, 한국명 김태석·민주)이 뉴욕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69%나 되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다. 펜실베이니아주의회 하원에는 CBS 앵커 출신 패티 김(37, 민주) 해리스버그 시의원이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BJ (38, 한국명 박병진·공화) 조지아주 하원의원과 신디 류(55, 한국명 김신희·민주) 워싱턴주 하원의원은 재선에 성공했다.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어바인 시의원 최석호(68, 공화)는 어바인 시장선거에 출마해 경쟁자를 2500여표 차이로 따돌렸다. 반면 현직 시장 강석희(58, 민주)는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대선 주요 쟁점 비교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책이 극과 극을 달렸다. 민주당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면 공화당은 작은 정부, 규제완화와 감세를 통한 기업 성장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가져온다는 자유시장주의를 내세웠다.


 국가의 역할시장의 역할이 가장 극명히 대립한 분야는 건강보험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바마가 주도한 건강보험개혁법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료지원 확대, 직장보험 확대 등을 통해 전 국민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화당에선 이 법이 보험가입을 강제함으로써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하는데다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비난한다. 롬니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건강보험개혁법을 즉각 폐지하고 고령자에 대한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도 장기적으로 민영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연방정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도 양자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오바마는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재원 절반 정도를 증세를 통해 조달해야 한다고 본다. 일부 고소득 계급에 대해서는 부시 행정부에서 취한 부자감세 조치를 종료하고 종전의 높은 세율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으로는 20만달러, 결혼가정을 기준으로 연 소득 25만달러 이하에 대해서는 계속 낮은 세율을 적용해 주고 그보다 더 많은 소득에 대해서는 감세 이전 세율로 복귀하자는 것이다. 그럴 경우 2013년 귀속 소득을 기준으로 398300달러 이하까지는 현재 33% 소득세율에서 감세조치 이전인 36%, 398300달러 초과에 대해서는 현재 35% 세율에서 39.6%로 높아지게 된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1조 달러 가량 세수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롬니가 연방재난관리청을 없애겠다고 했다가 허리케인 샌디가 불어오자 곤욕을 치른 것에서 보듯 공화당과 롬니는 연방정부를 축소해 정부지출을 줄여 재정적자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거기에 감세를 통한 경기활성화라는 낙수효과에 여전히 매달리는 모습도 보인다. 롬니는 모든 소득 수준에 대한 세율을 현재보다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398300달러 초과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율을 현행 35%에서 28%로 인하해야 한다는 매우 과격한 공약까지 제시했다.


 일자리 문제에서는 제조업 중시와 정부개입 반대로 갈라진다. 오바마는 제조업을 지원하고 청정에너지와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기존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밝혀왔다. 반면 롬니는 고용창출은 경제성장의 결과이며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감세와 규제완화 추진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을 강조한다. 군사외교정책의 경우 오바마와 민주당은 군비감축과 외교정책을 통한 국제문제 해결을 강조한다. 반면 롬니와 공화당은 강한 미국을 주장하며 중동과 북한,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과 군사력 증강을 강조한다.

 

오바마 재선의 의미와 한반도에 미칠 영향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한 것은 전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약화된 미국의 세계 정치 경제 지도력을 회복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오바마 2기는 큰 정부를 지향하며 부자증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고,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제조업 부활과 청정에너지 개발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용이 개선될 때까지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신규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증대와 불공정 무역관행 근절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대 무역적자국인 중국에 대해서는 위안화 절상 등 통상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중국을 포함한 무역수지 흑자국이 내수를 확대해 전세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은 대중국 무역적자가 2955억달러나 된다. 전체 무역적자의 40%나 차지한다. 오바마는 이것이 저평가된 위안화 때문에 궁극적으로 미국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간주한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의 수출확대를 위한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과 함께 중국의 무역장벽 철폐 요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환율조작국 지정과 관련된 언급은 물론 무역기구를 통한 불공정 무역제소가 있다. 최근에도 미국 정부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 최고 250%에 이르는 반덤핑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통상 무역분쟁에서 200%가 넘는 추가관세는 이번이 최초다.


 오바마 당선은 어쨋든 한국 경제 회복과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금융시장 불안과 통상마찰 심화 우려도 존재한다. 미국 경기는 앞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는 한국의 대외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무역수지 흑자폭이 감소할 우려가 존재한다.


 한반도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것은 외교정책이다. 오바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는 문제와 관련해 중동·이슬람 국가들과 관계를 재설정하는 등 협력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략적 중심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이동시키면서 중국에 대해 경쟁자이자 잠재적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최우선으로 하며, 북핵 불용과 함께 우라늄 농축 및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에 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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