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전국 자치단체장 최초로 동성애자 행사에서 축사를 할까? 처음엔 그럴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박 시장조차도 보수 개신교가 벌이는 호모포비아 공세 앞에서는 소신행보를 잠시 접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씁쓸하다.
동성애자 문화축제 공식 초청을 받았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끝내 축사를 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16일 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12일 동성애자 인권단체인 ‘친구사이’가 시민발언대 ‘할말 있어요’를 통해 오는 24일부터 퀴어문화축제에 박 시장이 참석해 축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박재경 친구사이 대표는 “박 시장이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시절 ‘서울시장이 되면 동성애자 단체들을 찾아오겠다’고 약속한 것을 잊지 않기 바란다.”고 상기시켰다. 이를 두고 동성애자 단체 등에서는 박 시장이 동성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전국 첫 자치단체장이 될 것인지 관심이 쏠려 있었다.
우필호 시 인권팀장은 “박 시장은 축사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으셨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사정을 잘 아는 이들 사이에선 취임 이후 거침없는 소신 행보를 보여온 박 시장조차도 보수 개신교계의 동성애 반대 공격 앞에서는 소신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시장은 줄곧 동성애자 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왔고 그만큼 개신교단체한테서 공격을 받아 왔다. 박 시장은 지난 4일 서울시청 홈페이지 ‘원순씨께 바랍니다’를 통해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의 권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일 입법예고한 인권기본조례안 역시 인권센터와 시민인권보호관 설치 등을 규정했다.
한 동성애자가 시를 상대로 ‘동성애자 인권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혀달라’는 정보공개청구를 내자 시에서는 지난달 27일 “모든 시민은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서 “앞으로 성소수자를 포함한 서울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개인의견을 전제로 “233개나 되는 보수 개신교단체들이 이 문제를 정치적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상황에서 시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걸 친구사이 사무국장은 “보수단체 공격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시에서 동성애자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축사 요청은 꼭 참석하진 않더라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였다.”면서도 “솔직히 마음 한구석에 기대를 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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