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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인류는 몇백년만에 새로운 종으로 진화했다?

by 자작나무숲 2011. 4. 30.



1789년 프랑스혁명 당시 프랑스 성인 남성 평균 몸무게가 얼마 였을까요? 45kg이었답니다. 그럼 현재는? 77kg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18세기 중반에 살던 22세 노르웨이 남성의 평균 신장은 166㎝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20세기 말에는 180㎝로 무려 14㎝나 커졌습니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신경제사(新經濟史) 연구의 권위자인 로버트 포겔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인류는 지난 300여년간 비약적인 기술 발전에 따라 그 이전과 다른 존재로 진화했다.”는 과감한 주장을 담은 책을 펴냈다고 합니다.

http://www.nytimes.com/2011/04/27/books/robert-w-fogel-investigates-human-evolution.html?_r=2&scp=1&sq=new%20economic%20history&st=cse
 
 다음 달 출간을 앞둔 이 책의 제목은 ‘변화하는 신체: 1700년 이후 서구에서 건강, 영양, 그리고 인간의 발전’이라고 하는데요. 이 책에서 포겔 교수와 동료 연구진들은 기술이 인간 진화를 가속했다는 이론을 내세웠습니다. 홍석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공동저자로 참여했다고 하는군요.
 
 포겔 교수 등은 지난 18~20세기 전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인체의 크기와 모양, 수명이 그 이전 수천년보다 훨씬 더 빨리, 많이 바뀌었다고 지적합니다. 식량 생산과 공공보건 발전에 기반한 ‘기술생리적 진화’가 극히 짧은 기간에 이뤄지면서 오늘날 인류는 다른 생물종은 물론 조상들과도 분명히 다른 존재가 됐다는 것이지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저자들은 여러 나라 수천명의 건강 기록 등 세계 각국의 신체 성장, 영양 상태, 식품 등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래서 찾은 사례가 바로 위에서 언급한 급격한 변화입니다. 당장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할아버지 세대와 지금 젊은 세대의 신장 차이나 몸무게 차이를 봐도 그냥 흘러듣기엔 너무 변화가 극심하지요. 

한국개발연구원이 펴내는 <나라경제>2008년 1월호에 실린 김두얼 박사 글에 따르면 임진왜란 직전인 1590년 병적 자료에 따르면 성인남성 평균 키가 7.3척, 대략 155.5cm였다고 합니다. 1938년 당시 일제 징변조사자료를 보면 20세 남성 평균 신장이 대략 161.7cm였고요.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미국 등 서구권에서 영양 과잉으로 인한 심각한 건강문제 때문에 인체 크기와 수명이 정비례 관계에서 반비례 관계로 바뀔 조짐이 보이는 등 예상치 못했던 결과물을 얻기도 했습니다.
 
 학계에서는 이견도 없지 않습니다. 새뮤얼 프레스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기술이 지난 수백년간 인간 진화의 엄청난 원동력이 됐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영양 발전만큼 중요한 전염성 질병 예방의 역할을 이 책이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술이냐 영양이냐. 저개발국이 야심찬 개발계획을 세운다면 경제성장을 위해 매진해야 할까요, 공공 보건정책을 다듬는데 주력해야 할까요.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우선순위 논쟁일 듯 합니다.  

http://www.nytimes.com/imagepages/2011/04/27/books/27body-grfk.html?ref=books


http://economix.blogs.nytimes.com/2011/04/27/when-bigger-bodies-mean-progress/?ref=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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