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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자유의 날에 되돌아본 자유언론운동 30년 (2004.4.30)

인권을 생각한다/송두율 교수 사건

by betulo 2007. 3. 1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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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자유의 날에 되돌아본 자유언론운동 30년
언론권력화, 독과점, 사유화 해결과제
2004/4/30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본질적으로 자유언론은 바로 우리 언론 종사자들 자신의 실천과제일 뿐 당국에서 허용하거나 국민대중이 찾아다 쥐어 주는 것이 아니다.”

 

1974년 10월 24일 오전 9시. 동아일보 기자들은 편집국에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결의했다. 이날 박권상 편집국장은 중앙정보부에 전화를 걸의 중정요원의 철수를 요구해 중정요원의 편집국 출입을 금지시켰다. 유신에 저항해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한 본격적인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동아일보를 필두로 조선, 한국, 중앙 등이 일제히 언론자유실천선언을 전개했으며 전국의 언론사들이 이 대열에 동참했다.

 

이들은 선언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가 처한 미증유의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언론의 자유로운 활동에 있음을 선언한다”며 “민주사회를 유지하고 자유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사회기능인 자유언론은 어떠한 구실로도 억압할 수 없으며 어느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만장일치로 △신문․방송․잡지에 대한 외부 간섭 배제 △기관원 출입 거부 △언론인 불법연행 거부, 불법연행이 자행되는 경우 귀사할 때까지 퇴근 거부 등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1970년대는 암울하고 치욕적인 언론탄압이 자행되던 시기였다. 정당성 확보를 위해 언론장악을 지상명제로 삼은 유신독재정권은 한편으로는 각종 특혜와 지원을, 다른 한편으로는 강제와 폭압으로 언론을 길들였다. 언론자유실천선언으로 일격을 당한 유신독재정권은 광고거부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고 여기에 굴복한 언론사주들은 징계와 해임으로 언론자유수호운동을 꺽었다. 동아일보에서 1백34명, 조선일보 34명이 파면과 무기정직 등 부당인사조치됐다.

 

해직된 기자들이 세운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와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는 이후 1980년대 월간 ‘말’과 ‘한겨레신문’으로 이어져 진보언론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1979년 12․12로 등장한 신군부는 1980년 7월 30일 신문협회로 하여금 자율정화결의를 하도록 강제하여 수백명의 기자를 해직시키고 다음날엔 일간지를 제외한 정기간행물 1백72종을 폐간시켰다. 당시 보안사가 지목한 해직대상이 3백36명이었는데 언론사는 9백33명을 해직시켰다. 11월에는 언론통폐합을 단행했다. 주요 내용은 △방송공영화 △신문 통폐합 △지방지 1도 1사 △통신사 통폐합 등이었다. 언론통폐합은 자유화 기대에 부풀었던 언론의 기를 꺾어 언론의 자발적인 충성을 유도해내기 위한 것이었다.

 

전두환정권은 집권기간 내내 언론의 도움으로 자신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4․13호헌조치를 발표할 수 있었다. 특히 이 기간 조선일보가 권언유착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되면서 동아일보를 제치고 최대신문사가 되었다.

 

6월항쟁 이후 노태우 정권부터는 언론자유가 확대되고 양적으로도 팽창하기 시작했다. 특히 1988년 5월 한겨레신문이 창간되고 그해 11월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이 탄생하는 등 언론민주화운동이 본격화됐다.

 

노태우 정권 이후 언론권력이 정치권력을 대신해 한국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정치권력의 지배를 받지 않고 정치권력과 거래하는 대등하거나 우위를 누리는 ‘권력변환’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한 데 이어 문민정부와 국민의정부 개혁을 좌초시키는데 일정부분 성공함으로써 막강한 힘을 과시했다. 특히 작년 9-10월 송두율 교수 사건은 언론의 야만성과 안보상업주의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날로 심각해지는 언론 권력화, 언론시장독과점, 언론사유화는 언론개혁이 언론인뿐 아니라  시민사회 공통의 과제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언론의 자유는 국민의 자유이며 언론자유는 국민의 것”이라는 인식에 도달한 일선 언론인과 시민사회가 △정간법 개정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 △시민사회의 엑세스권 요구 등을 공동으로 요구하게 된 것이다. 이는 1998년 8월 언론노련, 기자협회, PD연합회와 35개 언론․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언론개혁시민연대 출범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1998년 11월 조선일보의 최장집 교수 왜곡보도 사건을 계기로 안티조선운동이 불붙기 시작하면서 언론개혁 요구는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세계언론자유의날이란

세계 수십개 나라에서 벌어지는 언론인 납치․살해․협박과 언론사 강제폐간 등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폭력을 알리고 언론활동 중 사망한 언론인을 추모하며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제정된 전세계 언론인을 위한 기념일이다.

 

91년 5월 3일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수도 빈트후크에서 열린 ‘아프리카 언론의 독립성과 다원주의의 진흥’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한 언론인들은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는 미디어의 독립성과 다원주의가 필수적”이라는 빈트후크선언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유엔은 193년 12월 총회 결의로 5월 3일을 세계언론자유의 날로 제정했다.

 

세계언론자유의 날에 즈음해 국경없는 기자회(RSF)와 국제기자연맹(IFJ), 프리덤 하우스 등 언론보호단체들은 세계언론자유현황 보고서와 ‘언론의 적’ 발표 등을 통해 언론자유 신장을 촉구한다.

 

올해 세계언론자유의 날의 주제는 분쟁지역과 과도기 국가의 언론이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공동으로 ‘대립이후 변화를 겪는 나라의 언론’을 주제로 한 회의를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에서 4일 개최한다.

 

자메이카의 올리버 클라크를 비롯한 전문언론인들로 구성된 국제심사위원회는 올해 ‘길레르모 카노 세계언론자유상’ 수상자로 투옥중인 쿠바의 시인 겸 언론인 라울 리베로 카스타네다를 선정했다.

 

‘길레르모 카노 세계언론자유상’은 마약조직에 관한 취재중 피살된 콜롬비아의 길레르모 카노 기자를 기리기 위해 유네스코가 1997년 이후 매년 발표하는 상이다. 세계언론자유상 역대 수상자는 아미라 하스(이스라엘, 2003), 제프리 니아로타(짐바브웨, 2002), 우윈틴(미얀마, 2001), 니자르 나요르(시리아, 2000), 예수 블란코넬라스(멕시코, 1999), 크리스티나 아냔우(나이지리아, 1998), 가오 유(중국, 1997) 등이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4월 30일 오전 6시 1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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