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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2 03:36

감사원 정책권고 부처에선 "나 몰라"

 감사원은 지난 6월 62개 정부사업예산을 삭감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옛 한국갱생보호공단)의 예산만은 이례적으로 크게 늘려 줄 것을 법무부장관에게 통보했다. 공단 도움을 받은 출소자들의 재범률이 0.5%에 불과할 정도로 성과가 우수했지만, 턱없이 적은 예산과 인력부족 때문에 사업 확대가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취재결과 법무부는 내년도 예산요구안에서 올해보다 3%만 증액시키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예상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3%)만큼 증액하겠다는 것으로, 권고를 내린 감사원을 머쓱하게 했다.


●문화부, 스포츠토토적립금 멋대로 사용

 감사원이 부처 감사 결과 내놓은 정책권고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 강제사항이 아니다 보니 부처 논리를 앞세우고, 논리에서 밀리면 어물쩍 시간을 끌면서 넘기기 일쑤다.

 본지가 지난 31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부처예산요구안을 분석한 결과 공단에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은 64억 9000만원으로 올해 63억 6000만원에 비해 1억 8400만원 늘었다.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당초 공단 지원 예산을 6%(3억 8000만원) 줄일 계획이었지만 감사원에서 증액 요구가 나오고 나서 감액 계획은 없던 일로 했다. 법무부는 공단에 해마다 자체자금을 늘리라고 요구해 왔지만 감사원에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이후에는 주춤한 상태다.

 예산 못지않게 공단을 압박하는 것은 기재부에서 요구하는 인력 10% 감축 문제다. 공단은 정원이 139명이기 때문에 재정부 요구대로라면 125명으로 줄여야 한다. 예산이 사실상 동결된 마당에 인력까지 줄어들면 현재 내던 성과마저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감사원 권고가 먹혀들지 않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도 마찬가지다.

 문화부의 ‘스포츠토토 공익사업적립금’도 감사원 정책권고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경우다. 적립금은 스포츠토토 수익금 중 10%와 경륜·경정사업 수익금 중 2.5%를 문화부 장관이 지정하는 체육·예술 등에 지원하는 제도이다. 적립금 규모가 400억원이 넘지만 예산에 포함도 안 된 채 문화부장관 독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감사 결과 발표 이후 문화부는 적립금 사용 근거를 시행규칙에 포함시켰지만, 국회통제 부분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삭제됐다.


●교과부, 특별교부금 개선 않고 버텨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특별교부금의 60%를 구성하는 시책사업수요를 폐지하고 30%인 지역교육현안수요와 10%인 재해대책수요를 대폭 축소하라고 통보했다. 1조원이 넘는 특별교부금을 국회 심사도 받지 않은 채 교과부 자체판단으로만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였다.

 특별교부금 개선을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교과부는 지적을 받은 지 8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최근 TF팀을 구성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것은 안 정해졌다.”고 답했다. 



<서울신문. 2009.09.01(화) 25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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