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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3 16:39

지지부진하기만 한 유아교육-보육 통합논의


유아교육과 보육이라는 문제가 내 관심에 들어온 것은 작년 늦가을이었다. 복지 관련 기획을 하다가 유아교육과 보육 분리로 인한 예산과 행정력 낭비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에 기사를 썼지만 이러저러한 상황으로 신문에 실리진 못했다. 이번에 다시 기회가 생겨서 10월13일자에 실리게 됐다. 원래 기사는 한면을 가득 채우려고 했던 거였는데 분량이 많이 줄긴 한게 아쉽긴 하다. 당시 썼던 기사와 이번에 새로 보강한 취재내용으로 기사를 새로 꾸며봤다.  


현재 정부의 유아(만3∼5세) 정책은 똑같은 대상을 두고 유아교육-유치원(교육부)과 보육-어린이집(보건복지가족부, 올해 초 까지는 여성가족부)으로 나눠져 있고 인력과 예산도 별도로 책정한다.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를 양성하는 법제와 교육과정도 제각각이다. 예산과 행정력 낭비는 필연적이다. 두 부처는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자기 부처 입장만 강변한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교육인적자원부의 밥그릇싸움으로 인한 결과 가운데 하나는 국무총리 소속 보육정책조정위원회(보건복지가족부 소관)와 유아교육·보육위원회(교육과학기술부 소관)이 4년째 구성도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합을 위한 논의조차 안될 지경인 셈이다.


   여성가족부의 영유아보육료 지원사업은 2004~2007년 동안 집행액 1조 6419억원 중 13.1%에 해당하는 1902억원이나 부족액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예비비 1398억원, 전용 320억원, 조정 185억원을 통해 이를 메워줄 수밖에 없었다. 반면 교육과학기술부 유아교육지원사업은 2005년보다 130%나 늘어난 1997억원을 2006년도에 책정했다가 491억원이나 남았다. 남은 액수가 커지자 결국 지난해에는 필요할 때마다 예산을 배정해 주는 수시배정으로 바뀌었다. 올해부터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전환됐다.


토론없는 입법 혼란만 키워

   국회가 단일한 대상을 두고 유아교육법과 영유아보육법이라는 별도 법률을 통해 소관부처를 나눈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공교롭게도 2003년 12월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위원회에서 각각 영유아보육법 전부개정안과 유아교육법 제정안이 제안됐다. 중복된 부분이 적지 않았음에도 국회 본회의는 별다른 논의도 없이 2004년 1월8일 유아교육법은 7분, 영유아보육법은 5분만에 두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유아보육법과 유아교육법 주요내용 비교>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

비고

목적

유아교육에 관한 사항을 정함

영유아 보호와 교육, 가정복지 증진

영유아보육법이 더 포괄적 목적을 담음

대상

만3세~취학전 아동

6세 미만 취학전 아동

 

이념

 명시 안함

아동권리 위한 아동이익최우선원칙.무차별 원칙

 

서비스 성격

교육

보호,양육,교육 제공하는 ‘사회복지서비스’

 

기관/시설

유아교육 위한 ‘학교’

보육 ‘시설’

 

관계부처 의견조정 위원회

유아교육․보육위원회

보육정책조정위원회

 

설립인가

시․도 교육감

시장․군수․구청장

조정 필요

기관(시설) 평가/지도감독

교육부장관의 유치원평가조항 있음

정부 평가인증

유치원평가 미시행

실태조사 실시 의무

 없음

여성가족부 장관이 5년마다 보육실태조사 실시

유아교육관련 실태조사 실시 규정 필요

보육료/교육비

-반일제․시간연장제․종일제에 따라 달리 적용

-경영자 자율결정

시․도지사가 정하는 범위에서 수납(상한제)

일원화 필요

자격증

유치원교사 자격증

보육교사 자격증

일원화 필요

유아 1인당 교원배치기준

3세아 1:20

4세 이상 1:30

3세아 1:15

4세 이상 1:20

일원화 필요

시설임대

불허

제한 없음

보육시설기준 강화 필요

출처: 이옥, 2006, 「유아교육과 보육의 협력 및 통합방안」, 육아정책개발센터 1주년 기념세미나 자료집, 8~10쪽.

 

   익명을 요구한 국회 관계자는 “부처를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조정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없었다는 점에서 국회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무조정실,교육부,여성가족부 제각각

   혼선을 막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긴 정부도 마찬가지다. 보육·유아교육과 관계된 보건복지가족부, 교육부, 농림부, 노동부 등 관계 부처간 의견을 협의·조정하고 보육시설과 유치원의 연계운용 등을 심의하기 위해 영유아보육법 5조는 보육정책조정위원회를, 유아교육법 4조는 유아교육·보육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두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익집단의 이해관계와 두 부처의 밥그릇 싸움으로 법 시행 3년이 된 지금도 두 위원회는 구성논의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이견을 조정해줘야 할 국무조정실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2005년 당시 두 위원회를 통합하거나 기능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조정을 하려고 했지만 보육시설과 유치원 업자들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부처간 이견도 커서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육아환경이 시장으로 형성되다 보니 유아교육과 보육 통합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슷한 시기에 두 법 나온 것도 쌍방 모두 양보를 안하는 과정에서 나온것”이라면서 “애매하게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 되게 한 것도 어느 한 쪽 장관이 위원장 될 수가 없어서 그렇게 된 것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통합을 위한 구체적 방안은 다 나와있지만 조정을 하다 하다 안돼서 포기한 거다. 두 법에 있는 조항 모두 잉크 마르기도 전에 사무화돼 버렸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여성인력 활용을 위한 시설보육 관점이 아닌 국가인적자원개발 차원의 교육 관점에서 유아교육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교육부와 유아교육·보육위원회에서 총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반면 당시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성가족부와 보육정책조정위원회 중심으로 보육과 유아교육을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계명대 교수는 “선진국은 높은 국공립시설 비중 등을 바탕으로 보육과 유아교육 체계를 통합한 지 오래”라면서 “민간시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와 함께 정책당국의 비합리적인 태도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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