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유토피아도 양로원도 아닌
취재를 위해 5월 하순부터 7월 초까지 6주 동안 해외를 다녀왔다. 그 중 4주일 가량을 유럽에서 보냈다. 유럽은 뭐랄까. 수백년에 걸쳐 구축해 놓은 우수한 ‘제도’의 힘이 시스템으로 구현되는 모습에 감탄하고, 여유있는 생활태도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 전엔 결코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했던 유럽의 한계도 눈에 들어왔다. 19세기 전부터 이어져 오던 계급구조가 지금도 소리 소문없이 자연스럽게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에 경악하고, ‘교육없는 복지’가 그 똬리를 강화시키는 것에 충격받았다. 존경하는 한 학자가 일전에 한 칼럼에서 이런 얘길 쓴 걸 본 적이 있다. 민주주의를 뼛 속 깊이 체화한 한 노르웨이인 교수가 한국에 가서는 일반적인 한국 교수들과 똑같이 권위주의자..
雜說
2011. 7. 17.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