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청년, 미국에서 길을 잃다
미국에 처음 갔던 날 나는 길을 잃었다. 해가 지면서 사방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데 내가 어디에 있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나는 돌아가야 할 집을 찾지 못해 한여름에 식은땀을 흘리며 두리번거렸다. 내 옆에는 사돈댁 여자아이가 한 손으론 내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론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맛있게, 그리고 세상 태평하게. 세 살 짜리, 미국 나이로는 두 살 먹은 꼬꼬마를 믿는 게 아니었는데.시작은 순조로웠다. 미국에 사는 누나 덕분에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됐다. 공항 입국장에는 누나네 막내 시누이가 마중나왔다. 누나는 시카고에서 시부모와 미혼인 시누이 둘과 함께 살고 있었다. 내가 1년간 지낼 곳이기도 했다. 짐을 내려놓고 인사도 하고 하는 와중에 근처에 사는 누나네 큰시누이가 나에게 ‘간단한’ 부탁을..
雜說/<처음 만났던, 그 모든 순간들>
2025. 10. 27. 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