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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1백번째 외침

by 자작나무숲 2007. 3. 30.

팔레스타인 평화 위한 화요캠페인 100회로 막 내려
2006/4/25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저지르는 악행에 대해 우리가 너무 무기력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고통을 나누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럼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데모라도 하면 어떨까요.”

“한두번 하고 말 거라면 뭐하러 하겠습니까. 하려면 일이년은 해야지 않을까요.”

그게 시작이었다.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와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이 사석에서 나눈 대화는 곧바로 ‘화요캠페인-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하라! 팔레스타인에 평화와 인권을’이라는 긴 제목을 가진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2004년 5월부터 매주 화요일 정오에는 어김없이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촉구하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25일은 화요캠페인 100회를 맞는 날이었다. 그리고 화요캠페인을 마무리하는 날이었다. 인권연대와 팔레스타인평화연대를 비롯해 시민과 학생 4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가수 별음자리표와 조약골이 노래로 의의를 기렸다.

이들이 요구하는 내용은 간단하다. 이들은 말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은 시오니스트들에게는 약속받은 땅을 차지한 기쁜 날이었을지 모르지만 수천년 동안 평화롭게 살아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대재앙이었다고.

이들은 꾸짖었다. 이스라엘은 건국 이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학살하는 만행을 매일처럼 되풀이했고 고립장벽을 건설해 팔레스타인을 거대한 감옥으로 만들고 있다고.

이들은 외쳤다.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저항이 아니라 중동에서 유일한 핵무장 국가이자 무단점령을 중단하지 않는 이스라엘이라고.

이들은 충고했다. 팔레스타인 지역 갈등과 분쟁은 성능 좋은 핵무기, 미사일이나 잘 훈련받은 군인들로는 끝낼 수 없다고. 평화는 오로지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100번이나 팔레스타인을 주제로 한 캠페인을 하면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오 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 전에는 국제연대를 어렵게만 생각했습니다. 우리 가운데 누구도 아랍어나 히브리어를 못합니다. 팔레스타인에 가본 적도 없습니다. 심지어 영어도 잘 못합니다. 하지만 고통받는 이들에게 내밀 수 있는 손이 있었습니다. 화요캠페인을 통해 우리는 따뜻한 마음과 진심어린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들이 화요캠페인을 마치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오 국장은 “팔레스타인 인권상황이 바뀐 것은 전혀 없고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도 “화요캠페인을 더 오래 하면 관성이 생길 것 같다”고 밝혔다. 의무감에서 하는 집회가 되선 안된다는 말이다. 그는 “이제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을 갖는 단체와 시민도 많이 생겼다”며 “화요캠페인은 오늘로 끝이지만 팔레스타인에 관심을 접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날 캠페인에는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활동하는 미니씨도 참석했다. 최근 팔레스타인을 방문하고 돌아온 그는 대안학교 학생들이 여럿 참석한 것을 보고 “팔레스타인 나불루스에는 공동묘지가 있는데 한 학생이 묘지 옆에 앉아있는 것을 봤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미니는 그 학생에게 무얼 하느냐고 물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내 친구는 이스라엘군이 쏜 미사일에 맞아 죽었다. 여기에 묻혔다. 그 친구를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다.” 미니는 이 이야기를 전하며 울먹였다.

그는 “세상이 너무나 다르다”며 “팔레스타인에서 이런 집회를 하면 이스라엘군이 최루탄과 총을 쏘는 걸 봤다”고 비교한다. 그는 “우리가 100번에 걸쳐 캠페인을 벌인 게 팔레스타인 상황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그들이 해방을 맞고 나면 우리가 벌인 작은 노력을 기억해 줄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끝맺었다.

대안학교인 꿈틀학교와 이우학교 학생들이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피켓을 들었다. 스타벅스를 규탄하며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스타벅스 회장인 하워드 슐츠가 극렬 시오니스트이며 이스라엘 우파를 적극 지원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캠페인 말미에 오 국장은 이스라엘 대사관에 ‘팔레스타인과의 평화공존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라’는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애초 집회에 참석한 변연식 천주교인권위원장과 김광일 다함게 활동가가 함께 하려했지만 이스라엘 대사관은 한명만 만나겠다고 했다.

대표로 공개서한을 전달한 오 국장에 따르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스라엘대사관 직원이 공개서한을 전달받았다. 그는 “공개서한에 대한 답변을 줄 수 있을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 78중대 2소대 병력들은 이스라엘 대사관 정문을 ‘원천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대사관과 같은 건물에 사무실이 있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강만길 위원장조차 정문 옆 쪽문으로 들어가야 했다.

지상경 2소대 차량반장은 “대사관이나 종로경찰서 허락을 받으라”며 기자의 출입까지 방해했다. 박재현 2소대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마음대로 사람들을 들여보낼 권한이 없다”며 “대열이 흐트려질까봐 강 위원장을 정문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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