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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인권운동 ‘관성’을 깨야”

by betulo 2007.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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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 ‘관성’을 깨야”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자아비판’
2005/12/26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현직 인권운동가가 현재 활동하는 인권단체 대부분이 5년이나 1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논쟁이 예상된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지난 21일 <시민의신문> 기획대담에서 ‘인권운동 위기론’을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오 국장은 “기존 운동의 성과로 커진 영향력만을 향유하려는 관성은 위험하다”며 “특히 연대운동에 대한 고질적인 관성이 대단히 심하다”고 지적하면서 인권단체연석회의 해체를 주장했다. 그는 “인권단체연석회의를 해체하고 사안별로 인권단체가 연대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인권단체가 단순히 전선운동을 지키는 투쟁 수단으로만 돼선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정된 역량을 지혜롭게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재봉 화백

오 국장은 “관성에 빠진 인권운동”을 지적하며 “내부성찰 기능이 사라진 사이 인권운동은 격무에 시달리며 ‘삼팔선은 혼자 지키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인권운동이 시대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즉자적인 대응만 남발한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국가보안법 철폐투쟁을 지목했다. 그는 “국가보안법과는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다며 지난해 무기한 단식을 했던 1천명 넘는 사람들이 지금은 다 어디에 있느냐”며 “프로그램이 없는 운동으로는 정권은 고사하고 시민들도 설득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오 국장은 이와 함께 참여정부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권에서 말하는 구체적 개혁이 온통 관료 손에 맡겨져 있다”며 “‘개혁적 이미지’를 가진 정치인들은 이미 인권에서 기득권을 가진 세력, 심하게 말해서 ‘인권의 반동’이 돼 버린 측면이 더 크다”며 인터넷실명제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기도 했다.  

오 국장과 함께 대담에 참여한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도 “정권차원에서 인권을 실천하고 개혁한다고 말은 하는데 구호와 이념을 빼면 남는 게 없고 그 빈 공간을 ‘관료적 판단’이 차지하고 실천을 담당한다”고 꼬집었다.

한 교수와 오 국장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도 “먼저 극단론과 극단론자들을 배제해야만 건설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며 일부 반북성향을 가진 단체 뿐 아니라 북한인권문제에 소극적인 단체들도 함께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는 북한인권문제를 얘기하면 안된다는 것도 또다른 극단”이라며 “정부가 ‘아웃소싱’을 통해 북한인권문제를 건설적인 방향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12월 26일 오전 8시 32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29호 1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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