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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경찰 개혁론

경찰 등쌀에 시민운동가 몸살

by 자작나무숲 2007. 3. 25.
경찰 등쌀에 시민운동가 몸살
[경찰개혁] 시민운동가들이 말하는 정보경찰
2005/10/20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김희수 변호사는 정보경찰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다. 지난해 여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일할 당시 주말에 아들과 함께 양재천에서 자전거를 탔던 일이 경찰 정보보고를 통해 청와대까지 올라갔던 것. “친하게 지내던 청와대 관계자가 그 얘길 하는데 무척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 사람이야 농담이었지만 나에겐 그렇게 들리지 않더라구요. 누군가 나를 몰래 들여다보는데 기분 좋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왜 내 사생활이 경찰 정보보고를 통해 청와대까지 올라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짭새’와 ‘프락치’를 연상시키던 경찰 정보과는 이제 나름대로 공개적인 활동을 벌인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정보과는 여전히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존재다. 지난해 5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는 정보경찰의 기관사찰을 반대하며 ‘기관사찰 목적 정보경찰 출입금지’ 간판을 자치단체 입구에 붙여놓기도 했다.

최근 정보경찰이 ‘정책정보’ 위주로 활동방향을 정하면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정책현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하지만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인터넷만 봐도 다 나오는 걸 왜 경찰이 나서서 묻느냐”고 의아해 한다.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사회국장은 “대통령이나 청와대와 관련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전화가 오는데 솔직히 귀찮다”고 말한다. 그는 보통 일주일에 두세번 꼴로 정보경찰의 전화를 받는다. “청와대의 요구가 있어서 일을 하는 것 같은데 불쌍해 보이기도 해서 간단하게 말은 해줍니다. 종로경찰서와 서울시경 등에서 전화가 주로 오는데 동대문서에서 온 적도 있습니다. 참여연대 홈페이지만 봐도 다 나오는데 왜 꼭 전화로 물어보는지 모르겠어요. 집회시위와 관련한 정보는 어차피 필요한 거니까 실무적인 선에서 얘기를 해줍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허준영 경찰청장 인사청문회를 할 당시 충청도나 강원도 경찰청부터 본청까지 온갖 정보경찰들한테 전화가 쇄도한 적이 있었다”며 “묻는 것은 하나같이 경찰청장이 선호하는 정보였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에는 지율스님이 단식하다가 사라진 적이 있는데 경찰 전체가 비상이 걸려 서장들이 집에도 못들어가는 소동을 피운 적이 있었다”며 “경찰이 지율스님 어디 있는지 알아서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오 국장은 “굉장히 많은 인력이 굉장히 쓸데없는 일을 하는 것은 국민의 입장에서 어마어마한 손해”라고 강조했다. “인권연대가 매주 벌이는 화요캠페인에는 정보과에서 3명이나 나옵니다. 예방차원이라고 하는데 한명이면 되는 거 아닙니까?”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은 “미국에서 주요인사가 한국을 방문할 때면 정보과에서 전화가 자주 온다”며 “평통사의 대응방안을 주로 묻는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홈페이지에도 다 나오는 정보를 경찰이 굳이 정보수집이라고 묻는 건 지나친 것 아니냐”며 “사민사회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회·시위와 관련한 단순사실 확인이야 그럴 수 있다고 보지만 단체 활동 내용까지 물어보는 것이라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주에 한번 정도 정보경찰의 전화를 받는다는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은 “경찰청 문화 담당자라는데 안부인사도 하고 문화연대와 문화계 동향, 시민사회 동향 등 대중없이 물어본다”며 “특별히 잘못하지 않는 한 그냥 그러려니 한다”고 털어놨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경찰이 오만가지 사회정치정보까지 수집하고 특정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는 건 월권”이라며 “국민여론이 그렇게 궁금하면 국정홍보처 등을 통해 여론조사를 하면 될텐데 왜 경찰을 동원하느냐”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10월 20일 오후 20시 36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20호 6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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