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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경찰 개혁론

“정보와 수사는 따로 가야”

by 자작나무숲 2007. 3. 25.
“정보와 수사는 따로 가야”
[경찰개혁 토론회] 분리원칙 찬반양론 팽팽
2005/10/20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경찰이 정보경찰처럼 직접적으로 범죄예방이나 수사와 무관한 기능들을 덜어내고 본래 기능인 수사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참가자들의 폭넓은 호응을 받았다. 독일의 ‘분리원칙’이 주목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연방과 각 주가 별도의 정보기관과 경찰기구를 보유하는 원칙을 정했다. 분리원칙이란 비밀정보기관을 경찰관서에 소속시키거나 편입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함께 비밀정보기관에게 집행권한을 주지 않는 원칙을 말한다. 이는 비밀첩보기관이면서 동시에 경찰기관이었던 나치 비밀경찰에 대한 역사적 반성에 따른 것이었다. 독일에서 분리원칙은 헌법상의 지위를 가지는 원칙으로 인정받는다.

오병두 영산대 교수는 “한국은 조직구성의 권한배분에 대한 인식이 없다”며 “정보와 수사를 혼동하는 것은 정보경찰과 보안경찰에서 특히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행법상 혼란스런 용어사용에서도 드러난다. 통신비밀보호법 시행령 6조에 보이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수사기관”이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마치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이 당연히 통합가능하다는 점이 암묵적으로 전제”됐다는 인식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계수 건국대 교수는 “기관만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조차 경찰과 정보기관의 컴퓨터가 온라인으로 연결돼 언제라도 정보를 교류할 수 있을 정도로 분리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분리원칙을 지키기 위한 논의가 유럽차원에서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최근 사민당 정권에서는 대테러기구를 만드는 대신 연방경찰청과 대외정보국을 양대 축으로 한 별개 분석팀을 만들고 그 팀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평가하도록 했다”며 “형식적으로라도 분리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강기택 경찰대 교수는 “독일의 분리원칙은 국가안보를 전담하는 ‘기관’이 ‘경찰권한’을 가지면 안된다는 뜻이지 ‘경찰권한’을 가진 ‘기관’이 국가안보를 ‘분담’하면 안된다는 것으로 오역해선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찰이 정보와 완전히 분리돼 있는 사례는 비교제도적으로도 그 예를 찾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10월 20일 오후 17시 59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20호 7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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