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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경찰 개혁론

개만도 못한 피의자도 인권 있나? (2005.5.4)

by 자작나무숲 2007. 3. 24.
개만도 못한 피의자도 인권 있나?
[경찰개혁] 피의자 인권 둘러싼 논쟁
2005/5/4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경찰관들은 법질서를 수호한다는 자부심이 크다. “개보다 못한 피의자 인권까지 지켜줘야 하느냐” “인권 보호하려다가 질서유지가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질문은 인권보호와 질서유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찰관들의 딜레마를 표현한 질문들이었다.

“수사반장을 할 때 딱 한번 피의자 뒷통수를 친 적 있다. 여동생을 강간하고 어머니를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X이었다. 조사를 하다가 너무 화가 나서 피가 솟구쳐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가더라. 그 사람에게 ‘세상이 널 살렸다’고 말해줬다.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데 이의는 없지만 다시 그 때로 돌아가더라도 똑같이 할 것 같다.” 한 경찰관이 고백하는 ‘자신이 피의자 인권을 침해한 사례’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대마초 합법화 논쟁과 성매매범 인신공개 논쟁 등을 예로 들면서 ‘인권과 질서’의 함수관계를 거론했다. 한 교수는 “피의자인권과 피해자인권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피의자인권과 수사·기소 편의주의가 대립관계”라고 지적한다. “피해자 인권은 국가와 사회에서 보호해야 할 문제이며 경찰은 피의자라 하더라도 배려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찰 인권교육을 해보면 항상 받는 질문이 바로 그 문제”라는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강의 내내 “인권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인권선언은 인권의 대상을 명확하게 ‘모든 사람’으로 규정한다”며 “여성에게 참정권을 주지 않았던 것은 여성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고 흑인이 백인전용좌석에 앉지 못하게 한 것은 흑인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개보다 못한 사람’이라도 사람이기 때문에 인권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경찰관은 “솔직히 수사반장 하면서 피의자들 많이 때렸다”며 “인권강좌를 듣고 보니 ‘경찰은 심판자가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5월 3일 오전 10시 48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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