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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08:36

자치단체가 장난감도서관 운영하면 민간경제 침해?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녹색어린이장난감도서관을 자주 이용해본 적이 있다. 어린이들은 싫증을 금방 내기 때문에 장난감 사줘도 며칠 뿐이다. 거기다 장난감과 어린이책은 꽤나 부담스런 가격이다. 장난감도서관에서 장난감을 빌려서 애한테 놀게 하고 일주일쯤 다른 장난감으로 바꿔주면 꽤 괜찮은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행정자치부에선 생각이 다르다. 공공부문에서 장난감을 빌려주는게 "민간경제 영역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단다. 그걸 따져보는 토론회를 취재해봤다. 

서울시 구로구는 2004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공에서 장난감을 무료로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공립 장난감도서관이 180여개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누구나 사실상 무료로 장난감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해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장난감도서관이 20~30곳씩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장난감도서관은 민간경제를 침해하는 것일까. 

2일 서울 구로구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꿈나무 장난감나라’에서는 장난감도서관이 지방공기업 사업으로 적절한지 시민과 사업자 등이 모여 토론이 벌어졌다. 행정자치부가 주최한 이날 토론은 행자부는 지방공기업 사업이 민간경제 영역을 침해하고 위축시키는 게 아닌지를 따져 보자는 것이었다. 장난감도서관이 첫 대상이 된 이유는 행자부가 장난감도서관을 장난감 대여업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여업이란 공공서비스보다는 사업의 의미가 짙은 명칭이다. 

정종섭(행정자치부 장관)과 이성(구로구청장)이 참석한 이날 토론은 행자부가 최근 추진하는 지방공기업 ‘시장성 테스트’ 일환으로 열렸다. 시장성 테스트는 지방공기업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지방공기업 사업 중 공공성이 적으면서 민간경제를 위축시키는 기능을 감축하기 위하여 도입했다.

 이날 토론에선 ‘장난감 대여업’이란 이름이 적절한지 여부부터 논쟁 대상이 됐다. 이성은 ‘장난감 대여업’이란 성격규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구에서 하는 사업은 ‘대여’가 아니라 ‘도서관’”이라면서 “장난감 대여업이란 표현부터 오해 소지가 있다”며 행자부의 편향성을 지적했다. 그는 “장난감도서관은 유네스코(UNESCO)에서도 권장하는 공공서비스”라면서 “유럽에선 동네도서관이 존재하는 것처럼 장난감도서관도 보편적으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행자부가 '대여업'이란 표현을 깊이 생각하고 표현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행자부와 '시장성테스트위원회' 관계자들은 토론 시작 전부터 "장난감대여업이 아니라 장난감도서관"이라는 점을 거듭 설명하는 이성 구청장에게 "장난감도서관이 아니라 장난감대여업"이라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따로 담당과장에게 대여업이란 표현을 쓴 이유를 물었더니 "일반적으로 쓰는 표현 아니냐"고 답했다.)

아이를 키우며 장난감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주부 신혜정씨는 “장난감은 가격이 너무 비싼데다 아이들은 싫증을 금방 내기 때문에 일일이 사거나 민간 장난감대여점을 이용한다는게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선 장난감도 빌릴 수 있고 장난감 사용법도 알려준다. 놀이 프로그램도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신씨는 “공단에서 운영해 신뢰할 수 있다“면서 “지금보다 다양한 장난감과 시설을 갖추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장난감대여 쇼핑몰을 운영한다는 이은성씨는 “공공부문에서 장난감 대여업을 한다면 누군가에겐 좋겠지만 누군가는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면서 “구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대신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장난감 대여업처럼 소자본으로 창업가능한 사업에 대해서는 민간에서 하도록 정부가 배려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성 테스트 위원회에 참여중인 임미영 이정회계법인 이사는 “공공성에 이바지하더라도 사업이 자꾸 늘어나면 공공기관의 우월적 지위 때문에 민간영역을 침해할 우려가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이 민간경제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로구에서 운영하는 ‘꿈나무 장난감나라’는 1만 2000여개 장난감을 보유하고 있고, 회원수가 3448명에 이른다. 장난감을 빌린 사람이 지난해 4만 3041명, 빌려간 장난감이 5만 4410개나 된다. 지난해 수입금이 4943만원이었고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는 3억 7000만원(구비 100%)이 들었다. 


사진제공= 행정자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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