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 해를 설계합니다. 제 나름대로 연말에 하는 1년결산은 무슨 책을 언제 얼마나 읽었는지 살피는 작업을 통해서입니다. 부지런히 나 자신을 갈고닦았는지 그렇지 못했는지, 어떤 고민을 하면서 살았는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어디보자. 2014년 한 해 동안 저는 모두 책 75권, 논문 91편, 시사IN 50호를 읽었군요. 쪽수로는 2만 1759쪽입니다. 월평균 6권과 논문 8편, 시사IN 4호씩 1813쪽을 읽은 셈이군요. 막판에 몰아쳐서 읽는 12월에 11권 2779쪽으로 제일 많이 읽은 걸 뺀다면 9월에 8권을 포함해 2656쪽을 읽었고 10월에는 논문만 24편을 읽었으니 필시 가장 부지런히 움직인 건 9~10월인 듯 합니다.
사실 이 때는 박사논문 예비심사 때문에 말 그대로 똥줄이 타고 잠을 줄이던 때입니다. 논문주제를 한참 구상하던 2월과 본격적으로 쓰기 전단계였던 6월에도 논문을 각각 16편씩 읽은걸 보니 연초와 6월엔 머리를 싸매고 있었겠습니다.
가장 게으른 시절을 보낸 건 4월입니다. 813쪽이니 유일하게 1000쪽에 미달합니다. 가만히 4월 수첩을 펼쳐보니 세월호참사가 딱 중간에 있군요. 충격과 슬픔의 여파가 제게도 닥쳤던 것으로 벼명을 삼으며 삼가 희생자 여러분께 묵념을 올립니다.
본격적으로 독서결산을 시작한게 2008년부터인데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는 실적이 썩 좋진 못합니다. 2008년 2만 8390쪽으로 최고기록이고 2013년에 2만 7296쪽으로 그 다음인데 2014년 기록은 최근7년간 뒤에서 세번째입니다. 다만 논문 독서량은 압도적입니다. 역시 책읽는 것보다 논문 읽는게 2014년 제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징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분량이라도 논문은 보통 책보다 훨씬 시간이 더디 걸리지요.
2014년에 읽은 책 중에는 연구기관에서 나온 연구보고서도 많이 있습니다. 그걸 뻬고 시중에서 나오는 단행본으로 별도로 뽑아보니 아래와 같습니다.
김용진 (2011).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개마고원.
최현 (2008). 인권 , (비타 악티바 시리즈 1), 책세상.
강준만 (2010). 미국사 산책(13): 미국은 '1당 민주주의' 국가인가? . 인물과사상사. (332쪽). [02.06~02.09]
Stuckler, David & Basu, Sanjay (2013). The Body Economic: Why Austerity Kills. Conville & Walsh Ltd. 안세민(옮김) (2013). 긴축은 죽음의 처방전인가: 불황, 예산 전쟁, 몸의 정치학. 까치글방.
하승우 (2008). 아나키즘, (비타 악티바 시리즈2), 책세상.
Krugman, P. (2012). End This depression Now! . W. W. Norton & Company. 박세연(옮김) (2013).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엘도라도.
신진욱 (2008). 시민(비타 악티바 3권). 책세상.
이재유 (2008). 계급(비타 악티바 4권). 책세상.
공진성 (2009). 폭력(비타 악티바 제6권). 책세상.
이국운 (2010). 헌법(비타 악티바 제17권). 책세상.
이승원 (2009). 민주주의(비타 악티바 제29권). 책세상.
강준만 (2002). 한국현대사산책 1970년대편 1~3권 . 인물과사상사.
강준만 (2003). 한국현대사산책 1980년대편 1~4권 . 인물과사상사.
강준만 (2006). 한국현대사산책 1990년대편 1~3권 , 인물과사상사,
김상준 (2014). 유교의 정치적 무의식. 글항아리.
임용한 (2011). 한국 고대전쟁사 1~2권. 혜안.
김학준 (2013). 혁명가들: 마르크스에서 시진핑까지, 세계공산주의자들의 삶과 죽음. 문학과지성사.
공성구 (1928). 香臺紀覽.; 박동욱 옮김. 향대기람(香臺紀覽): 개성상인의 홍삼로드 개척기. 태학사.
이민환. 1741. 柵中日錄 (紫巖集 제5권). 중세사료강독회 옮김 2014. 책중일록(柵中日錄): 1619년 심하 전쟁과 포로수용소 일기 . 서해문집.
김승구 (2012). 식민지 조선의 또 다른 이름 시네마천국 . 책과함께.
이상곤 (2014). 왕의 한의학: 낮은 한의사 이상곤과 조선 왕들의 내밀한 대화 . 사이언스북스.
한겨레신문사.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3년 11월호~2014년 10월호.
책세상 출판사에서 나온 비타 악티바, 그러니까 개념사 시리즈 책이 많은게 일단 눈에 띄실 겁니다. 그건 같은 팀에서 일하는 후배들과 조그만 독서모임을 운영한 덕분입니다. 그렇게 해서 읽은 책세상 문고본이 6권입니다. 전부터 읽던 한국현대사산책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10권을 다 읽었고요. 올해는 2000년대편까지 완독을 하려 합니다.
한 해 동안 읽은 책을 기준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 5권을 선정해 보려 합니다. 좀 더 자세한 서평은 다음 기회를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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