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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

[국고보조] 국고보조사업이 지방재정위기 부른다

by 자작나무숲 2014. 4. 7.


 2012년 표면에 드러나기 시작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재원 분담 갈등은 이제 만성적인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지자체들은 정부가 독단적으로 국고보조사업을 결정한 뒤 지자체에겐 ‘시키는대로 하라’는 식으로 강제하는 것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국가보조사업이 도리어 지자체의 재정난을 부추기는 공통점이 있다.


 2일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고보조사업으로 인한 지방비 부담 규모를 비교한 결과 2008년부터 2013년 사이에 1.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증가폭이 큰 인천은 4배 이상 늘었고 나머지 광역시도 모두 3배 이상 부담이 증가했다. 서울은 2배 가량 증가했지만 부담액 자체는 1조 8496억이나 된다. 도 지역은 지방비 부담액 증가폭이 2배 이하였다. 이런 차이는 최근 국고보조사업 증가가 대부분 영유아보육료 지원, 이른바 무상보육 등 사회복지 관련이기 때문이다.


 국고보조사업으로 인한 지방비 부담은 급증하는데 비해 열악한 지자체 재정여건을 보완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교부하는 지방교부세는 제자리 걸음을 보인다. 2008년부터 2013년 사이에 국고보조사업으로 인한 지방비 부담은 10조 487억원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지방교부세는 4조 3502억원 증가에 그쳤다. 지자체로서는 전체적으로 5조 6985억원이나 되는 추가 재정부담을 지자체 자체 재원으로 충당해야 했다는 얘기가 된다.


 영유아보육료지원, 이른바 무상보육만 해도 2011년 12월 정부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지 하루만에 국회를 통과할 당시부터 지자체 의견반영은 전혀 없었다. 지자체에선 정부가 재정 부담을 지방에 떠넘긴다며 국고보조율 현실화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2년에 걸친 논란 끝에 갈등을 봉합하는 선에서 마무리되면서 또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로선 시행 여부가 불확실하긴 하지만 정부가 공언한 기초연금 하반기 실시도 또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기초연금을 정부안대로 도입할 경우 지방비 추가 부담액이 약 1조 1897억원이라고 추산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초연금의 하반기 시행으로 올해 전국 지자체의 추가 부담은 4000억원 정도지만, 전면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1조원으로 급증한다. 결국 국고보조율이 조정되지 않으면 지방재정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행 국고보조사업이 구조적으로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의 자치구에 가장 큰 하중이 실린다는 점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전국 평균 지자체 사회복지비 비중은 2012년 기준 20.5%이지만 지역 여건에 따라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특·광역시 사회복지비 평균은 25.5%로 도 단위 평균 25.6%와 큰 차이가 없지만 기초자치단체에선 군 단위 평균은 15.6%인 반면, 시 단위 평균은 20.7%, 자치구 평균은 44.0%나 된다. 사회복지비 비중이 전체 예산의 40%를 넘어선 자치구는 2012년 기준으로 전국 69곳 가운데 23곳이고 절반이 넘는 곳도 21곳이다. 


 박 의원은 “지방세 등 지자체  자체수입이나 지출 여건 등을 감안해서 지방교부세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탄력교부세율을 도입하거나 사회복지교부세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자치구에 대해서도 지방교부세를 교부하는 제도개선만이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무상보육이나 기초노령연금, 기초생활보장급여 등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가사무는 국고보조율을 대폭 상향조정하거나 완전국가책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훈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고보조사업 결정 과정에서 지자체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없다는 게 갈등을 악화시킨다”면서 “중앙정부가 결정한 현재 국고보조율은 학계에서 보더라도 이론적으로 이해가 안가는게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 지방재정 연구자는 “중앙정부가 관심도 없으면서 자꾸 책임만 전가하지 말고 제발 지방재정에 대해 공부를 하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부소장은 “중앙정부가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은 안 지고 있다”면서 “지자체에 일방적 부담을 지우기 전에 지방재정과 제도적인 문제들을 먼저 검토하며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전체 재정 규모를 키우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면서 “정부가 세입을 늘리는 문제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자꾸 국고보조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지방에 부담을 떠넘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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