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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풀뿌리자치 모습들

서울시 성북구청장과 베를린시 구청장, 주민참여를 논하다

by 자작나무숲 2012. 9. 12.


 독일 수도 베를린에 있는 12개 자치구 가운데 하나인 리히텐베르크는 과거 동베를린 지역에 위치한 곳이다. 공공인프라가 부족해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중이다 보니 주민간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큰 리히텐베르크에선 갈등예방을 위한 각종 주민참여 제도가 발전했다.


 희망제작소와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리히텐베르크 구청장 안드레아스 가이젤이 첫 일정으로 방문한 성북구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강조한 핵심도 주민참여, 대화와 토론을 통한 갈등예방이었다. 그는 “주민참여를 통한 갈등예방이야말로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갈등비용을 줄이는 정석”이라면서 “당장엔 ‘숙의’가 사업 속도를 늦추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그게 더 빠른 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이젤 리히텐베르크 구청장(사진 한 가운데) 일행이 성북구 장수마을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가이젤은 리히텐베르크는 주택건설에서 두가지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먼저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은 보육시설 두 곳과 학교 한 곳을 짓는 등 공공인프라 확충에 의무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아울러 주민들이 건설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도록 한다. 가이젤은 주민은 개발사업 대상이 아니라 주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주민들을 찾아가서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사업 속도도 조정하고 충분한 보상과 이주대책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리히텐베르크는 유럽에서도 주민참여예산 제도가 발달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가이젤은 “전임 구청장이 처음 주민참여예산을 도입한지 6년째”라면서 “대표성문제와 특정연령대 참여 미비, 구의회와 갈등요소 등 몇가지 개선할 점은 있지만 제도 자체는 일관되게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히텐베르크는 1년 예산이 약 6억7000만유로이지만 가용예산은 3000만유로에 불과하다.”면서 “예산편성 주도권을 둘러싸고 주민참여예산과 구의회 사이에 주도권 문제가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결정부터 집행까지 2년 가량 걸리면서 주민들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서 지금은 대형 사업은 2년, 작은 사업은 신속한 결정으로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년퇴직한 노인층이 주요 참여자라 대표성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직장인과 어린 아이를 둔 부모 등 젊은 층 참여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북구청장 김영배는 “지금은 토건에서 ‘사람이 희망인 도시’로 행정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도기”라고 성북구를 소개한 뒤 “주민참여가 민주주의도 구현하고 사업 효과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경험을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선거제도를 비롯해 한국에 도입하고 싶은 독일 제도가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많은 교류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독일 사회민주당 소속인 가이젤 구청장은 1995년부터 리히텐베르크 구청에서 일했다. 주로 건설과 주택 쪽에서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았으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에 당선됐다. 5박 6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성북구를 시작으로 서울시와 수원시를 방문하는 것을 비롯해 세 차례 강연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오른쪽)과 가이젤 구청장(왼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만난지 반나절도 안돼 형 동생 하기로 합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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