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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8 00:01

'종북 괴담' 대선 전략 성공 가능성은


오늘 아침 출근하는 길에 저는 생각했습니다. 한나라당(요샌 새누리당)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대선 전략을 짰구나. 그 전략이란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보이고 단기적으로 성공한다면 장기적으로 나라를 말려죽이기 때문에 그 또한 결국 자신들의 정당성을 무너뜨린다고요. 적어도 노트북을 켜고 3일 민주당 대변인이 발표한 어떤 논평을 보기 전까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전략을 짰지만 상대가 민주당이라면 단기전에선 이길수도 있겠구나. 

얘긴 이렇습니다. 최근 '종북'이라는 유령이 한국 정치와 사회를 휩쓸고 있습니다. 18대 국회에 이어 명색이 여당이자 원내 과반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종북' 논란을 부채질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검찰은 통합진보당 당원명부를 들고가는 상식 밖 행동을 통해 종북공격이 정부여당의 대선전략이라는 의구심에 불을 질렀습니다. 심지어 집권 내내 민주주의와 인권 알기를 뒷집 쥐새끼 취급했다는 평가를 받은 모 대통령까지 민주주의와 북한인권을 들먹입니다. 특정 언론들은 기회는 이때다 싶어 말 그대로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선도 넘었습니다. 대다수 언론은 종북 프로파간다에 낚여서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권은 분명히 北風을 대선 필승 카드로 꺼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 있을때마다 통합진보당에 국회의원 과거사 따지고 사회 전체에 북풍을 일으키겠지요. 이들은 이석기와 김재연이 의원직 사퇴해서 통합진보당 갈등이 해결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을 위인들이지요. 검찰과 경찰은 시간 날때마다 진보당 당원명부로 장난질을 칠테고 간첩단 사건이랍시고 시덥잖은 철지난 옛날 영화를 상영하겠지요. 

이런 아저씨들이 바로 자칭 한국의 보수란다.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북풍 선거전략은 승리할까요? 저는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필패카드라고 봅니다. 김대중 정부 이래로 북한 관련 쟁점이 선거 결과를 좌우한 적이 없습니다. 가령 2000년 총선에서 김대중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꺼냈지만 선거결과에선 오히려 역효과만 봤습니다. 2007년 대선에서 남북정상회담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다 아는 일이고요. 천안함과 연평도로 바람몰이를 했던 가카와 한나라당은 지방선거 패배를 맛봤을 뿐입니다. 왜 그럴까요? 당연한 결과 아니겠습니까. 외환위기 이후 모든 선거에서 핵심 변수는 언제나 양극화, 빈곤화, 먹고살기 힘든 현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김헌태(2009)가 쓴 <분노한 대중의 사회>에서 세밀하게 분석한 바 있지요. 

19대 총선에서 뜻밖의 승리를 거둔 한나라당(요새 이름은 새누리당)이 승리에 취해 가장 손쉽고 손에 익고, 그만큼 게으른 선거전략을 꺼냈구나. (역시 바보들…) 이렇게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런데 그만!!! 3일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이 낸 논평을 보고 생각을 달리하게 됐습니다. 박용진 대변인은 박근혜의 국가관이 의심스럽다며 박근혜에게도 종북 역공세를 취했습니다. 솔직히 그 논평 관련 기사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왜 민주당이 병신 소리를 듣는지, 왜 민주당이 대안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는지, 왜 많은 이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민주당을 찍어주는지 알것 같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87264 


조지 레이코프라는 미국인 학자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책에서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순간 사람들은 코끼리를 생각합니다. 닉슨이 워터게이트로 궁지에 몰리자 '저는 거짓말쟁이가 아닙니다'라고 강변하자 사람들은 닉슨 하면 거짓말쟁이를 떠올렸습니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설명하면서 정부 관계자가 '세금폭탄이 아니라 더한 거라도 한다'는 식으로 발언하자 일부 언론은 신이 나서 종부세를 세금폭탄과 연결시켰지요.

민주당이 박근혜=종북을 얘기하는 순간 사람들은 박근혜와 종북을 생각하겠지요. 박근혜를 찍을 사람들은 박근혜가 종북이든 아니든 따지지 않을 것이고, 박근혜를 찍지 않을 사람은 박근혜가 반공이든 멸공이든 따지지 않지요. 기초생활보장제도 축소, KTX민영화, 지하철9호선 등 민자사업, 양극화, 경기악화 등 비판하고 문제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들이 널려있는 이 마당에 미쳤다고 한나라당이 쳐놓은 프레임에 백기투항하는 민주당. 한마디로 '올해를 빛낸 병신 논평'에 다름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선거 주요 변수를 잠시나마 한나라당의 삽질로 설정했던 제 게으름을 반성합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보다도 더한 삽질을 하는 정당입니다. 양당에 모두 정책 컨설팅을 해본 분 말을 들어보면 사람들은 보통 민주당만 인물이 없는걸로 착각하지만 사실 인물 없기는 양당 공히 마찬가지라고 하더군요. 결국 이번 선거는 삽질과 삽질의 싸움이 되는건가요.  

(그런 점에서 저는 통합진보당이 일부 수구파들을 하루빨리 뿌리까지 도려내기를 강력히 원합니다. 오로지 진보개혁세력만이 한국 사회의 대안이고 희망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경기동부연합으로 통칭하는 옛 당권파가 자신들을 뭐라고 하건간에 그들은 제가 보기에 분명한 수구파입니다. 물론 그건 북한을 다스리는 왕자님 이하 지배집단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그런 점에서 보면 한반도엔 무슨 놈의 수구파가 이리 많은걸까요…. 젠장할…)

북풍 괴담에 대해서는 한가지 분명히 문제제기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이런 식의 논쟁은 정치적 입장과 상상력을 양극화시키고 축소시킵니다. 이런 식으로는 사회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이딴 논쟁이나 일으켜서 우리가 살아가는, 우리 자식들이 살아가는 이 나라를 시들시들 말려죽이는 꼬라지에 분노합니다.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당이 선거때마다 승승장구할때 반대편에선 공산당 역시 의석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었다는 걸 기억했으면 합니다. 결국 1차 대전 패전 이후 혼란상 속에서 사회가 양극화될때 승승장구한 것은 공산당과 나치라는 극좌.극우파들이었고 죽을 쑨 건 사회민주당 등 중도좌파,중도우파였지요.  매카시즘의 후과는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아저씨가 바로 메카시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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