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순씨 일본방문 동행취재 기록(3)
박원순 서울시장이 다음주에 민주당에 입당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박 시장이 거듭 “입당 시기는 아직 결심한게 아니다.”라고 했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15일 입당설, 16일 입당설, 17일 입당설 등이 계속된다. 일각에선 분위기도 띄우면서 입당 시기를 앞당기도록 하기 위해 민주당과 서울시 정무라인에서 입당설을 자꾸 흘리고 있다고 해석한다.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와 별개로 박 시장에게 가장 강력하게 민주당 입당을 요구하는 인사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 출신 민주당 예비후보들이라고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일본 도쿄 후카자와 공공임대주택단지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애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치열한 경선 경쟁이 벌어지면서 기존 민주당 인사들에게 밀리자 박 시장에게 다양한 경로로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들로서는 박 시장과 인연이 있다는 걸 내세우는게 경선 경쟁력이 상당한 호재가 된다. 최근 들어 박 시장과 사진을 찍기 위한 예비후보들이 줄을 서는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입당 논의에 통합진보당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에 박 시장 쪽에선 경선이 끝난 뒤 3월에 입당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일본을 방문중인 박 시장도 기자들에게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뿐 아니라 현 통합진보당이나 시민단체에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다.”는 말로 입당이 갖는 미묘함에 대한 고민을 내비쳤다. 박 시장과 가까운 시민단체 인사들 사이에서 민주당 입당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있다는 것도 박 시장으로선 부담스럽다.
민주당 입당이 시간문제라는 점에서 박 시장이 다음주에 전격 입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민주당 지도부와 서울시 정무라인, 일부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박 시장에게 조속한 입당을 계속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서울시 관계자는 “(입당을 위한) 움직임은 분명히 있지만 날짜를 특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음주 입당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또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정무적 판단만 놓고 본다면 박 시장과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함께 입당하는게 좋다.”면서 “한 명만 나중에 입당한다면 눈치보는 것으로 비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이와 별개로 박원순 시장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범야권이 연합하는 데 있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일본 시민단체인 아시아태평양자료센터(PARC)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한 박 시장은 민주당 입당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내 입당에 대한 오늘 기사는 분명히 오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16일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함께 민주당에 입당한다고 민주당 경남도당이 밝힌 것과 관련해 “김 지사가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며 “급한 문제가 아닌 만큼 국내에 들어가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 시민사회 의견을 들어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 측에 “형식적 입당보다 정치 변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입당을 원한다. 의견 조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민주당 입당 필요성에 대해서는 “무소속으로 선거에 임해서 취임까지 했지만 당선 이후에는 정당의 당원으로서 일하는 것이 여러가지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지금 많이 변하고는 있지만 사실 충분하지는 않다.”면서도 “정치는 차선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입당을 생각하고 있다. 입당을 하더라도 시민들의 소망을 잘 이해하고 정책으로 받아들이도록 요구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9일 도쿄 시내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민주당과 진보당 사이의 연합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지금 통합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선거를 앞두고 연합은 해야 한다. 단일 후보를 내야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범야권이 연합하는 데 있어 책임 의식을 가지고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 가카에게 뼈있는 한마디
박 시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얽힌 경험담을 기자들에게 들려주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뼈있는 ‘경고’를 날렸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임기 4년차 당시 기념사 방향에 대해 자문한 적이 있다.”면서“당시 나는 국민들에게 ‘그동안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부족한 게 많았다’며 머리를 숙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실제 김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기자랑만 늘어놓았다. 그리고 나서 1년도 안돼 외환위기 터졌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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