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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5 17:11

[공공외교] 동네북 외교통상부를 위한 변명



“세계 어딜 가건 한국 대사관은 도움이 안되요. 대사관 사람들은 일부러  만나지 않습니다.”(한 국내 대기업 해외 사무소장)
“대사관이 뭐 하는거 있다고 시내 한가운데 그렇게 땅값 비싼 곳에 사무실 두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게 다 국민 세금 아녜요?”(유럽 A도시의 게스트하우스 주인)

‘공공외교의 최일선’이 되어야 할 외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어쩌다가 세계 어디서나 이렇게 비난의 주인공이 됐을까.

‘乙’ 모르는 외교관, 알고보면 허당

 유럽 한글학교 교사 B씨는 “대사관 고위관계자는 자동으로 교민사회에서 ‘지역유지’ 대접을 받는다.”면서 “대사관이 현지 한국인을 모시라고 있는 곳이지만 현실은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글학교 일 때문에 대사관에 갔다가 한국어교재가 수십권 쌓여 있었다. B씨는 “몇 권만 얻고 싶다.”고 말했다가 그 자리에서 거절당했다면서 “대사관의 거만함”에 혀를 내둘렀다.


 그렇다면 재외공관은 과연 일은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을까.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단기선교활동을 하던 샘물교회 신도 23명이 탈레반에 인질로 잡히는 사태가 발생했다. 외교부는 아랍어 전공자를 아프간에 파견했지만 현지에서 의사소통도 제대로 안됐다. 거기다 어문학 박사라 현지 정세에 어두웠다. 탈레반의 최대 적수 가운데 하나인 파키스탄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패착도 자초했다. 결국 국가정보원 입사 뒤 내리 15년간 중동만 담당하며 탈레반들이 쓰는 파슈툰어까지 배웠던 ‘선글라스맨’ 한 명보다도 못하다는 망신을 당해야 했다.


 과연 지금은 상황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 3월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과 4월 코트디부아르 대사 상아 밀반입 사건, 거기다 지난해 9월 유명환 전 장관 딸 특채 등 인사파문 등은 외교부가 결정적 국면에서 얼마나 무능하고 해이할 수 있는지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적잖은 재외공관이 현지 주요인사에 대한 기본 정보보고조차 망각하는 실정이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 내부전산망인 ‘주요인사 접촉관리 시스템’은 개점휴업이었고, 외교부는 이를 방치했다. 일본·러시아·독일·영국 주재 대사관과 유엔 주재 대표부 등 전체 공관의 52.6%가 2007년 1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주요인사 접촉기록을 한 건도 입력하지 않았다. 주 중국·프랑스 대사관 등 15.3%는 10건 이내였고 주 미국 대사관 등 10.9%는 11~50건 뿐이었다. 50건 이상 입력한 곳은 21.2%에 그쳤다.


 영국 주재 대사관 등 27.0%는 주요인사 인물정보조차 전혀 입력하지 않았고, 주 러시아 대사관 등 8.0%는 10건 이내, 주 일본 대사관 등 25.6%는 11~50건에 그쳤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감사원 지적 이후 자료입력과 관리를 독려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점검 결과 이전보다 30~40% 가량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그래도, 더 많은 외교관이 필요하다


 대사관 고위관계자로 일하는 K씨도 외교관들이 일반적으로 “자기들만의 세계에 갇히는 폐쇄성과 엘리트의식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외무고시를 통한 충원제도와 함께 상대국 외교관과 주로 만나고 대민접촉이 적은 업무 특성을 지목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지난 2월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이집트에서 벌어진 논란을 예로 들며 “시민들의 선입견이 부정적 여론을 확대재생산하는 면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카이로공항에서 한 시민이 트위터에 대사관의 지원이 미흡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은 급속히 확산됐다. 하지만 일본이 30명, 중국이 60명인데 비해 한국 공관원은 5명 뿐이라는 사실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0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외교인력은 2189명명이다. 인구 10만명당 4.4명이다. 한국보도다 대외경제의존도가 높은 네덜란드는 인구가 1650만명으로 한국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인구 10만명당 외교관이 무려 18.8명이나 된다. 프랑스(15.1명), 호주(11.8명), 영국(8.0명), 미국(6.9명), 일본(4.5명) 등도 상당한 외교관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재외공관당 외교인력 비율은 세계 국내총생산(GDP) 상위 16개국 가운데 가장 적은 13.1명에 불과하다. 미국은 무려 71.9명이나 됐고 네덜란드는 19.9명, 멕시코도 13.8명이었다. 심지어 외교인력이 4명 이하인 대사관도 41곳이고 이 가운데 22곳은 여러 나라를 겸임하는 실정이다.




 한편으론 외교관이 부족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50대 초반만 되면 은퇴를 생각하게 만드는 외교부 시스템도 문제다. K씨는 “전문성이 한창 꽃필 때인 50대 초반에 퇴임 이후를 걱정해야 하는게 현실”이라면서 “외교관이 국가적 중대사를 장기적으로 고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재외공관 감사 경험이 풍부한 한 감사원 관계자는 “인력배치 난맥상 등 국민들의 분노를 사는 여러 문제점을 부정할 순 없다.”면서도 “한국 사회가 공공외교를 원한다면 외교관들이 그걸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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