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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지금도 여전한 공직자 종교편향 취재 뒷얘기

by 자작나무숲 2009. 3. 19.

“가족도 관여할 수 없는 종교 문제를 왜 김황식 시장이 이단 세미나에 참석해 말도 안되는 발언으로 시민들을 모욕한단 말인가. 하남시민으로서 공식적인 사과와 종교에 차별을 두지 않는 공평한 공직자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에 있는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에  “김황식 경기도 하남시장이 C교회에서 개최한 ‘이단대책 선포식 및 세미나’에 참석해 종교편향발언을 했다는 신고가 4건이나 접수됐습니다. 저는 자세히 밝히고 싶지 않은 경로를 통해 신고서 사본을 입수했습니다.

구로구 신도림동 주민센터 표지석에 관한 신고서도 입수했습니다. 불현듯 작년에 온 나라를 평지풍파 일으켰던 고위공직자 종교편향 논란이 생각났습니다. 곧바로 공직자종교차별센터를 취재했습니다. 그리고 3월19일자 서울신문 2면에 기사가 나왔습니다.


제 결론은 기사에도 밝혔듯이 이렇습니다. "지난해 공직자의 종교 편향 논란이 일면서 ‘국가 공무원 복무규정’까지 개정했음에도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종교편향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직자종교차별센터를 개소한 후 신고접수된 종교차별사례 45건을 분석해 보면 제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특히 제 눈길을 끈 것은 신고건수 중 절반이 넘는 26건이 기독교 관련 내용이었으며, 이중 11건이 학교 수업시간에 일어난 사연이라는 겁니다.

공립 중학교 2곳의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기도를 강요했다는 신고내용이 사실로 드러나 주의 조치를 받았습니다. 가장 최근 신고된 사례는 모 중학교에서도 1학년 담임교사가 조회시간에 기도 참여를 강요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주민센터 앞엔 “신도림동 주민센터를 이용하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안으로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석이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물론 주민센터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정남기 동장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인근 교회가 건물을 기부채납하고 표지석을 새긴 것이었고 종교편향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만약 불교사찰에서 기부체납했다면 표지석에 부처님의 자시가... 하는 내용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분께도 얘기했지만 "성희롱의 일차적 기준은 당하는 사람이 불쾌감을 느꼈느냐 여부"입니다.  

경기도 하남시장 김황식의 언행을 문제삼는 신고도 4건이나 접수됐습니다. 발단은 지난달 <주간한국> 보도였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시장은 관할 구역 내의 한 교회가 개최한 ‘이단대책 선포식 및 세미나’에 참석해서는 “하남시에 여호와의 영광이 차고 넘쳐서 하남시부터 전국에 여호와의 복음화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이단을 척결하는 용사로 하나님께서 써 주실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하남시에도 전화를 해 봤습니다. 이영훈 하남시청 공보팀장은 처음에 "모른다"고 하더군요. 알아본다고 하고는 한시간쯤 있다가 하남시의 입장을 들려줬습니다. “사실과 다르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센터나 경기도에서 사실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제가 "하남시의 공식입장인가"라고 물으니 "공식입장이다"고 하면서 전화를 서둘러 끊어버리더군요. 

기사와 관련해 어떤 분이 제게 이런 메일을 보냈습니다.

"아니 취재를하려면 기존 교회와 이단과의 차이나 차별정도는 알아야하는거아닌가요? 모든잘못을 다 기독교인들이 뒤집어써야하나요? 당신같은 기자들때문에 기독교인들이 더 욕을먹는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똑바로하세요. 어떤공직자가 교회행사에 참여한것이 신고되었다는 기사내용도 있던데 오늘 이명박대통령이 법회에 참석한것도 종교편향인가요?? 묻고싶군요."

메일로도 밝힌 제 답신은 아래와 같습니다. 기사에 대해 비판하는 메일을 보내주신 분들이 많은데 대한 제 입장이라 이해해 주십시오. 
부족한 기사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몇가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 답신 보냅니다.

기본적으로 신도들을 등쳐먹는다거나 무고한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거나 편견을 조장한다거나 폭력을 행사한다거나 하는 사회적문제가 아니라면 저는 교리가 다름을 이유로 한 이단논쟁에 그리 관심이 없습니다.

성락교회만 해도 교회 내에서 이단논쟁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제가 문제삼은 종교편향은 이단이어서도 아니고 기독교여서도 아니고 다만 '종교편향'이어서 지적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 기사가 종교편향이라는 것은 맞지 않는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직자 얘기도 참석한 게 문제가 되는게 아니라 참석해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겁니다. 김황식 시장은 당시 “하남시에 여호와의 영광이 차고 넘쳐서 하남시부터 전국에 여호와의 복음화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이단을 척결하는 용사로 하나님께서 써 주실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번 정권에서 종교편향 논란의 핵심 발화점이 바로 대통령으로 일하는 이명박이란 분이지요. 작년에 숱한 평지풍파를 불러 일으켜서 종교전쟁 우려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나온게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였고 각종 불교행사 참석이라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이지요.

이명박이 법회에 참석한것도 문제냐구요. 아니지요. 그가 법회에서 "부처님의 자비가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면 종교편향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세상이 모두 이명박 '장로'라는 정체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종교관용'으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장로가 "서울시를 봉헌하겠다"든가 "마귀들과 싸우자"는 식으로 발언한 것은 분명히 종교편향이라고 봅니다.

저같은 기자 때문에 기독교가 욕을 먹는다고 하셨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지옥에 갈 사람의 헛소리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도 더 할 말은 없습니다만, 왜 유독 기독교, 더 정확하게는 개신교만 종교편향 혹은 종교차별 논란의 중심에 있는지 '피해의식'이 아니라 '성찰'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왜 싫어하는 종교 1위를 도맡아 하는지, 왜 개신교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지 '성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제 기사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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